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웨이브 오븐으로 음식을 조리하면 영양소가 파괴되고 발암물질이 생긴다는 불안감 때문에 사용을 꺼리는 주부들이 많지만 이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괴담에 불과하다.
마이크로 웨이브 오븐으로 음식을 요리하면 발암물질이 생긴다든지, 방사능에 오염된다든지, 호르몬에 악영향을 끼친다든지 하는 괴담이 심심찮게 회자되고 있다. 과학적 근거는 없지만 왠지 모르게 꺼림칙해 일부 주부들은 아예 주방에서 마이크로 웨이브 오븐을 없애는 경우도 있다.
인터넷 정보 큐레이션 사이트인 뉴스페퍼민트는 최근 마이크로 웨이브 오븐에 관한 디지털 콘텐트 사이트 '테이크파츠(TakeParts)'의 글을 소개했다. 마이크로 웨이브 오븐과 건강에 대한 수많은 소문들이 사실은 모두 근거가 없고, 있다 하더라도 허점투성이라는 내용이다.
▶마이크로 웨이브 오븐에 요리를 하면 방사선에 노출된다?
마이크로 웨이브 오븐 괴담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것은 방사선이다. 방사선 노출로 음식에 발암물질이 생기거나 섭취시 호르몬에 영향을 끼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마이크로 웨이브 오븐은 아주 간단한 물리학의 법칙을 활용한 기구일 뿐이라고 이 매체는 설명한다.
마이크로 웨이브 오븐의 핵심은 전자기파다. 전자관(magnetron)에서 만들어진 전자기파는 마이크로 웨이브 오븐 안에 둔 음식에 흡수될 때까지 유리, 그릇 등 다른 물질을 통과하며 계속해서 움직인다. 그리고 음식에 흡수된 전자기파는 음식이 함유하고 있는 수분 입자를 진동시키는데, 수분 입자가 동시에 떨리면 열에너지가 생겨나 그 에너지가 음식을 데우게 된다. 수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음식이 마이크로 웨이브 오븐 안에서 특히 조리가 빨리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이크로 웨이브 오븐에서 나오는 전자기파는 인체에 유해하다?
마이크로 웨이브 오븐이 사용하는 전자기파인 마이크로 웨이브는 주파수가 낮기 때문에 DNA나 세포에 피해를 끼치지 않는 비전리(non-ionizing) 전자기파이다. 라디오, TV, 컴퓨터 화면, 그리고 식당의 적외선 램프 등에서도 이런 대역의 전자기파는 늘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이크로 웨이브 오븐에서 나오는 전자기파의 양은 기기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다 합쳐도 5밀리와트 정도로, 이마저도 반경 2-3인치 이상을 가지 못한다고 말한다. 게다가 오븐의 여닫이 문에 막혀 이 전자기파는 기기 밖으로 나오는 일이 거의 없다. 또한 제조사들은 규정에 따라 특정 수준 이상의 전자기파가 기기 밖으로 배출되면 기계의 작동을 멈추는 안전장치를 함께 만들어 놓고 있다.
▶마이크로 웨이브 오븐으로 조리하면 영양소가 파괴된다?
전자기파가 영양소를 파괴한다는 설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빠른 시간 내에 원재료를 최대한 보존하는 조리방법인 마이크로 웨이브 오븐이 오히려 영양소를 보존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채소에 있는 비타민을 섭취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열을 가하지 않고 생으로 먹는 것이지만, 어쩔 수 없이 열을 가해야 한다면 마이크로 웨이브 오븐을 이용하는 것이 비타민을 보존하는 데는 가장 효과적이다.
또한 최근 UC 데이비스 대학 암센터의 제임스 펠튼(James Felton) 박사 연구팀은 육류를 팬에 굽거나 튀길 때 발암물질인 헤테로사이클릭아민(heterocyclic amines)이 더 많이 생겨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는데, 육류를 팬에 굽기 전에 아주 짧게 마이크로 웨이브 오븐에 돌린 뒤 나오는 육즙을 모두 제거하고 요리했더니 발암물질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