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도 제승당에서 충무공 이순신을 만나다
통영에서 유람선을 타고 한산도로 가는 뱃길은 한려수도의 아름다운 비경이 시작되는 길이다. 멀리 거북등대가 보이면 푸른 물결처럼 마음부터 일렁인다. 충무공 이순신의 위용과 인간 이순신의 고뇌를 함께 만날 수 있는 곳, 한산대첩의 치열한 역사와 애환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 제승당으로 향한다. 푸른 숲과 옥빛 바다가 어우러지는 1km의 해안길은 평화롭고 경건하게 제승당으로 이어진다.
제승당으로 향하는 해안길은 옥빛 바다와 초록 숲이 아름답게 이어진다.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제승당으로 가는 길은 치열하고 아름답다 한산도 제승당은 이순신 함대의 사령부 역할을 했던 곳이다.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에서 한산대첩을 거두었듯, 승리를 만드는 집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세계 4대 해전사에 빛나는 한산대첩을 거두고 나서 삼도수군통제영을 옮기며 지었다는 제승당과 수루, 충무사, 한산정 등 충무공의 유적지는 많은 사람들의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다.
제승당에 들어서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숨결이 느껴진다.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제승당의 초입인 한산문을 지나고 휴게소를 거쳐 제승당 진입로까지 해안길이 이어진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충무공이 선택한 천혜의 요새임을 알 수 있고, 하트 모양이라 하트길이라고도 불린다. 충무공의 애국심과 가족 사랑의 뜨거운 마음이 느껴지는 길이다. 연인들에게 인기 있는 하트길은 굽이굽이 따라 걷기만 해도 팍팍한 마음이 천천히 열릴 것만 같다.
제승당 경내 안내도에 하트길이 뚜렷하게 보인다.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한산대첩도는 세계 4대 해전사에 빛나는 전력을 그려놓았다.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충무공의 친필로 쓰인 한산문을 지나 경내 입구인 충무문으로 들어서면 제승당이 보이고, 오른쪽으로 아름다운 수루가 모습을 드러낸다. 왼쪽에 있는 충무사는 충무공의 영정을 모신 사당이다. 제승당은 충무공이 해전을 지휘했던 본영인데, 모함으로 파직될 때까지 삼도수군을 지휘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통제영이기도 하다. 제승당 안에는 임진왜란 때 조선 수군이 썼던 화포가 전시되어 있다. 그 뒤로 충무공의 전적을 그린 다섯 폭의 해전도가 보인다. 멀찍이 한산정을 내려다보면 바다 건너 과녁을 향해 활을 쏘는 활터가 있다. 충무공의 거침없는 기개가 느껴진다.
홀로 수루에 앉아 인간 이순신을 만나다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홀로 앉아 /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하는 차에 /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국보 제76호로 지정된 《난중일기》와 한시 등을 남기기도 한 이순신 장군의 유명한 시가 한산섬 앞바다를 조망하는 수루 위에 걸려 있다. 낮에는 왜적의 동태를 살피고 밤에는 번민으로 잠 못 이루었을 그를 생각하며 시를 읽으면 눈앞의 망망대해처럼 가슴이 먹먹해온다. 영웅 이순신의 우국충정과 가족을 향한 그리움이 절절히 느껴지는 공간이다.
바다를 바라보고 서 있는 수루의 전경이 아름답다.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임진왜란 7년 동안의 상황을 상세하게 들려주는 《난중일기》는 전란을 살펴볼 수 있는 사료의 가치를 지님과 동시에 인간 이순신의 고뇌를 보여주는 소중한 자료다. 전쟁을 치르는 동안 그가 느낀 인간적 고뇌와 갈등, 부하와 백성을 아끼는 마음, 조정에 대한 신랄한 비판 등 다양한 내용이 수록되었다. 《난중일기》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어 그 의미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수루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언제라도 눈부시게 아름답다. 미륵산, 고동산, 망산에서 적의 동태를 살피고 봉화와 연등을 이용해 중요한 정보를 주고받은 장소였다고 하니 수루는 이순신 장군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수루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잔잔하고 평화롭기만 하다.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한산도의 숨은 명소를 찾아
한산도는 한산면의 본섬으로 면을 이루는 29개의 유인도와 무인도 가운데 가장 큰 섬이다. 통영시에서 뱃길로 2km 떨어져 있는데, 섬의 크고 작은 골짜기를 따라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 섬에서 가장 높은 산은 남쪽에 있는 망산(293m)이다. 작은 산이지만 한려수도의 비경을 남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망산은 거제도, 매물도, 용초도 등 섬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을 자랑한다. 임진왜란 당시 사용했던 봉수터와 유적지도 남아 있다.
한산도에서 다리를 건너 추봉도로 넘어가면 달그락 달그락 파도와 함께 노래하는 몽돌해변을 만날 수 있다. 한산면 추봉리 봉암마을의 봉암해수욕장은 만곡을 따라 1km 정도 펼쳐진 까만색 몽돌해변으로 바닷물이 깨끗하고 여유로운 해수욕장이다. 그늘을 만들 수 있는 양산만 준비한다면 여객선터미널에서 사온 충무김밥을 먹으며 쉬어 가기 알맞은 장소다. 해변을 따라 조성된 300여 m의 산책로를 여유롭게 걸어도 좋다. 통영여객선터미널(055-645-3329, www.gohansan.com)에서 한산도로 가는 페리에 승용차를 싣고 들어가 섬을 꼼꼼히 돌아보는 것도 기억에 남는 여행이 될 수 있다.
파도에 쓸려 달그락 달그락 소리를 내는 몽돌해변은 아이들이 좋아한다.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여객선터미널에서 준비한 충무김밥은 몽돌해변에서 먹으면 꿀맛이다.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그밖에 한산도를 취향대로 즐길 수 있는 3가지 방법이 있다. 그다지 바쁠 것도 없고 편안한 신발을 신었다면 마음 가는 대로 한산도 돌아보기, 여객선 선착장에서 한산도를 순환하는 관내 버스를 타고 섬 일주하기, 선착장 앞 한산탐방지원센터(055-649-9207)에서 무료로 자전거를 빌려 한산도의 바닷바람을 실컷 느껴보기가 그것이다. 자전거는 오후 6시까지 빌릴 수 있고 전날 전화 예약은 필수다.
▲한산도에서 추봉다리를 건너면 추봉도 봉암마을이 펼쳐진다. | 출처: 대한민국구석구석 여행이야기
▼한산도 앞 거북등대
▼한산도에서 바라본 통영항
▼한산대첩 기념비
2022-07-24 작성자 명사십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