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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 한국 연예계는 바야흐로 ‘장의 나라’명랑소녀 장나라, 가수-탤런트-MC로 ‘국민 스타’도약지금 연예계의 가장 뜨거운 티켓은 장나라다. 그 티켓이 있으면 요즘 연예계의 인기 판도가 한눈에 읽힌다. 언제나 한 시점을 뜨겁게 달구는 최고 인기인이 등장하게 마련이지만 바로 이 순간 방년 20세의 청춘 스타 장나라 인기를 추월할 사람은 없다.
장나라 인기의 진원은 음반이다. 지난해 발표한 데뷔 앨범 ‘First Story’에선 장나라라는 이름을 알린 곡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에 이어 ‘고백’ ‘4월의 이야기’ 등 세 곡이 내리 히트했다. 연속 세 곡이 뜨는 것은 풋내기 신인으로선 흔치 않은 일이다. 그러면서 지난해 연말 방송사 선정 신인여가수상을 석권했다. 지난해 가수로 자리를 굳히자마자 그녀는 MBC ‘생방송 음악캠프’의 진행자로 발탁되었고 같은 방송사 시트콤 ‘뉴논스톱’에 출연해서 연기자로 데뷔했다. 극중 양동근의 짝으로 나와 약간 코맹맹이 소리로 어리버리한(이 말도 장나라 때문에 유행어로 널리 퍼지고 있다) 연기를 펼치는 ‘귀여운’ 장나라를 보려고 요즘 중·고생들은 방영시간이 되면 일제히 TV 앞으로 몰려든다고 한다. 드라마 출연 요청이 쇄도하면서 3월 13일부터 방영된 SBS 미니시리즈 ‘명랑소녀 성공기’ 주연을 맡았다. 드라마 제작진은 “장나라 연기에 드라마 사활(死活)이 걸렸다”고 말할 정도다. 그는 노래, 드라마 연기, 쇼 진행뿐만 아니라 방송이나 인쇄매체 광고 모델로도 천하를 호령하고 있다. 한 중학생은 “요즘은 장나라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밀려드는 스케줄 때문에 현재 노래활동을 일시 중단했지만 자녀들이 하도 장나라 타령을 하자 요즘에는 부모들 사이에서도 그녀에 대한 인지도가 부쩍 높아졌다. ‘명랑소녀 성공기’는 그녀가 하이틴 스타에서 기성세대한테도 사랑받는 국민적 스타로 도약하는 발판이 될 수 있을 것같다. ●가수로 데뷔할 때는 어려움 많아 장나라가 연극배우 주호성(본명 장연교)의 딸이라는 사실도 화제. 주호성씨는 연극무대는 물론 TV와 영화에서 개성적인 연기로 잘 알려진 중견(中堅)이다. 그는 현재 딸의 팬 사이트를 직접 관리하고 연기 지도에 만전을 기하는 등 딸의 연예활동을 총력 지원하고 있다. 장나라가 연기자로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부친의 후광(後光)과 ‘부전여전(父傳女傳)’이 어느 정도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장나라는 부친이 유명 인사라는 백 그라운드 그리고 틴 에이저의 감성을 자극하는 발랄하고 어리광스러운 외모를 밑천으로 성공했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이 얘기는 이를테면 노래를 잘하거나 연기가 뛰어난 것은 아니라는 뜻일 수도 있다. 하지만 아버지 주호성이 성공의 확대요인이 될 수 있을지 몰라도 ‘성공요인’으로 단정하는 것은 억측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현재 최고 인기를 누리고 있는 장나라가 가수로 데뷔할 때는 어려움이 많았다. 가는 기획사마다 음반 취입을 거절했다. 하지만 자신에 대한 확신은 끝내 그를 인기가수로 만들었다. 지금 그의 가장 큰 재산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일에 대한 열정’이다. 그러나 그녀가 갈 길은 멀다. 라이브 실력을 더 키워야 하고 이왕 시작한 연기도 궤도에 올려야 한다. 순식간에 스타가 뒤바뀌는 ‘유행의 짧은 절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힘은 말할 것도 없이 실력이다. 우리 연예계에서 스타가 된다는 것은 앞으로의 시련과 고통을 예약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너무도 잘 아는 주호성씨도 딸에게 ‘장인정신(匠人精神)’을 주문한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음반, 드라마, 쇼, CF 등 연예 전반을 넘나드는 장나라의 가공할 ‘통일 드라이브’가 2002년 상반기 연예계의 현상임은 확실하다. 그야말로 ‘명랑소녀 짱나라 세상’이다. ( 임진모 대중음악 평론가 www.izm.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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