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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 중인 김원식 |
* 2007년 9월 22일 (김원식)
오늘은 토요일, 즐거운 주말이다. 그리고 아주 오랜만에 레딩의 홈경기를 보러 가는 날이다. 위건과의 경기였다. 오래간만에 경기를 보러 가는 날이라서 그런지 너무나도 경기가 기대가 되었다. 그리고 레딩이 지금 현재 프리미어리그 순위가 18위이다. 승리가 절실한 상황이라서 그런지 더욱더 경기가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경기장에서 우리는 정말 드라마틱한 경기 장면을 봤다. 1-1의 스코어에서 전후반 90분이 다 되어서 추가시간 3분이 주어졌다는 방송이 나오는 순간, 레딩이 결승골을 넣은 것이다. 드라마틱한 장면을 이렇게 실제로 보니 정말 짜릿했고, 역시 이런 맛에 축구를 하고 이런 맛에 관중들이 축구를 보러 오는 것이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레딩이 골을 넣으니까 그 순간 온 몸에 전율이 느껴졌다.
그리고 관중들도 모두 다 일어나서 환호하는 모습을 보면서 정말로 팀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을 때 오늘 같은 승리는 더욱더 빛이 난다는 것을 느꼈다. 또한 그 결승골을 넣으며 팀을 승리로 이끈 선수는 그 날만큼은 영웅이었다.
오늘 레딩의 플레이는 대단했고, 정말 재미있는 경기였다. 괜히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재미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고, 오늘 승리로 인해 다음 주 클럽하우스의 분위기는 원래부터 좋았지만 더욱더 좋아질 것 같다. 물론 우리에게도 클럽하우스 분위기가 좋을수록 편하다.
그리고 다음 주 화요일은 정말 개인적으로 많이 기다리고 기대하고 있는 날이다. 그 이유는 리버풀과 칼링컵 경기를 치르는데, 리버풀에는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인 스티븐 제라드 선수가 있기 때문이다. 내 자리가 미드필더인데 그 선수가 실제로 하는 플레이를 보면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싶다. 아무튼 그 날이 기다려진다. 하하.
어쨌든 오늘은 정말 재미있는 날이었고, 축구가 왜 재미있는지를 나에게 다시금 느끼게 해준 날이었다. 그리고 내일은 주일 일요일인데도 불구하고 훈련을 하는데 오늘 훈련을 못 했기 때문이다. 일요일이든 월요일이든 상관없이 주어진 환경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오늘은 매우 즐거운 하루였다.
내일 훈련도 파이팅!!
* 2007년 9월 25일 (김원식)
오늘은 비가 많이 오고 정말 추웠지만, 어김없이 오전-오후로 운동을 했다. 정말 훈련을 즐기면서 하니까 재미도 있었고, 시간이 가는 줄 모르고 훈련을 한 것 같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비가 많이 오고 그런 날에는 잔디에서 훈련을 못하는데, 이곳에서는 이렇게 비가 많이 와도 훈련을 정상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좋게 느껴졌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몇 주 전부터 기다리고 기다리던 칼링컵 레딩과 리버풀의 경기를 보게 됐다. 정말 꿈만 같았다. 특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인 스티븐 제라드 선수를 보게 되어서 너무나도 좋았다. 역시 제라드 선수의 인기는 슈퍼스타급이었다. 몸을 푸는 시간에 기자들이나 관중들이나 온통 제라드 선수에게 시선이 쏠려있었다. 그런 것을 볼 때 괜히 세계 최고의 선수가 아니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경기를 보면서 오늘 너무나도 충격을 받았다. 그 이유는 정말 여태까지 실제로 플레이를 본 스트라이커 중에서 최고의 선수를 보았는데, 그 선수는 바로 페르난도 토레스 선수였다. 그 선수는 정말이지 모든 면에서 완벽했다. 자신에게 2명의 수비수가 붙어도 2명을 이겨내는 능력을 가졌다. 정말 충격이었다. 레딩도 정말 오늘 경기를 잘 해주었지만 토레스 선수의 해트트릭 원맨쇼로 인해 레딩이 리버풀에게 2-4로 지고 말았다. 오늘 리버풀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레딩 선수들도 정말 잘하는 선수들이고,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인데 정말 이렇게 차이가 나는지 적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그만큼 리버풀 선수들이 레딩 선수들보다 뛰어났다. 그리고 오늘 이곳 영국에 와서 본 경기 중에서 제일 재미있었고 박진감 넘치고 정말 볼거리가 많은 경기였다.
그리고 후반에 교체로 들어온 제라드 선수의 플레이를 보면서 세계 최고의 슈퍼스타가 어떤 것인지를 새삼 느꼈다. 정말 그라운드에 있는 모든 선수들을 압도하는 플레이를 펼치는 모습을 보았다. 오늘은 잊지 못할 날일 것이다. 그만큼 나에게 새로운 것을 느끼게 해준 날이었다. 그리고 오늘의 경기를, 그리고 제라드 선수를 보면서 나의 목표가 정말 확실해졌다. 훗날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그 날을 위해, 나는 달리고 또 달릴 것이다. 파이팅!!
* 2007년 9월 26일 (김원식)
오늘은 하루가 너무나도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다. 오전에 U-18팀에서 훈련을 끝마치고 나서 바로 프로 2군 게임에 후보명단으로 이름이 올려져 있어서 2군 게임에 10분 정도 남기고 뛰었다. 게임이 끝나고 나서 쿨다운(Cool Down)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U-16팀 감독님이 오시더니 나와 동원이에게 게임을 뛰라고 하셨다. 시간이 얼마 안 남았으니 빨리 탈의실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준비를 하라고 해서 정말 당황스러웠고, 그냥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점심도 먹지 않았는데 말이다.
하지만 게임은 게임이니까 그라운드에 들어가서는 정말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 2골-1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우리 팀이 3-4로 져서 그런지 그렇게까지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자신 있게, 그리고 다른 때보다 더욱더 움직임을 많이 가지면서 플레이를 하려고 노력했더니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무튼 오늘 게임은 배고픈 상태로 뛰었지만, 많은 것을 얻은 게임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정말 하루 종일 축구를 한 날이었다 아침 9시 반부터 오후 4시까지 말이다. 점심도 먹지 않은 상태에서... 배고픈 상태에서 게임을 해보기는 처음이었다. 아무튼 오늘 즐거운 경험을 했다. 그리고 하루 종일 축구를 한다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라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내일은 학교에 가는 날이다. 내일은 저번 주처럼 학교에 못 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우리와 같이 가기 위해 레딩에 사는 친구가 역에서 우리가 알아보기 쉽게 푯말을 들고 서 있는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 말을 처음 듣고 나서 웃음이 나왔다. 우리가 저번 주에 얼마나 바보 같았으면 이렇게까지 할까 말이다. 아무튼 우리를 위해 이렇게 배려해주는 것에 대해 너무나도 감사하다.
그리고 이제 앞으로는 무척 시간이 빡빡할 것 같다. 김인수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영어숙제와 부모님께 쓸 편지, 그리고 일기에 쓰는 축구 용어는 영어로 쓰라고 하셨기 때문이다. 나중에는 축구 용어 뿐 아니라 생활영어도 일기에 쓰도록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기 때문에 앞으로 정말 시간이 빡빡할 것 같다. 물론 선생님께서는 다 우리가 잘되기 위해 이렇게 신경을 써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열심히 할 것이다. 그래도 오늘은 무척 피곤하다. 내일 학교에 아침 일찍 나가야 하기 때문에 어서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