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마지막 오지 왕피천
조선시대의 지리학자인 이중환은 그의 저서인 "택리지"에 "한 때 유람하기는 좋으나 오래 살기에는 불편한 곳" 이라고 울진을 기록하고 있다.
왕피리(王避里)는 울진에서도 오지마을이다. 고려말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서 피신했다 해서 이름이 붙여진 왕피리 어렵게 났던 신작로마저 사라져 버리는 오지이자 두메산골이다. 왕피리는 왕피천을 거슬러 올라야 제격이다.
왕과 그 일행들이 난을 피해 찾아간 곳이라 하는 왕피천 그 초입에는 지하의 비경지대인 성류굴이 자리하고 있다. 그 성류굴을 뒤로한 채 수곡리, 구산리를 지나면 협곡 사이로 구불구불 왕피천이 이어진다. 약4km 정도 가면 포장길이 끝난다. 그러나 진짜 풍경은 여기서 부터다.
비포장길을 따라가다 보면 다리가 후덜거리는 "만장 절벽"에 이르게 된다. 왕피리 "특거리"에 사는 김명옥할머니의 표현에 따르면 "널찌면 휑~ 날아가는 식"으로 깍였다. 아슬한 벼랑에 "신의 작품 하나가 걸려있다. 부처바위이다. 뾰족한 기암 셋이 어깨를 나란히 겨룬 양이 꼭 본존불이 두 협시불을 거느리고 있는것 같다.
집 몇채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마을인 "올말"에 이르면 용소(龍沼)를 만난다. 이어 놀라움과 신기함으로 이어진 여정끝에 이른 마을이 왕피리. 왕피천과 불영천이 절경을 연출하며 흘러가는 일대가 통고산 자락이다. 고려말 공민왕이 기울어져 가는 국운을 통곡하며 넘었다는 통고산(通古山.1066.5m)
오지마을이 흔히 그렇듯 제각각 불리우는 예쁜 이름들이 있다. 속사,임광터, 뱀밭, 햇내, 거리굿, 시리돌, 동수골.... 왕피리에서도 공민왕이 숨어 있었다는 곳은 임광터라고 알려져 있다.
왕피리는 울진에서 왕피리를 따라 갈 수도 있지만 반대로 왕피천을 먼저 찾았다가 왕피천 따라 울진으로 갈 수도 있다. 불영천 길이다. 울진에서 봉화로 이어지는 36번 국도 바로 불영천 길이다. 울진에서 약24km정도 가면 삼근리 삼거리가 나온다. 박달재를 넘어 왕피리로 이어지는 길은 자갈길이다. 구태여 왕피천이 아니더라도 울진에는 가 볼만한 곳이 수두룩 하다. 성류굴, 불영계곡, 불영사, 망양정, 연호정, 월송정....
**상류인 왕피리 속사마을과 하류인 구산리 상천동 어느쪽에서 시작하든 다시 간길을 되밟아 나오는것이 좋다. 이 두 마을 사이의 거리는 약5km. 왕복하면 10km로 만만치 않은 거리이다. 중간에 식사를 하거니 물에서 쉬고 하면 하루정도가 소요된다.
**찾아 가는길 대중교통은 전무하니 자가용을 이용한다. 왕피리는 울진에서 약30km 정도 떨어져 있어 울진보다는 영주를 경유하는 것이 편하다. 영주에서 36번 국도를 타고 봉화를 거쳐 울진으로 접어든다. 통고산 자연휴양림 앞을 지나 삼근리(서면 소재지)에 닿으면 오른쪽으로 왕피리 가는 길이 보인다(이정표 참조) 삼근리에서 박달재를 넘어 나오는 삼거리에서 왼쪽길로 끝까지 가면 속사마을이 나오고 부원농장 앞에서 길이 끊어진다.
울진에서 접근할 경우 7번 국도를 타고 성류굴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성류굴을 지나 500m쯤 가면 서쪽으로 도로가 나 있다. 입구에 구산리 이정표가 보인다.(왕피천 관광농원 표지판 참조) 이 표지판이 가르키는 방향을 따라 1km쯤 가면 농원 안내 표지판이 보이고 왼쪽으로 갈림길이 나온다. 이 갈림길로 접어들어 시멘트길과 비포장길을 따라가면 구고동에 도착한다. 구고동을 지나 좁은 산길을 따라가면 상천이라는 마을에 도착한다. 이곳에 차를 세원두고 500m 정도 걸어가면 왕피천에 이른다.
왕피천 경상북도 영양군에서 시작되어 울진군을 거쳐 동해로 흘러드는 길이 68.5km의 강이다. 영양군 수비면과 울진군 온정면 사이에 있는 금장산(848.7m)계곡이 본류이며, 낙동정맥을 끼고 돌아 울진군 근남면의 매화천과 광천을 만나 동해로 흘러간다.
왕피천 상류 서면 소광리 일대 의 계곡은 석회암지대의 협곡으로 명소가 많다. 서면 하원리 게곡의 불영사 계곡은 기암절벽으로 인해 청벽대. 의상대등의 이름이 붙어있으며. 천연기념물인 산양이 서식한다. 매화천과 왕피천이 만나는 선유산에는 관광지로 유명한 천연기념물 제155호인 성류굴이 있다.
왕피리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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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정상고집 원문보기 글쓴이: 정상고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