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로 보성 중학교에 스카우트되면서 합숙생활을 시작하였는데, 코치의 혹독한 체벌이 두려워 맞지 않으려고 열심히 하다 보니 잘하게 되었다. 운동하면서 가장 어려운 것 중의 하나가 감량인데, 중,고 시절에는 4-5 kg을, 대학교 때에는 무려 8-9Kg까지 빼야 해서 시합 때마다 1주일 정도를 내리 굶기가 다반사였다. 그렇게 무리해서 어느 정도 살이 빠져도 최종 감량 목표치까지 가는 것은 더 험난했다. 겹겹이 입고, 거기에 모자, 마스크까지 중무장을 하고 모두 잠든 시간에 홀로 깜깜한 짐(gym.)에서 러닝 머신만 켠 채 한 방울의 땀이라도 더 내기위해 쥐어짜는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그렇게 어렵게 감량하고 대회에 나가더라도 결과는 만년 2위. 1위만이 더 큰 대회에 나갈 수 있는 스포츠세계에서 2위는 그야말로 아무 것도 아니었으므로 좌절할 수 밖에 없었다.
야베스의 기도
그러던 중 신년 금식 기도를 하다가 주신 “여호와의 눈은 온 땅을 두루 감찰하사, 전심으로 자기에게 향하는 자에게 능력을 베푸시나니(대하 16:9)” 이 말씀을 통해 중심을 온전히 여호와께 드린다면 어떤 축복을 주실까 생각하니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이 때 체육선교회의 윤전도사님이 야베스의 기도를 매일 드리면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난다고 하셔서 그것을 시작하니 정말 좋은 일들이 생기는 것이 가시화되기 시작하여, 이제부터 하나님께서 자신에게 어떻게 일하실지, 또 어떻게 축복해 주실 것인지에 대해 마냥 설레며 습관처럼 반복하며 되뇌이게 되었다.
하나님의 역사
무리한 감량이 힘들어 73 Kg체급으로 올린 2002년 가을. 국가대표선발전에서, 4등을 했다. 그 때 우승한 최용신 선수가 파리, 헝가리 유럽선수권대회 출전이 확정되어 있는 상황에서 스트레스성 장염으로, 내내 설사를 하여 출전하지 못하게 되는 이변이 생겼다. 당연히 2등 선수가 대타로 나가야 되지만, 평소 불성실하다고 평이 났던 그 선수는 열외로 제쳐지고, 3등을 한 선수는 전국 체전급 대회에서 3등만 하면 생계가 유지되는 선수로, 전의가 없던 터라 어이없게도 4등을 한 그가 대망의 유럽선수권대회 출전을 하게 된 것이었다. 이렇게 인간적으로 보면 도저히 말이 되지 않는 일이 하나님이 하시니 성사가 되어버렸다.
보통 체급을 변경하여 수상권이 되려면 2년 정도의 기간이 소요된다고들 했다. 하지만 올린 체급에 맞는 근력을 키우기 위해 남들보다 1시간씩 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주시는 축복을 바로 받을 채비를 갖추고 있었던 덕택에 유럽선수권대회에서 3등을 할 수 있었으나, 이것은 서막에 불과했다.
헝가리 오픈 국제 유도대회 결승전에서 힘세고 진짜 답이 안나오는 프랑스 선수를 맞아 유효로 지면서 힘겹게 경기를 진행하던 그에게 하나님은 갑자기 ‘평소에 쓰지 않는 기술’로 임하라는 지혜를 주셔서 바로 순종하니 절반을 얻어 역전승을 하는 등 고비 때마다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셨다. 따라서 그 해 국가대표선발에서 당당히 1등을 하여 헝가리 오픈과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 2개의 대회에 동시에 출전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하였다.
48 연승의 기적
국가대표로 입소한 태능선수촌에서는 말 그대로 지옥의 훈련이 이어졌다. 더욱이 유도는 훈련강도가 높기로 악명이 나있는 종목중 하나로 전체기상 시간보다 30분 전인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5시 50분까지 그냥 걷기도 힘든 산에 가서 메거나, 안거나 아니면 달고 뛰는 훈련을 해야만 했다. 그리고 아침을 먹고 바로 웨이트 트레이닝장으로 가서 복근 운동을 하는데, 25개씩 45도 각도에서 사람이 위에서 찍어 눌러도 다시 올라와야 하는데다, 모래주머니를 매고 10개를 2세트씩 꼭 해야 했고 그것이 끝나면 바로 도복운동에 들어가는데 일, 이백 명이 모여 함께 운동하므로 그 열기로 땀에 흠뻑 젖어 도복이 늘 두 벌 이상 필요했다. 정말 기도 없이 사람의 힘으로서는 견디기 힘든 훈련의 연속이었다.
이토록 힘든 상황에서도 하나님께 중심을 온전히 드렸더니 기뻐받으셨고, 유니버시아드 전 경기를 한판 승으로 이겨 금메달을 따는 것과 동시에 국내, 세계 각종 대회에서 48연승이라는 대업을 일구어낼 수 있었다.
숙적 지미 페드로
아무 것도 먹이지 않아도 교만은 큰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노련하고 잘하는 미국의 지미 페드로에게 49연승을 저지당했고 그 날부터 꼬박 3일 밤을 자려고 누우면 자신을 쓰러뜨린 페드로의 웃는 환영 때문에 잠들지 못해 칼을 갈며 그에 대해 철저한 스터디를 하게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지기만 하면 어김없이 부족한 부분을 깨닫게 하는 지혜를 주셨으므로 오히려 시합에 지면 무조건 감사부터 할 수 있었다.
그 후 모스크바 오픈에서 1등을 하자, “한판 승의 사나이”이라는 별명까지 생겼고, 기자들이 올림픽 금메달 0순위로 그를 지목하면서 기분이 좋았던 것도 사실이지만. 그의 올림픽 대전 가상 시나리오까지 신문에 발표되는 등 부담도 국민들의 기대만큼 가중되어 갔다.
선수들은 보통 훈련을 통해 기량이 향상되는 것을 체감할 때 자신감이 생기는데 언제서부터인지 기량이 점점 후퇴한다는 느낌을 받아 온갖 염려로 잠을 새벽 두, 세시까지 잘 수가 없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5시 반에는 무조건 일어나서 고된 연습을 해야 했으므로 버티기조차 힘들었다.
어머니의 기도
유대인의 잠언 중에는 하나님께서 너무 바빠 두루 살피실 수가 없어, 할 수 없이 만드신 것이 “어머니”라고 하는 말이 있다고 한다. 그에게도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끊임없이 기도를 해 주시는 어머니가 있었기에 오늘의 자신이 있을 수 있다고. 그토록 힘든 시간을 보내다 어머니와 함께 3일을 삼각산 꼭대기에서 비닐을 뒤집어 쓰고 금식기도를 하는데 하나님께서 “왜 금메달을 따려 하느냐”고 질문을 하셨다. 그제서야 생각해보니 자신이 돈을 절박하게 원했던 것도 아니었고, 그저 어릴 때부터 운동하였으므로 올림픽 금메달에 대한 열망은 있었으나 그렇다고 딱히 떠오르는 명분이 없었다. 하나님은 이런 그에게 “온 천하에 다니며 믿지 않은 영혼들을 구원하라“는 대의를 품게 해주셨다.
마음을 다스리는 자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세계선수권대회때와는 달리 과도한 연습량에 비해 점점 더 떨어지는 기량에 한없이 풀이 죽어 갔다. 그러다가 드디어 "내 힘으로 할 수 없다"고 고백하며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하나님께 모든 것을 다 맡기니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으며, 그제서야 아주 조금씩 조금씩 기량을 올려주시는 것이었다.
올림픽이 지난 후에야 하나님께서 왜 그런 고난을 주셨는지 이유를 알게 되었다. 가장 이변이 많이 일어나는 시합이 올림픽이고, 너무 큰 대회라 승부에 집착한 나머지 많은 선수들이 긴장하여 얼토당토않은 실수를 하게 되는데, 하나님께서는 준비 기간 중에 작은 고난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지혜를 주신 것이었다.
아테네의 금메달
아테네에서 힘이 무진장 세고, 노련하고, 거기에 자세까지 맞지 않는 3가지 악조건을 골고루 갖춘 선수를 첫 상대로 맞았는데, 불공정한 심판에 설상가상으로 엄지손가락부상까지 입게 되었다. 의사가 시합장에 들어오면 그 것으로 바로 패배가 인정되므로 참고 시합을 하는데 영화 “Passion of Christ”에서 본 예수님의 고난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라는 생각으로 담대해져 진통제도 맞지 않고 단 한판으로 이길 수 있었다. 오뎅처럼 부푼 손가락을 테이핑하고 맞선 페드로 선수와의 두 번째 경기에서도 부당한 대우를 받았으나, 코리아 오픈이라는 작은 대회의 패배로 하나님께서 이미 연구를 많이 하게 한 선수였으므로 어렵지 않게 이길 수 있었다.
길었던 네 시간의 휴식시간에도 계속 지혜를 구하면서 , 하나님께 맡기고 의지하니 그렇게 평안해질 수 없었다. 준결승에서 얼마나 담대해 보였으면 주눅이 잔뜩 들어 도망다니는 상대를 보고 자신에 차 잠깐 방심한 찰나 절반을 뺏기고 말았다. 그런 역경에도 준비된 담대함으로 9초 만에 한판으로 역전하게 되었고, 교회에 다닌다고 항상 핀잔을 주던 권성세 감독에게 “제가 1등 하면 교회에 나가세요”,라고 하니, 머리를 쥐어 박으며“이 XX야, 1등 하는 것은 당연한데, 교회는 무슨 교회야,” 하시는 용감한(?) 그를 뒤로 하고 임한 마카로프와의 결승전에서 엄지 손가락 부상이 아니었더라면 당연히 평소에 연습하던대로 허벅다리 기술로 임했을 테지만, 오히려 다른 손가락만 사용하는 업어치기에 이은 안뒤축걸기를 하였기에 한판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고.
정말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완벽하게 구성된 시나리오로 예비하셨던 하나님이 계셨기에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으니 자신이 자랑할 것은 오로지 하나님 밖에 없다고. 힘들고 어려웠던 시간도 감사함으로 받아들이면, 하나님의 때에는 그 고난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될 정도의 큰 기쁨으로 보답해주시므로 우리 모두에게 하나님을 믿고 중심을 온전히 드리며, 주시는 큰 축복을 받아 보기를 권면하고 싶다고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