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비리도프에 대한 이야기는 음악 중간중간에 음악 칼럼니스트 이성일님의 글로 다른 색깔로 올리겠습니다.
⊙러시아의 온화한 영웅
-스비리도프의 음악세계
G.스비리도프 (Georgy Sviridov )는 1915년 쿠르스크(Kurst)부근에서 태어난 러시아 작곡가이다.
그는 14살때인 1929년 고향 쿠르스크에서 음악학교에 입학, 1932년 까지 예비교육을 마쳤고, 곧바로 레닌그라드 중앙음악
대학에서 작곡을 공부하게 되었다.
그 공부는 1936년까지 계속되었는데, 이때 그를 가르친 선생은 유딘(M.A.Yudin)이었다.
1936년 레닌그라드 음악원에서 공부하게 된 스비리도프는 음악가로서 대단히 중요한 행운을 맞게된다.
바로 쇼스타코비치를 스승으로 공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시 쇼스타코비치는 1937년 부터 1941년까지 레닌그라드 음악원의 작곡 교수로 재임하고 있었는데,스비리도프는 바로 이때
그를 만나 작곡법, 관현악법 등을 사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스비리도프는 당시 쇼스타코비치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었다.
스비리도프의 초기 기악곡, 즉 피아노 3중주, 피아노 소나타, 피아노 파르티타 등을 보면, 그 증거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다.
그는 현대의 러시아 국가에서 예술가로서는 가장 높은 칭송을 받은 사람에 속한다.
레닌그라드 음악원에 입학하던 1936년에 이미 소비에트 사회주의 국가연합(U.S.S.R) 작곡가회의 일원이었던 그는 1963년
에는 마침내 이 단체의 서기가 되었다.
또, 1946년, 1968년, 1980년 세 차례에 걸쳐 러시아 국가상을 수상했고, 1960년에 레닌상을 받았는가 하면 1970년에는 급기야
인민의 예술가로 추대되기도 했었다.
트로이카를 다시 한번 보시겠습니다. 러시아에서 토속적으로 연주하는 실황영상인데 어떤 악기들로 연주되는 지, 눈보라가
치는 장면을 악기들이 어떻게 묘사하는 지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Kyiv, Ukraine 아코디언 연주
⊙러시아의 온화한 영웅
-스비리도프의 음악세계
⊙텍스트에 관심 많았던 작곡가
스비리도프는 피아노 3중주, 실내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음악 등 훌륭한 기악곡도 여러 편 남기고 있으나 음악의 텍스트,
즉 가사의 힘에 매료되어 주로 노래나 합창곡들을 많이 작곡했다.
그가 관심을 가진 텍스트는 러시아 작가들에 한정되지는 않았다.
스코틀랜드의 시인 로버트 번즈(Rubert Burns)의 작품, 그리고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의 작품도 그의 음악을 구성할
중요한 텍스트로 모아졌다.
그러나 민족적이고 애국적인 사상으로 철저히 무장된 그의 음악은 러시아 작가들의 작품들을 다룰 때 가장 환한 빛을 발했던
것이 사실이다.
러시아의 위대한 작가들을 다루고 그들의 문학을 텍스트로 하고 있는 스비리도프의 음악은, 곧 현대 러시아 문학사조의 제반
특질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거울이기도 하다.
그가 텍스트에 대한 각별한 호기심으로 쓴 첫 작품은, 이 음반(겨울이야기-KBS제1FM/FM가정음악: 신나라레코드, 1998)의
첫트랙을 장식하고 있지만, 1935년 뿌쉬킨의 시에 의한 6곡의 로망스였다.
그는 근대 러시아 문학에 중요한 획을 그은 블로끄(영,Blok)나 '의사 지바고'로 유명한 빠르쩨르나끄(영,Pasternak)의 작품
등에도 부지런히 곡을 붙였다.
스비리도프는 러시아의 특수한 정치적 상황을 체득하며 살았지만, 항상 서정적인 심성과 온화한 인품을 지닌 음악가였다.
그런 그가 애틋한 그리움으로 행복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시골집, 자작나무 그림자가 드리워진 연못 등 러시아 전원의
아름다운 풍광을 노래했던 예쎄닌을 특별히 좋아했던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의 예쎄닌에 대한 각별한 사랑은 '세르게이 예쎄닌을 추념하는 시(Poema pamiyati Sergeya Yesenia,1955-6)'에서
극점에 달했고, 예쎄닌과 함께 엮어진 고향땅에 대한 귀속의식은 '우거진 숲의 러시아(Wooden Russia,1964)'등의 합창곡에
그대로 침윤되어 나타나게 되었다.
또, 1959년작인 '감상적인 오라토리오(Pateticheskaya oratoriya)' 같은 작품에서는 미래주의의 대표작가 마야꼽스키
(Mayakobsky)의 7개 시편들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런 작품들로 우리는 그의 다양한 문학취미를 엿볼 수 있기도 하다.
Romance - PART 4 of 9 (Violin Sergei Stadler, Modern Times Orchestra, dir. Joel Spiegelman)
이 곡은 영화에서 나온 후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곡으로 인터넷에선 김지연의 바이올린 연주로 많이 들었던 곡입니다.
김지연의 이 곡이 나오는 음반(김지연의 프로포즈)은 준비를 많이해서 발표된 음반이더군요.
'기차는 8시에 떠나네'이런 우수에 젖은 곡이 같은 앨범에 있습니다.
영화에 나왔던 연주(잘 확인이 되지는 않습니다만 그렇게 설명한 글이 있습니다. 다음에 러시아어 공부를 하게 되면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Echo of Waltz - PART 8 of 9 (8번 왈츠의 메아리)
⊙러시아의 온화한 영웅
-스비리도프의 음악세계
⊙민요에 대한 애착
1964년 스비리도프는 모스크바 음악원 민속문화 연구업적의 힘으로 고향 쿠르스끄의 민요들을 채록, '꾸르스끄 노래집
(Kurskiy pesni)'도 발표하게 되었다.
이 스비리도프의 작품집은 유절형식의 아름다움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는 점, 인위적 가필없이 이뤄진 순수한 내용의
화음 등, 이미 두 세대전 리아도프(Lyadov 1855-1914)가 구성했던 8개의 러시아 민요집(op.58)에 필적할만큼 귀중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스비리도프의 음악이 간결하면서도 가요적인 멜로디로 넘치며 보편적인 감성에 호소하듯 편안한 것은 바로 그가 민요연구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결과이기도 했다.
말하자면 나이 50줄에 들어서면서 본격화된 그의 민요연구작업은 이후 스비리도프의 음악적 스타일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볼수 있는 것이다.
러시아 민족성이 강하고 성악에 편중되어 있으며, 주로 뛰어난 멜로디 감각으로 호소하고 있는 점 등 스비리도프의 작품들이
지니고 있는 성격은 매우 독자적인 것이기 때문에 음악계에서는 종종 주변 유파로 다뤄지고 있는 경향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어쨌거나 그의 음악이 러시아 현대문학의 발전과 함께 하고 있고, 그 연장선상에 있음은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스비리도프는 올해(1998년)1월 5일, 82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6월 9일 부터 30일 까지 모스크바에서 열릴 차이코프스키
국제 콩쿠르에 참석하기로 되어있었다.
옐친 대통령이 초빙될 계획이었고, 이 콩쿠르 1회 우승자인 밴 클라이번이 오게 되었던 그곳에 명예위원으로 참관할 예정
이었다.(1998. 12. 3 -음악 칼럼니스트 이성일 )
Winter Road - PART 9 of 9 (9번 겨울길)
눈보라 속을 뚫고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가는 황폐한 러시아가 연상되는 멋진 곡입니다.
9곡 중에서 제게 인상적인 곡들을 올려보았습니다.
갑자기 겨울이 가까워진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