모 처럼 비가 내린다.
아침부터 기분이 아늑하다. 요즈음 산책을 하고 귀가하면 트레킹 슈즈에 마른 흙먼지가 풀풀 날린다. 바지단은 하얗다. 지금 절기는 분명 여름인데 늦가을처럼 메마른 것이다. 숲 길을 걸을 때 조금은 젖어 있어야 걷기가 편하다. 발바닥 감촉부터 디르고, 숲에 흐르는 공기도 신선하고. 숲의 향취도 자연스럽게 흐른다. 자연스럽게~~~ 참 말의 뜻이 너무 편안하게 다가 온다. 自然! 스스로 그럴연이란 뜻인데 스스로 맺어 나간다는 뜻이다. 자신을 기준으로 한 상대를 하나 하나 짚어보면 참 신기한 인연으로 맺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자연의 반의어를 생각 나는대로 떠 올리면 억지스럽다 인듯 싶다. 인위적인 인연은 쉽게 흩어질 수 있지만 자연스런 인연은 세포가 분열하듯 새로운 인연으로 점점 보폭을 넓혀 나간다. 연밭에 가서 연을 케다보면 연(蓮)과 연(蓮)은 모두 연(緣)을 맺고 있음을 알고 놀라게 된다. 불가(佛家)에서는 인연(因緣)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일체의 모든 존재는 한 순간의 정지도 없이 생멸 변화하고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한다. 그리고 三法印中의 一切無常이라 하여
현상은 무상하여 언제나 생하고 멸하며 변화를 꾀한다. 그것은 일정한 궤도 안에서 일정한 움직임을 하고 있는데, 그 움직임의 법칙을 인연(因緣)이라 한다. 이 인연은 인연생기(因緣生起)를 줄인 말로 연기(緣起)라고 한다. 이에 관하여 잡아함경 15권에서 상세하게 설명한다.
此有故彼有(차유고피유) -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此生故彼생(차고고피생) - 이것이 생함으로 저것이 생한다.
此無故彼無(차무고피무) - 이것이 없으므로 저것이 없고
此滅故彼滅(차멸고피멸) - 이것이 멸하므로 저것이 멸한다.
물이 있기에 생명이 있고, 생명이 있기에 죽음이 있고, 남자가 있기에 여자가 있고, 여자가 있기에 생명이 잉태된다.
일정한 법칙에 따라 인간과 세계 사이에 인과관계(因果關係))가 있고, 생물의 생멸 변화에는 인연화합(因緣和合)이 존재한다. 그리고 존재와 존재 사이에는 상의 상관성(相依 相關性)이 만들어 진다. 이러한 생사의 인연고리를 세밀하게 관찰하여 부처가 만든 것이 바로 12연기(緣起)라 하는 것이다.
12 연기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1.명(明) - 非明과 無明으로 알지못해 일으키는 착각과 실제로 있다고 집착하는 무지를 말 한다. 2. 행(行) - 무명으로 생기는 현상으로 착각이나 집착을 형상화 하는 것을 말하는 몸과 말로 뜻하는 모든 행동을 말 한다.
3.식(識) - 행으로 인해 분별하는 작용, 여섯가지 識을 말한다. 眼, 耳, 鼻, 說, 身, 意. 4.識의 영향으로 명색(名色)이 일어나는데, 名은 정신적 존재로서 愛, 想, 恩, 觸, 作意( 이를 오심소(五心所)라 한다. 색(色)은 물질적 존재로서 地, 水, 火, 風 (4大)로 이루어 진 것을 말 한다. 5. 명색(名色)으로 인해 육입(六入)이 생기는데 눈, 코, 입, 귀 , 몸, 의식으로 이뤄진 감각과 지각을 말 한다. 6. 촉(觸) 육근(六根)이 있어 촉이 생긴다. 감각기관이 밖의 다른 대상과 접촉하는 것을 말 한다. 7. 觸이 있어 수(收)가 만들어 진다. 접촉의 결과 후에 얻어지는 마음이 이다. 그런 것에는 좋다, 싫다, 즐겁다, 불쾌하다. 슬프다 등등과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8. 애(愛) 수(收)가 있어 생기는 작용이다. 좋고 싫은 현상을 불러 오는데 싫은 것은 미워하고 꺼리면 증오심이 생기는 현상인 반면 좋음은 그와 반대로 좋은 것은 더 많이 소유하려는 욕심을 불러 일으킨다. 9.취(取)는 애착이 만든다. 마음속에 일어난 애착을 취하거나 버리는 결정을 한다. 10. 취(取)가 있어 유(有)가 따른다. 소유에 따라 선과 악을 불러 일으킨다. 11. 유(有)가 생(生)을 이끄는데 업(業)으로 인하여 새로운 생명이 만들어 지고 새로운 경험을 얻게도 된다. 12. 생(生)이 있기에 노사(老死)가 생긴다. 생이 마침내 기력이 떨어져 노쇄해 지고 결국 죽는다는 뜻이다. 죽는 것은 정신까지 포함되어 우(憂), 뇌(惱), 고(苦), 비(悲) 까지 사라 진다.
법(法)을 보는 사람은 연기(緣起)를 보는 사람이라 하였는데 또한 연기를 보는 사람은 법을 보는 사람이라 하였다. 이 말은 연기의 법을 아는 사람은 진리를 안다는 뜻이다. 연기법은 원래 있었던 것에 대한 현실적인 괴로움에 대한 관찰의 결과다. 진리란 어느 누구에게나 열려 있기 때문에 스스로 관찰하고 느끼고 가려 행동하여 깨우친다면 별도의 부처님의 가르침 없이도 자신이 부처가 될 수 있다 하는 것이다. 이것이 불가의 뜻이다. 그래서 불가의 인사는 성불(成佛)하십시오 이다.
가뭄끝에 내리는 물, 그 물의 연관 따라 인연화합이 이뤄지는 숲의 길을 걸으며 느낌이 觸 되어 불가에서 말하는 진리의 끝 자락까지 걸어 본 것이다. 그리고 가만히 되뇌여 본다. 천지동근(天地同根)이다. 천지동근이고 말고... 장마가 지닌 탁류에 휩쓸리지 마시고 하얀 모시의 빛처럼 청정하고 강건하게 여름을 이겨내시기를 응원하며 이만 총총......
세베리노가 형제님들의 여름나기를 걱정하며 적는 글입니다.
첫댓글 무덥고 가뭄에 비를 주시고 ~
천지를 생동케하는 감사....
리더님께서 강건하게 여름을
이겨내라는 응원의 글 또한
감사 합니다~^^
리더님께서도
무더운 여름 건강히 잘 보내시기를 저또한
응원으로~~~~
카~~ 응원가, 넘 좋다. 흰 빛 청조한 건강으로 답변하려 연구 중입니다. 으싸 으싸, 감.... 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