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현주 박사(호엠인터랙티브 대표) ]
공감 스페셜리스트
박현주의 ‘공감 이슈’
코로나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자영업자들은 탈진 상태이다. 버티다 못해 줄지어 폐업하거나, 대출금과 임대료 상환으로 폐업조차 하지 못하고 하루하루를 절망감에 살아가고 있다. 경기는 최악이고, 부동산 가격은 천정부지다.
코로나 속에서 차기 대선 후보들의 경쟁은 치열하다. 이번 대선 후보들에게 국민의 관심이 더욱 쏠리는 것은 차기 대통령의 역할이 그만큼 막중하기 때문이다. 어려움과 위기의 순간에는 어떤 지도자상이 요구될까.
차기 대통령은 ‘공감의 리더’가 절실하다. 지금까지 소통과 공감능력이 부족한 정치인들로 인해 우리가 입은 피해는 얼마나 컸던가. 힘겹고 고통스런 우리의 삶이 전혀 개선되지 않고 현 상황까지 이른 것은 정치인들의 공감결핍을 입증해준다. .
‘공감의 시대’ 저자인 제러미 리프킨 교수는 현 시대를 공감의 시대라고 하며 ‘호모 엠파티쿠스(공감하는 사람들)’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공감’이란 상대방의 고통이나 불편한 감정을 이해하고 느끼며 그 사람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어려운 문제를 돕고자 하는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다. 코비드 시대엔 국민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보듬어주고, 공감해줄 리더가 절실하게 요구된다.
‘공감의 리더’는 국민의 처한 상황과 감정을 잘 이해하고 인지하며, 국민이 원하는 바에 귀기울이고 그 모든 것을 정치에 반영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하지만 현 정치 지도자들은 입으로만 공감을 말할 뿐, 행동으로 실천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힘있는 리더들이 공감을 발휘할수록 세상에 커다란 도움을 줄 수 있다. 정치 지도자들이 공감력을 적극 발휘한다면 일반 국민은 물론이고 사회적 약자에 이르기까지 긍정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아쉽게도 공감 관련 연구에 따르면, 권력과 공감은 서로 반비례 관계가 성립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권력과 이익에 정신이 팔리다보면 국민의 고통을 함께 나누는 공감 능력은 현저히 떨어짐을 의미한다.
선거캠페인에서 수많은 정치지도자들이 입으로는 국민을 공감하겠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왜 그들이 진정 공감하고 있다고 체감하지 못하는 것일까. 공감은 말로는 쉽지만 진정한 공감을 행하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공감을 어렵게 하는 요소는 여러가지이다.
국민보다 우월한 지위에서 군림하려 할 때 공감력은 떨어진다. 공감이란 상대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으로, 우월한 관점에서 바라볼 때 결코 같은 관점을 가질 수 없다. 때론 동정(sympathy)를 공감으로 착각하는 사람도 있다. 동정은 상대의 어려움을 마치 내 일인 것처럼 함께 나누기보다는 상대방을 안쓰럽게 느끼거나 가엾게 여기는 것이다. 즉 동정은 그 사람의 고통을 함께 하지는 않는다. 반면 공감은 상대방의 고통과 불편함을 마치 내 감정인 것처럼 공유하고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며 돕고자 하는 행동을 보인다.
이밖에 같은 종교적, 정치적 이념, 경험, 사상, 가치관 등을 함께 하는 내집단 간에는 공감이 잘 되지만, 외집단에는 공감이 잘 되지 않는다. 정치 지도자들의 공감결핍과 부재의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이기도 하다. 내집단과 외집단을 끊임없이 갈라냄으로써 집단간 갈등을 이용해 자신들의 이익을 충족하고 공감을 방해한다. 외집단에게 공감이 잘 안되는 정도를 넘어서 무관심과 차별, 편견, 파괴 수준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공감은 내집단에서 벗어나 외부로 범위를 넓혀가는 힘이 있다. 공감의 리더는 편협한 시각을 지니지 않는다. 열린 시각으로 상대방의 관점을 수용하며 범위를 확장시켜 하나의 공동체로 폭넓게 연결시킨다.
이념갈등, 지역갈등, 빈부갈등, 젠더갈등 등 사회 갈등이 심각한 속에 이해와 포용으로 사회 통합을 위해서라도 공감의 리더가 절실하다. 공감능력이 결핍된 리더는 사람들의 존중과 신뢰를 얻기가 어렵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공감의 리더는 신뢰를 바탕으로 사람들을 연결시키고 마음에 울림을 주며 공감의 순환을 일으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낸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겸허히 경청, 공감하여 국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바를 속속 풀어줄 리더가 아쉬운 때다.
이제 리더십은 지위나 권력, 특권이 아니다. 공감이 바로 리더십이다.
제자리에 정체되어 있는 대한민국을 한걸음씩 걸어나가게 하기 위해서라도 차기 대통령은 공감의 리더를 간절히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