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를 쓰는 것도 상당히 오랜만이군요. 글이 상당히 어색해질 수도 있구요. 그만큼 여유가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도 되고 게을러 졌을 수도 있겠죠. 오늘은 큰 맘먹고 여행기를 올립니다.
이번 여행은 갑자기 이루어졌습니다. 우리카페'기차여행기를 적는 사람들'에서 정팅을 하다가 불현듯 가고 싶은 맘이 들었습니다. 일찍 정팅을 마치고 바로타에서 여수가는 무궁화호를 예약 하였습니다. 489호 서울발 여수행 풀스로.. 요금이 무려 22,900이나 나오더군요.
다음날 저녁에 서울역으로 나왔습니다. 시간이 여유롭지 않은 것 같야 용인에서 5001번을 타고 강남역으로.. 강남역에서 2호선을 타고 4호선으로 갈아탄 뒤 서울역 도착. 시간은 약... 1시간 남은 것 같은디... 일단 예약한 표를 학생할인으로 하여 18,300원에 구입합니다. 개표하고 열차에 오릅니다.
생각해보니 서울-여수 하는 식으로 풀코스로 끊는 것도 저에겐 드문일이군요. 항상 수원이나 청주 있을땐 조치원, 오근장역에서 출발하니까요. 상당한 차비의 부담이...--;;
서울역도 지금은 공사중입니다. 고속철도 승강장 공사도 그렇고 민자역사도 그렇고 하루가 다르게 규모가 커지는군요.
열차는 손님을 거의 태우고 출발합니다. 영등포역에서 박준규님이 타시는군요. 참 이번여행은 우리카페 정모랍니다. 정말로 혼자 가시네... 일단은 인사드리고 자리로 돌아옵니다. 첫대면이로군요. 하지만 사진에서 많이 뵈서 그런지 낯설지는 않군요. ^ ^ 밤중인데도 입석손님도 꽤 많군요. 이윽고 잠이들고 꿈나라로.. 요새 잠이 부쩍는것 같습니다.
여수다와서 박준규님이 깨워주심으로 꿈나라에서 해방됩니다. 잠을 잘못잤는지 목이 뻐근하군요. 잠시후 여수역 하차. 마침 향일암가는 첫차가 있다는 군요. 코스로는 향일암-오동도-흥국사 순이라고 하는군요. 시간나면 진남관도 간다고 하구요. 약 30여분을 기다린뒤 111번인가? 임포(향일암)가는 차가 도착합니다. 박준규님은 시각표까지 준비하셨군요. 치밀한 준비성! 버스에 대해서 베테랑이신 분이 있는데 그 분한테도 정보를 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처음임에도 불구하고 익숙해 보이는..ㅋㅋ..
버스는 시내를 거쳐 갑니다. 시내에서 진남관도 보이고 가로수가 이국적이군요. 제주도에서나 볼 수 있는.. 유채꽃도 많이 피어있군요. 진남관은 더욱 가보고 싶은 곳이었지만 시간관계상, 일정상 무리구요. 이윽고 돌산대교를 건넙니다. 오른쪽으로는 바다와 섬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여수시내전경과 장군섬이 보이는 군요. 돌산대교에서 잘 보입니다. 그리고 돌산으로 들어섭니다.
주택개발을 하는지 길만 반듯하게 닦아놓은 곳도 있군요. 왜 골목길이 바둑판처럼 되어있고 집은 없는 것 있잖아요. 아스팔트 길어었나? 4차선으로 반듯한 길로 다니다가 오랜만에 만나는 2차선.. 고개도 내려가는 군요. 요새 우리나라에선 도로가 많이 직선화 되어 고갯길을 보기는 힘들죠.. 운전자 입장에선 상당히 어려운 코스인듯...
왼쪽을 보니 바다가 보이는군요. 그래서 왼쪽창으로 손님이 집중되어 있나는 박준규님의 날카로운 지적! 남해안에서는 보기 드물게 섬이 없고 넓은 모습입니다. 잠시후 종점에 도착. 임포라는 조그마한 마을이로군요.
관광지라 그런지 상점과 횟집이 늘어서 있군요. 향일암은... 상당히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군요. 향일암이라는 이정표가 보이자 마자 급한 경사의 오르막길이 시작됩니다. 매표소 있는 곳을 통과! 역시 절은 아침에 올라야.. 일주문 통과.. 오르막길은 계속 되는군요. 완전히 등반수준입니다. 속리산 문장대의 공포의 마지막 30분 연속계단이랑 비슷하군요. 간간이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바다경치가 우리의 땀을 식혀줍니다. 옆의 아주머니들도 이런 난코스에 혀를 내두르시는 군요. 바위굴길도 지나고.. 대웅전이 있는 곳으로 갑니다. 석가모니불을 모신 곳이죠.. 대웅전 오른쪽으로는 스님이 머물고 계신곳도 있군요. 대웅전앞 에는 탁트인 넓은 바다입니다. 새해가 되면 해돋이 본다고 여기로도 많이 온다고 하죠.
향일암의 역사를 여수시청 홈페이지 자료를 통해 소개합니다.
향일암
지방문화재 제 40호(1975. 2. 5 지정)인 향일암은 낙산사의 홍연암, 남해 금산 보리암, 강화도 보문암과 함께 한국의 4대 관음기도처 중의 하나이다. '해를 향한 암자'라는 뜻의 이 향일암은 여수시 돌산읍에 644년(백제 의자왕 4년) 원효대사가 원통암으로 창건하였다.
기암절벽위에 동백나무와 아열대 식물의 숲속에 위치하고 있으며 남해 수평선의 일출광경이 특히 장관을 이루어 숙종 41년(1715년) 인목대사가 향일암이라 명명하였다.
또한 주위의 바위들이 거북등처럼 되어있어 영구암이라 부르기도 하는데 평일도 물론이지만 특히 매년 12월31일~1월1일에는 향일암 일출제가 열려 관광객들이 전국각지에서 이곳 '해맞이 명소'에 몰려든다.
왼쪽으로는 범종이 있습니다. 그리고 앞에는 약수 마시는 곳이있죠. 물맛은... 괜찮은 편인가.. 그렇게 시원한 편은 아닙니다. 누군가 복을 빌었는지 동전이 쌓여 있군요. 여기서 물마시는 장면을 박준규님의 사진으로 포착! 앞의 거북이는 박준규님을 배경으로... 주객전도라고 하나요?ㅋㅋㅋ...
그리고 다시 바위굴을 거쳐서 관음전으로 갑니다. 여기서 어느 아저씨의 도움으로 단체사진을.. 2명도 정모이니 단체사진이 되겠죠. 관음보살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겠죠. 관음전 옆의 관음상은 인자한 모습으로 행인을 받아줍니다. 석가모니상은 고뇌에 찬 모습니거나 엄숙한 모습, 무언가를 달관한 표정이 많죠. 미륵상은 상당히 도전적이거나 개성있는 모습의 표정이 많구요.. 낙산사에서는 뭐.. 동양최댄가 뭔가 하는 해수관음상이 있지만 그렇게 커다란 감동을 주지는 못합니다. 왠지 과시하고자 하는 욕심만이... 그 속의 참된 정신을 전달하는 데에는 실패한것 같습니다. 여기서는 아담하기도 하여 친근감을 더해 줍니다.
아래로 내려가보니 일반인의 출입을 금하는군요. 스님들이 생활하는 곳인듯.. 좀 구리구리한 냄새가 나나 싶더니 해우소로군요. 절에서 화장실을 이렇게 부르죠. 웬지 화장실에 앉아 있으면 맘이 편해지죠,^^*
그리고 다시 바위사이 굴을 지나 금오산 정상을 찾아갑니다. 길을 못찾차 해맨뒤 다시 내려와서 길을 찾았습니다. 금오산의 방향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군요. 정상은 약 380m 다시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박준규님은 양복에 가방에 구두에 힘들다는 엄살(?)을 부리시면서도 잘만 올라가십니다. 저는 가방안에 가득찬 전공책들... 바위산이라 그런지 계단으로 된 길이 대부분이군요. 경사가 상당히 가파릅니다. 가끔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아침 바닷가의 풍경이 이따금씩 우리의 땀을 식혀줍니다.
능선에 다다르자 거의 바위길이로군요. 상당히 험한코스.. 능선을 바위넘고 하여 정상도착!
여스님 두분이 바위위에 올라 이야기를 나누시는군요. 두 분이 나누시는 이야기는 일상적인 내용인듯합니다. '참선'이나 '해탈'과 같은 초월적인 이야기만 할것이라고 생각하던 저의 예상은 어김없이 빗나갔습니다. 상당히 휴머니티한 모습입니다. 이야기의 분위기로 봐서는 엄숙하거나 심각한 것이 아니라 편하고 소박한 모습입니다.
정상에는 정상임을 알리는 비석하나와 표지판 안내판이 하나씩 있군요. 전방에는 넓은 남해바다, 오른쪽로는 뒤로는 골짜기 왼편으로는 임포의 모습이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여기서 박준규님과 카페에 대한 이야기며 일상사며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냥 여기서 한동안 살았으면 좋겠나는 이야기도 있었구요.. 이렇게 휴식을 취한 후 산을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일주문을 거치고 매표소에서 팜플랫을 구했으나 안내인의 없다는 무뚝뚝한 대답을 들었죠. 후에 박준규님이 여수시청홈페이지에 올렸더니 여수 팜플랫을 보내왔다는..ㅋㅋㅋ..
다시 부둣가로 내려갑니다. 내려가는 길에 경치가 좋을 만한 곳이 있는가 했더니 군부대가 있군요. 주로 초병이 있는 소규모의 부대인듯 합니다. 아침부터 그물을 손질하는 아저씨들의 모습이..한 귀퉁이를 잡고 차례차례로 이동하시는군요. 여시서도 배가 있다고 하는데 작은 건물에 지금은 문이 닫혀 있군요. 부두에서 사진을 몇 방 찍어봅니다. 밤을 샌 듯한 낚시꾼들도 몇 있군요. 부두를 내려오면서 박준규님이 배의 모습을 담아 보십니다. 절-산-바다를 한꺼번에 거치는 여행도 드물었는데.. 그것도 한 장소에서 음식으로 치면 부패같군요. 조금씩 자기가 먹을것을 가져가는 것처럼요.
그리고 올라와서 버스정류장으로 갑니다. 버스는 오려면 시간이 있군요. 길을 타고 조금 올라와서 휴게소까지 갑니다. 여기서 저는 만두국, 박준규님은 라면에 밥으로 아침을 해결합니다. 갓김치는 정말로 맵더군요. 밖으로 나오니 비가.. 뭐.. 간첩을 잡았다는 커다란 돌덩이도 있고.. 길가로 나와봅니다. 여기서는 들어나가는 차도 돈을 내야하는군요. 역시 관광지는 아침 일찍와야.. 길 한편에는 돌산을 상징하는 듯한 캐릭터가 있는데 우리가 흔히 보는 미소띈 소년의 모습에 머리에는 돌산의 모습을 올려놓았군요. 그럼 이 머리는............ 혹시 돌머리?
9:50분정도 아까 들어갔던 버스가 나오는군요. 101번입니다. 창밖을 보다가 깜빡 졸았습니다. 여수다와서 다시 깼는데 박준규님은 시장에서 내리시는군요. 저는 청주에 일찍 올라가야 하구요. 아쉽지만 오늘여행은 여기까지군요. 박준규님은 올리브님을 만나러 가시며 여행을 계속하시고 나는 역으로 향합니다. 진남관의 모습이 다시 보입니다. 이번에 국보로 새로 지정됐다고 하죠. 막상 여수역에 도착하니 현금이 없군요. 역에서 카드로 전주까지 표를 끊고 돈을 찾으러 나가봅니다.기차는 11:30분 인데 약 1시간 정도 남았군요. 근처에 은행이 없군요. 좀 걷다가 광주은행에서 돈을 찾으려는데 기계가 고장이군요. 돈찾다 걷다보니 꽤 걸어왔군요.. 여수시내 우체국에서 돈을 찾습니다. 여기서 버스를 타고 다시 여수역으로 그새 출발시간이 다 되어 있군요.
팜플랫은 진남재를 알리는 것만 있군요. 개표를 받고 승강장으로 나갑니다. 서울방향으로 홈 오른쪽으로는 새마을호 객차가 줄지어 서 있군요. 오른쪽에는 우리의 서울행 470열차.
자리를 찾아 앉고 얼마지나지 않아 열차가 출발합니다. 만성리의 바닷가를 지나 미평, 여천을 지나자 잠이 듭니다. 깨어보니 순천을 지난 상태. 구례를 거쳐 섬진강변을 지납니다. 결코 놓치기 싫은 구간입니다. 아직 구철도라 그런지 덜컹거리는 소리가 크게 들리는 군요. 나름대로 운치는 있죠.^^ 잠시후 신선으로 올라오니 부드러워진 느낌이 듭니다.
압록을 지나 터널구간을 여럿 지나는군요. 잠시후 곡성역 도착. 섬진강변에는 아직 구선이 남아있군요. 압록역에서 섬진강변, 구곡성역, 신선과 다시 합류합니다. 구역에는 객차가 몇량 서 있군요. 다시 잠들고 전주다와서 다시 꿈나라로..
전주에서는 내려서 시내버스를 타고 터미널로 갔습니다. 청주까지 버스를 타기 위해서죠. 기차는 조치원까지 자리가 안나고요.. 하지만 터미널에서 기대는 엇나갔습니다. 28석 우등형이라 그런지 서서가는 사태가..
유성경유라 기대를 걸어봅니다. 전주시내를 뺑뺑이돌고 외곽으로 나가니 전주월드컵 경기장이 보이는군요. 전주 I,C에서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유성으로 갑니다. 유성은 상당히 교통체증이 심하군요. 가뜩이나 좁은 도로에 역시 유성에서는 자리가 납니다. 의자에 몸을 부리자마자 잠이드는군요. 약 1시간 뒤 청주에 도착하고 집에서 바로 뻗었습니다.
2002.6작성
*교통편
서울-여수 487 무궁화호 18700원(2할)
여수역-향일암(임포) 101번 시내버스 700원
임포-여수역 101번 700원
우체국-여수역 101번 700원
여수-전주(여수->서울행) 470 무궁화호 7000원(2할)
전주역-터미널 시내버스
전주-청주 새서울 고속 71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