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산자님들.
적조했습니다.
결혼식에... 또... 이런일 저런일로... '호남도 못가고... 님들도 못뵈고. ㅠㅠ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 산행기로 대신합니다^^
새로워지기 위해서는
얼마나 더 처절해져야 하느냐.
아직도 추락할 것이 있다면
절망도 끝난 것은 아니다.
더 깊이 낮아져 보아라.
발 아래 깔려 봐야
새로운 희망을 말할 수 있다.
부활 - 임효림 -
난... 많지도 않은 나이이지만... 새로운 희망을 구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새로운 희망은 말하고 싶어...더 깊이 낮아졌음... 하는 바램은있다.
부활절 새벽.
낮아지기를 바라는 놈이..... 산으로 향한다.
낮아지기 위해서... 올라가야한다는.... 아이러니.
산 행 한 날: 2009. 4. 13(일) 9시 45분 부터 17시 55분까지 8시간 10분(식사. 휴식 1시간 포함)
산 행 한 곳: 한강기맥(비슬고개 - 용문산 - 유명산 - 소구니산 - 농다치고개까지 약 18km)
같 이 한 이: 딸내미와 저
아침 6시 30분 동서울터미널.
먼저 도착한 난... 어제.. 친구 아들내미 결혼식에 갔다가... 교보문고에서 산....
한승원님의 소설... ' 秋史'를 읽으며... 시간을 떼운다.
인기척에 고개를 드니... 빙그레 웃으며 서있는 딸내미.
된장찌개로 아침을 먹곤... '양평'으로.
그곳에서.. 또... '산음리'행 버스를 갈아타곤.... 09시 35분쯤 '비슬고개' 하차.
복장 점검하고.... 스틱 길이도 조정하고... 햇빛이 눈부셔.... 썬그라스도 꺼내 쓰고.
딸내민... 썬그라스에...얼굴 탄다고...복면마스크까지 걸치니...메뚜기 모양의 완전 외계인. ㅋㅋㅋ
09시 45분.
딸내미 대장을 선두로(?) 힘찬 지팽이질 시작.
능선 양편으로 줄지어 펴있는 진달래들... 진달래들.
그밑으로는... 앙증맞게 고개를 내밀고있는... 노랑제비꽃 무리들.
'4월은 잔인한달'이라는 '엘리엇'의 역설이 실감나는 산길이다.
그러나... 산길은... 계속 오르막. 헉~~헉~~
10시 25분. '싸리봉' 도착.
왼쪽으로는... '백백교'의 살인 사건(?)으로 유명한 '도일봉'이 우람하다.
산길은... 써비스구간인 평평구간은(?) 얼마되지 않고... 계속.. 오르내림의 연속이다.
그러나... 늙은 애비는 생각도 않고... 계속 전진만 하는 야속한 딸내미.
'문례봉'올라가는 길인가? 길은 한없이 올라치기만한다.
어쩔 수 없이... "얘야~~~ 쉬었다가자"
정확히 2시간 5분만인.... 11시 50분에... 어느 소나무 아래... 배낭을 내리는 딸내미.
'휴~~우~~' 얘하고 걸으면.... 최소한 2시간 동안은 쉬지않고 걸어야한다.
"아부지... 아예... 점심도 먹고 가지요"
"그러자꾸나" 아침도 일찍 먹었고... 엎어진김에 밥도 먹고...쉬어가기로한다.
12시 25분까지.... 35분간... 식사 겸 휴식.
13시 5분. '문례재'갈림길 도착.
이곳부터는.... 많지는 않지만... 조금씩 야생화들이 눈에 띈다.
얼레지도 몇그루씩.. 어쩌다 피어있고... 개별꽃도 한두송이씩 보이고.... 노랑제비꽃은 계속 함께했고.
보라색의 현호색도 듬성듬성...어라~~~ 처녀치마도 한 송이.
딸내미가... '처녀치마'를 보며..."아부지.. 이꽃 참 예쁘네요. 이름이 모래요?'
"지금 생각안나... 이따가 생각나면 말해줄께"
ㅠㅠㅠ 썩어만 가면서... 왔다리 갔다리.. 들랑날랑 하기만 한는... 기억력.
허덕이면서... 마지막 힘든 오르막이라는... '용문산 북봉'을 오른다.
또다시... 앞서가는 딸내미한테... SOS. '다올라가면... 좀.. 쉬자'
13시 45분. '용문 북봉' 도착.
그래도 2시간 동안 안걷고.. 1시간 20분만에 갖는 휴식시간이다^^
그런데.... 금방... 위에서... 뭐라고 소리치던 딸내미가 안보인다.
'쉬기 좋은 곳을 찾아갔겠지' 나름 생각하곤... '농다치고개' 6km의 이정표 방향으로 걸어간다.
그러나...쉬기 좋은 곳은 안나타나고..계속... 잡목(?)길
잡목(?)에 팔뚝을 긁히며... 부지런히 걸으나... 보이지 않는 딸내미.
급기야... 어미 잃은 새끼양 모양... 애처롭게(?) 딸내미를 부른다.
XX야~~~ XX야~~~ 그러나.... 대답은 없고.
뭔가?? 잘못됬다는 생각에... 빽을 하는데... 뒤에서 걸어오는 딸내미.
"우찌된거야???" 나.
"좌측의 전망대쪽으로 오시라고... 소릴 질렀는데... 왜? 반대방향으로 가셨어요?" 딸내미.
마땅히 쉴만한곳도 없기에... 1시간 20분만의 휴식시간은 물건너 가고... 부대 철조망을 끼고... 우리의 걸음은...
어쩔 수 없이 계속됬다. ㅠㅠㅠ.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길이 계속 평탄하다는 것으로 자위를 할 따름이다.
14시 40분. 부대 정문 도착.
임도 비슷한 평탄한 길은 '배너미고개'까지 이어진다.
15시 20분. '배너미고개' 도착.
우와~~~ 이런 기쁜일이^^
컨테이너의 간이 매점(?)에서 막걸리를 팔고있다.
酒님을 며칠간 안모실 일이있어... 준비해온 주님은 깡맥주 2캔.
그러나... 땀으로 뒤범벅된... 유혹해 약한... 나의 육체는... 막무가네로..그곳으로 발길을 이끈다.
가평잣막걸리 한 통과... 어쩔 수 없는 안주... 해물파전을 앞에 놓고.... 3시간만의 휴식시간을 갖는다.
아~~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이짜릿한 맛.
낮아지기 위해서 산에 오르는게 아니고...酒님을 모시기 위해서 산에 오르는게 진심임을... 새삼 느끼는 순간이다(25분간 휴식)
15시 45분. '배너미고개' 출발.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유명산' 오름 길은... 억새로 뒤덮힌...완만한 사면의 구능 형태다.
그곳을.... 놀러온 젊은 남녀들이...빌려주는 네바퀴 오토바이(?) 를 쌍쌍이 타고... 흙먼지를 날리며
오르내린다. 그들은 신나고... 좋겠지만... 우리는 흙먼지 속에 ㅠㅠㅠ이다.
하늘엔.... 페러그라이딩도 하나... 솔개처럼 날개를 펴고... 한가하게 유영을 하고있다.
그렇고 그런길. 쉬임없이 걸어.... 17시 55분 '농다치고개' 도착.
빨리 걷는게... 결코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8시간 10분만이다.
이제는... '양평'까지.... 차 히치할 일만 남았다.
차 얻어탈 목적. 하산주 겸 목 축일 목적. 겸사겸사의 목적을 갖고...한곳의 간이음식점으로 들어가...
맥주 두 병에... 도토리묵을 시킨다.
그곳서... 한 부부의 호의로... '국수' 전철역까지 편안하게 와...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 짓는다.
딸내마... 너땜시... 오늘도 즐거운 산행이었다.
글구....넌... 이미 끝낸 '한강기맥' 인데... 날 위해서 두번 걸음하고 있는 너에게... 진심으로
고마움 전한다^^.
2009. 4. 13. 아침. 성재 배상
첫댓글 산행기 올라온거 확인하고 목사님 이따 오후에 산행기 읽을께요 확인만 하고 갑니다.
따님과 함께한 산행기 정말 좋았읍니다 낮아지고 싶어 산을 오른다 너무 어려워요.....
목사님 부럽습니다. 딸래미는 미순 딸래미 아닌가 요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목사님 따님과 한강기맥 즐거운 산행을 축하합니다. 도일봉 백백교 사건궁금? 바로 도일봉 아래 중원리에 나의 텃밭이 있읍니다
천안문님.. 그저... 말장난이지요^^. 태진아... 간 수치는 어때? 최소한 2년 정도는 주님 멀리해야 할 것 같네. 어쩌나??? 딸내미야... 잘 암시롱^^. M IU님... 백백교 사건은 따로 간단하게 올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