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 수필작가선 091
이미란의 『밀물은 든다』
ISBN 979-11-85448-91-6 (03810)
저자 : 이미란
형태 : 232쪽 / 152*210mm
가격 : 12,000원
발행일 : 2022. 11. 30
발행처 : 수필세계사
키워드 : 이미란 수필집
▪작가 프로필 /이미란
•경북 고령에서 출생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졸업
•계명대학교 여성대학원 사회복지과 졸업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
•2018년 《수필세계》 신인상 수상
•2018년 ‘이마트 24 리브랜딩 공모전’ 입상
•대구수필가협회, 수필세계 작가회,
•대구에세이포럼, 수필알바트로스 회원
•2020년 수필집 『낫놀』 출간
▪책을 묶으며
밀물이 데리고 오는 내일
늦은 나이에 만난 수필은 나에게 옳고 그름을 가려주는 엄격한 훈육 선생님이자 자상한 명의였습니다.
살아오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을 객관적 시점으로 바라보면서 글을 쓰다 보면 보이지 않던 잘못이 보이니 고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나는 아무 잘못이 없고, 모든 것이 상대의 잘못처럼 생각하던 나를 깨우쳐 주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어려움을 혼자만 겪고 있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고 억울했습니다. 일어난 일의 사실을 하나하나 적어가다 보면 가슴이 뻥 뚫리는 해답이 글 속에 녹아 있었습니다. 이처럼 수필은 나에게 아픈 가슴을 자가 진단하여 치료해 주는 명의였습니다.
첫 작품집 『낫놀』에서는 부모님 특히 엄마의 삶을 뒤돌아 살펴보았습니다. 부모님께 너무 무심했음을 가슴 아파하며 죄송함에 눈물을 흘렸습니다. 무관심하게 스쳐 지나간 많은 일들이 글을 쓰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것입니다. 이미 늦은 후회지만 부모님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었고, 고마운 부모님 은혜를 가슴에 깊이 새길 수 있었습니다,
제2집에서는 가능하면 시점視點을 가족사에서 벗어나려 했습니다. 마침 코로나로 나라와 우리 집 안팎이 불안하고, 경제적 어려움까지 당하는 총체적 난국이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상황이 글의 바탕색을 칠하고 있다 보니 글이 힘이 없고, 우울한 회색빛을 띠고 있게 되었습니다.
제목 『밀물은 든다』가 암시하고 있듯이 내우외환으로 어려운 나라 사정이나 우리 개인 사정에도 반드시 밀물이 들어올 것이라는 희망을 품어봅니다. 오늘 하루하루를 용기 내어 열심히 살아보자며 격려하는 마음으로 소재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밤이 깊으면 새벽이 가까이 오듯이 어려운 오늘이 희망찬 내일을 데리고 오리라 믿습니다.
한편으로는 일제의 암흑기에 무시무시한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밀물이 들어왔을 때를 대비하고 준비한 앞선 선배님들의 발자취를 살펴보았습니다. 그중 대구 시민들의 불의에 굴하지 않는 저항 DNA를 중심으로 살펴 보려고 했지만, 부족한 필력이 선대들의 공적에 흠이나 내지 않았는지 조심스럽습니다.
▪ 서평
수필가 이미란은 역사학 전공자이다. 문화재단의 창작지원금을 받아 발간하는 이번 수필집은 ‘역사와 문학의 접목’이라는 기획 테마를 바탕에 깔고 있다. 이를 위한 작가의 인식은 그의 작품 「아직과 이미」, 「지금, 여기」에 분명히 나타나 있다. ‘이미’는 지나간 과거의 시간이고, ‘아직’은 다가올 미래의 시간, ‘지금’은 오늘의 시간이다. 과거는 오늘의 원인이고, 내일은 오늘의 결과이다. 어제를 바로 이해하지 못하면 오늘의 문제를 진단할 수 없고, 오늘의 해석 없이는 내일의 방향을 잡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단호한 인식이다.
이미란의 수필들은 대체로 명도 낮은 흑백의 풍경화들이다. 오랜 세월, 아름다운 풍습으로 다져온 균형과 조화의 질서가 곳곳에서 무너져 내린 오늘의 모습들을 조명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곧 밀물은 든다고 희망의 내일을 말한다. 그동안 배를 띄우기 위해 낡은 배와 노를 알뜰하게 수리해 놓을 것을 우리에게 주문한다. -홍억선(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