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해야 할 띄어쓰기 2 / 국립국어연구원
2. 의존 명사의 띄어쓰기: 의존 명사는 비록 의존적인 성격이 강하기는 하지만 독립적인 품사(명사)로서 한 단어 취급을 하므로 앞말과 띄어 쓴다.
1) 데: 어미로도 ‘-ㄴ데, -는데’가 있으므로 의존 명사 ‘-데’와 혼동할 만한 문맥이 있을 수 있다. 어미 ‘-는데’는 어떤 일정한 상황을 전제로서 설명하는 곳에 쓰이지만 의존 명사 ‘데’는 장소, 경우, 처지, 사물 등을 가리킬 때에 쓴다.
예) 철수 아버지는 국회의원인데 이 점이 때로는 행동하는 데 제약이 되기도 한다. (○) / 철수 아버지는 국회의원인데 이 점이 때로는 행동하는데 제약이 되기도 한다. (×), 내가 간 데도 사람이 많았다 (○) / 내가 간데도 사람이 많았다 (×), 그 여자는 예쁜 데다가 공부도 잘한다 (○) / 그 여자는 예쁜데다가 공부도 잘한다 (×)
2) 바: 어미로도 ‘-은바, -는바’가 있으므로 의존 명사 ‘-바’와 혼동할 만한 문맥이 있을 수 있다. 어미 ‘-는바’는 어떤 일정한 상황을 전제로서 설명하는 곳에 쓰이지만 의존 명사 ‘바’는 사물을 가리킬 때에 쓴다.
예) 그 일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바가 없다. (○) / 그 일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바가 없다. (×), 아는 바대로 말해라. (○) / 아는바대로 말해라. (×)
3) 만: 경과한 시간을 뜻하거나 그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으로 쓰일 경우(이때 주로 ‘하다’와 결합하여 하나의 보조 용언인 ‘만하다’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에는 의존 명사로 본다. 보조사로도 ‘-만’이 있으므로 혼동하기 쉽다.
예) 3년 만에 만난 사람 (○) / 3년만에 만난 사람 (×), 먹을 만하다 (○) / 먹을만하다 (×)
☞ ‘먹을 만하다’는 실제 사용에서 “먹을만 하다”와 같이 쓰이는 일이 많지만 이 역시 띄어쓰기 오류이다.
4) 대로: 체언 뒤에 붙어서 ‘그와 같이’라는 뜻을 가질 경우에는 보조사이지만, 같은 뜻으로 용언의 관형사형 뒤에 오면 의존 명사이므로 혼동하기 쉽다. 한편 ‘어떤 상태나 행동이 나타나는 족족’의 뜻, ‘어떤 상태가 매우 심함’의 뜻, ‘할 수 있는 만큼’의 뜻 등을 가질 때에도 의존 명사이다.
예) 당신 좋으실 대로 (○) / 당신 좋으실대로 (×), 아는 대로 말한다 (○), 아는대로 말한다 (×), 내일 동이 트는 대로 떠나겠다 (○) / 내일 동이 트는대로 떠나겠다 (×), 지칠 대로 지친 몸 (○) / 지칠대로 지친 몸 (×),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먹어라. (○) / 될 수 있는대로 많이 먹어라. (×)
☞ ‘-(으)ㄴ대로, -는대로, -(으)ㄹ대로’와 같은 형태의 어미는 없다.
5) 뿐: 체언 뒤에 붙어서 한정의 뜻을 나타내는 경우에는 조사로 보고 용언의 관형사형 뒤에서 ‘따름’이란 뜻을 가질 경우에는 의존 명사로 보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예) 그저 웃을 뿐 말이 없다 (○) / 그저 웃을뿐 말이 없다 (×), 만졌을 뿐이다 (○) / 만졌을뿐이다 (×), 때렸을 뿐만 아니라 (○) / 때렸을뿐만 아니라 (×), 칼만 안 들었다 뿐이지 강도나 다름없다 (○) / 칼만 안 들었다뿐이지 강도나 다름없다 (×)
☞ ‘-(으)ㄹ뿐더러’는 하나의 어미로 규정되므로 ‘-(으)ㄹ 뿐더러’로 띄어 쓰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6) 족족: ‘-는족족’을 하나의 어미로 처리할 수도 있으나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족족’을 의존 명사로 보아 앞말과 띄어 쓴다.
예) 가는 족족 문제를 일으킨다 (○) / 가는족족 문제를 일으킨다 (×)
6) 만큼: 체언 뒤에 붙어서 ‘그런 정도로’라는 뜻을 나타내는 경우에는 조사로 보고 용언의 관형사형 뒤에서 ‘그런 정도로’, ‘실컷’ 정도의 뜻을 나타내거나 원인이나 근거를 나타내는 경우에는 의존 명사로 본다.
예) 볼 만큼 보았다 (○) / 볼만큼 보았다 (×), 애쓴 만큼 얻는다 (○) / 애쓴만큼 얻는다 (×)
7) 내: ‘내(內)’는 의존 명사로 규정된다. 따라서 비록 의존적이지만 하나의 단어로 볼 수 있으므로 원칙적으로 앞뒤의 말과 띄어 써야 한다.
예) 정해진 기한 내에 (○) / 정해진 기한내에(×), 공장을 공업 단지 내로 옮겼다 (○) / 공장을 공업 단지내로 옮겼다 (×)
8) 듯: 어미로도 ‘-듯(이)’가 있으므로 의존 명사 ‘듯’과 혼동할 수 있지만 의존 명사 ‘듯’ 앞에는 언제나 용언의 관형사형만이 나오고 어미 ‘-듯(이)’ 앞에는 언제나 용언의 어간이 나오므로 분포로 뚜렷이 구별할 수 있다.
예) 당장 집에 갈 듯이 보인다 (○) / 당장 집에 갈듯이 보인다 (×), 밥을 다 먹은 듯하다 (○) / 밥을 다 먹은듯하다 (×), 알 듯 모를 듯 하다 (○) / 알 듯 모를 듯하다(○)
☞ ‘밥을 다 먹은 듯하다’에서는 ‘듯하다’로 쓰고 ‘알 듯 모를 듯 하다’에서는 ‘듯 하다’로 쓰는 이유는 별개 문제이다.(4. 접사의 띄어쓰기 1)의 예3) 참조)
9) 들: 복수를 나타내는 뜻의 ‘-들’은 접미사로 다루어 붙여 쓰지만, 두 개 이상의 사물을 열거하는 구조에서 ‘그런 따위(such as)’라는 뜻을 나타내는 경우에는 의존 명사이므로 띄어 쓴다.
예) 쌀, 보리, 콩, 조, 기장 들을 오곡이라 한다 (○) / 쌀, 보리, 콩, 조, 기장들을 오곡이라 한다 (×)
10) 지: 시간의 경과를 나타내는 의존 명사로서 앞말과 띄어 쓴다.
예) 그를 만난 지가 오래되었다 (○) / 그를 만난지가 오래되었다 (×)
11) 거리: ‘거리’는 의존 명사로서 ‘제시한 수가 처리할 만한 것’이라는 뜻 혹은 ‘내용이 될 만한 재료’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의존 명사이므로 그 앞말과 띄어 쓰는 것이 원칙이지만, ‘내용이 될 만한 재료’라는 뜻으로 명사 바로 뒤에 붙을 경우에는 관용에 따라 붙여 쓴다. 만약 그 경우 사잇소리 현상이 일어나고 사이시옷을 적을 수 있는 표기 환경이면 사이시옷까지 쓰도록 한다.
예) 한 입 거리, 한 사람 거리, 일할 거리, 국거리, 논문거리, 비웃음거리, 이야깃거리
12) 감: ‘감’은 의존 명사로서 앞말과 띄어 써야 함이 원칙이지만 ‘자격을 갖춘 사람’ 혹은 ‘대상이 되는 도구, 사물, 사람, 재료’의 뜻을 나타낼 때에는 관용에 따라 붙여 쓴다. 만약 그 경우 사잇소리 현상이 일어나고 사이시옷을 적을 수 있는 표기 환경이면 사이시옷까지 쓰도록 한다.
예) 신랑감, 사윗감, 놀림감, 양념감, 안줏감, 회초릿감
13) 터: 집에 갈 테야
14) 씨(氏): 성년이 된 사람의 성이나 성명, 이름 아래에 쓰여 그 사람을 높이거나 대접하여 부르거나 이르는 말이다.
예) 김 씨, 홍길동 씨, 희빈 장 씨, 그 일은 김 씨가 맡기로 했네, 홍길동의 부인 권 씨, 김 씨네 삼형제(‘-네’가 붙은 것으로 보아 ‘김 씨’는 특정 인물을 지칭함에 분명하다), 장 씨 일가(특정인 ‘장 씨’의 가문), 우리 동네 김 씨 부인은 미인이야(남편 이름이 ‘김철수’, 부인 이름이 ‘이영희’라고 하자. 여기서는 ‘김 씨’의 부인으로 해석된다.)
15) 측(側)
예) 이번 대회를 주최한 측, 학교 측의 입장
16) 대(代)
예) 이십 대에 해야 할 오십 가지 일들, cf. 20대에 해야 할 50가지 일들(숫자 뒤의 의존 명사)
17) 상(上)
예) 지구 상에서 가장 영리한 동물은 무엇입니까?, 연휴 때에는 고속도로 상에서 사고가 잦다.
☞ ‘상(上)’이 구체적으로 ‘위’의 뜻을 가질 때에는 의존 명사이지만 추상적인 의미로 쓰일 때에는 접미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