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날(11월 7일) 우리가 사는 Churchill Park Town House 단지(150가구)의 Club House 에서 "The Celebration of Life" 라는 행사가 있었다. 이 행사는 바로 우리집 하나건너 이웃에 살던 Grace Lambert 라는 89 세 할머니의 죽음을 추모하는 행사였다. 돌아가시기 일주전만 해도 우리단지 금요일 저녁 사교모임에서 만나 담소를 나누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물론 그때 많이 쇄척해져서 오래 사시지 못할거라는 것은 예상했지만 그렇게 빨리 타계하실 줄은 몰라서 놀랐지만 한편 큰병으로 고생한 일이 없이 꺼져가는 촟불처럼 스르르 죽음에 이르신 것을 보며 내심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나도 언제죽는건 겁이 나지않지만 저렇게 큰 고통없이 죽을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해서다. 사실 나는 늘 하나님께 기도하는 제목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이분이 돌아가신후 잘 알고 지내던 우리가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때와 장소를 문의 했더니 그런일이 없을거란다. 고인의 요청에 따라 장례절차 없이 화장했고 이번 행사만 계획을 했단다. 도데체 난 이해가 가질 않았다. 왜냐하면 이단지가 조성될때 부터 입주해 이단지의 여왕처럼 인기를 누리며 사시던 분이고 자녀들과 가족 및 친척, 친구가 없는분도 아닌데 장례식도 않한다는게 너무도 생소했다. 이 할머니는 금요일 사교 모임에서 만나면 종종 난 살기 좋은 이곳에서 떠날 생각이 전혀 없으며 아마도 떠난다면 Box 속에 들어가서 떠날거라고 했다. 그래서 지난 7일 많은 호기심을 가지고 "삶의 축하(The Celebration of Life)" 행사에 참석했다. 생전의 삶을 담은 사진첩과 흑백 및 천연색 사진들이 전시되였다. 고인은 젊은시절 Cheer Leader 를 하셨고 활동적이셨음을 쉽게 알수 있었다. 단지내 친구들이 주로 마련한 음식에 자녀들이 야채와 과일들을 제공한 Party 였는데 도무지 슬픈 기색들이 없었다. 그 할머니의 남편인 Daniel Lambert 는 손님 맞이에 바쁘게 이리저리 인사하러 다니는 모습에 전혀 슬픈 기색이 없었다. 그래서 단지내 사교 모임의 임원 한사람에게 물으니 Dan 은 혼자서 이미 울만큼 울었을 거란다. 그리고 왜 장례식이 없었는지 물으니 북미주에서 특히나 서해안 지역에 사는 사람들 약 40-50% 는 장례식을 생략하고 그냥 화장해 버리고 이런 행사로 대치 한단다. 그래서 그 이유가 경제적 또는 종교적(특히 기독교적 신앙)인 이유에서냐 했더니 전혀 아니고 죽음을 맞는 이들의 긍정적인 환송과 그분의 지니간 삶의 기억을 되새기는 의미에서란다. 그래서 행사중 많은 분들이 고인의 아름다운 추억담을 나누는 모습에서 가끔 눈물나는 부분도 있었지만 주로 재미있고 웃기는 부분이 적지않았다.
우리의 전통적인 생각으로는 돈이 없어 장례치룰 능력이 없거나 식장에 와줄 사람이 없을것을 염려해 장례를 못하는 것이 아닌한 누구나 장례를 치룬다. 그것도 가능한한 남보란듯이 거창하게.... 그리고 장례식에서의 조사는 웃기는 이야기는 절대 금기사항이고 가급적 최루탄을 많이 터트려 모든 조객들로 더불어 눈물 바다를 만들어야 고인의 가족에 대한 예우요 기분도 개운해 진다. 그런데 여기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며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내게는 완전히 충격 그자체였다. 한국인들이 적지않게 살고 있는 이곳에서 나는 어떤 장례로 내삶을 마무리를 해야 할지 목하 고민이 된다.
첫댓글 "The Celebration of Life"라는 것이 참으로 마음에 드네요. 저도 한 번 깊이 생각해 보렵니다. 저는 제 형이 돌아 가셨을 때 장례 절차에 참석한 일이 있었습니다. 제 형은 천주교 교인이였기에 천주교회에서 맡아서 진행 했는데 장례 전날 저녁에 지금은 이름도 잊어 버렸는데 신부가 와서 무슨 미사라고 하는 절차가 있었지요. 특이한 것은 커다란 Hall 의 한 편에 제 형의 열려진 관이 놓여 있고 사람들이 들어 오면서 관에 와서 형을 보고 유족인 우리들에게 인사하고 간단한 예식후에 축가도 있고 친구들이 나와서 재미있었던 이야기도 나누고, 눈물은 커녕 웃음으로 찼던 모임이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