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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암 백암선원 전경. 계곡 위에 지어져 있다. 선방에 앉으면 아래로 흐르는 물 소리가 마음을 다스리는 수행을 돕는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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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년 고려 각진국사가 창건 비구니 선방 ‘백암선원’ 유명 주변에 5천그루 비자림 조성 사찰음식 템플스테이 인기
백두대간에서 나온 노령산맥이 남서쪽으로 뻗다가 호남평야에서 솟아 오른 높이 741m의 명산 백암산이 된다. 백암산은 백학봉과 상왕봉, 사자봉 등의 기암괴석이 많고 고불총림 백양사가 있는 산으로 알려졌다.
전남 장성군 백암산(白巖山) 끝자락에 둥지를 튼 고불총림 백양사(古佛叢林 白羊寺). 일주문에서 백양사 경내까지는 1.5km. 차로 그냥 지나치면 5분이면 지날 이 길을 걸어서 올라가면 좋다.
아기단풍나무와 벚나무가 양편으로 늘어선 이 길은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길 100선’과 ‘가장 걷고 싶은 길’에 선정돼 있다. 함박눈이 내리는 겨울엔 눈 터널로, 새싹 돋는 봄엔 꽃 터널로, 단풍 곱게 물드는 가을엔 단풍 터널로 더욱 유명하다.
길을 따라 쌍계루에 이르면 하얀 바위봉우리가 날개를 편 학을 닮았다는 백학봉이 정면에 턱 버티고 섰다.
더 이상 세속이 아니다. 쌍계루와 백학봉이 함께 이루는 아름다움은 조선 8경으로 알려진 아름다운 풍광이자, 수행자에게는 깨달음의 세계를 상징하는 진리의 세계처럼 느껴진다.
비구니 스님들의 청정도량
쌍계루를 지나 오른 쪽 길로 400m를 올라가면 비구니들이 거주하는 천진암(天眞庵)암이다.
천진암에 들어서면 전각은 몇 채 되지 않지만 정갈함이 들어온다. 정갈한 암자에 가면 ‘정말 잘 왔구나’라는 마음이 든다. 어디하나 눈에 거슬릴게 없이 화단과 사찰에 스님들의 손이 가있다.
주지 정관 스님은 천진암에 대해 “누구나 이 도량에 오면 천진불 되는 곳입니다. 천진동자와 같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나타는 곳입니다”라고 말한다.
천진동자처럼 마음공부를 하는 천진암은 대한불교조계종 제18교구 본사인 백암산 백양사(白羊寺)의 산내암자로, 비구니 스님들의 수도도량이자 지장기도 참회도량이다. 1350년(고려 충정왕 2년) 각진국사(覺眞國師) 복구(復丘 1270~1355)스님이 창건하였다고 전해진다.
지금 천진암은 최근에 복원된 사찰이다. 6·25전쟁 때 아군에 의해 전소되면서 이곳에 수행하던 비구니 스님들 90여 명이 모두 흩어지고 말았다.
전쟁 이후 전소된 암자터에 천막을 치고 수도하며, 오늘날의 모습을 가꾸어 놓은 분이 정공스님이다. 정공스님은 지난 1971년 이 곳에서 입적할 때까지 임법당과 삼성각을 건립하는 등 천진암의 중창에 힘썼던 스님이다.
정공 스님의 입적 이후 퇴락해 가던 암자를 정안 스님이 1989년에 다시 중창불사가 진행되어 대웅전과 요사·삼성각 등이 중수됐다.
천진암에는 현재 ‘ㄴ'자 모양을 한 묘백당·백암선원과 함께 대웅전·삼성각 등이 있다.
대웅전은 앞면 3칸 옆면 3칸의 팔작지붕 형식을 하고 있으며 내부에는 아미타·관음·지장보살이 봉안했다. 또한 아미타후불탱화를 비롯해서 천수관음탱화·지장탱화·신중탱화 등의 불화도 봉안돼 있는데 모두 1991년에 조성됐다.
삼성각은 앞면 3칸 옆면 1칸의 맞배지붕 형식으로서 내부에는 1991년에 조성된 칠성탱화·독성탱화·산신탱화가 봉안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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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암 대웅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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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소리를 들으면서 수행하는 백암선원
천진암의 가장 큰 특징은 비구니 스님들의 선방인 것이다. 매년 6~7명의 비구니 스님들이 이곳에서 안거에 든다. 선방인 백암선원은 백양사 前방장 서옹 스님이 “비구니 스님들을 위한 선방을 지으라”는 교시로 짓게 됐다.
그런데 계곡 위에 있다. 원래 선원을 짓고자 했으나 사찰의 공간이 좁아 마당을 더 넓히면서 백암선원이 계곡위에 짓게 되었다. 백암산은 바위와 돌로 이뤄진 산이다. 여름 장마철 비가 오면 삽시간에 물이 불어 급류가 흐르지만, 비가 멈추고 1시간만 지나면 물은 온데 간데 없이 평온해 진다.
정관 스님은 “참선하는 스님들이 비오고 장마철이 되어 폭포수 같은 물이 흐르면 내 마음이 요동친다고 생각한다. 도리어 물소리를 듣지 않고 내 마음의 도를 닦는 도구로 생각한다”고 말한다.
이 얼마나 좋은 수행의 도구인가. 터가 좁아 물위에 앉힌 건물이 도리어 수행자의 큰 도구가 되었다.
여기에 요사채인 묘백당에는 햇빛이 많이 들어 정신수양에 그만이다. 대강백 백운 스님이 천진암을 방문하면서 한 요사채를 보고 주지 정관 스님에게 물었다.
“이 당우 이름이 무슨 뜻인지 아시겠소?”
정관 스님이 묘백당이라고 말하자, 백운 스님은 “아침이 밝은 집, 참으로 아름다운 이름”이라고 칭송했다.
묘백당은 동쪽을 향한 집이다. 특히 아침 햇살이 가장 많이 들어온다. 흔히 수행을 강조하는 ‘심검당’, ‘적묵당’ 등을 이름으로 쓴다. 인위적이지 않다. 수행은 원래 자연의 섭리를 따르는 것이다. 심우도에서 동자가 소 등을 따고 피리를 부는 것과 같다.
각진국사의 애민정신 전해져
백암산에는 눈이 많이 내린다. 이웃에 있는 담양군 따뜻한 기운으로 늘 곡식이 풍성하지만, 천진암이 있는 백암산은 늘 함박눈 같은 눈이 흩날리지도 않고 바로 떨어진다. 눈 내린 백학봉을 천진암에서 바라보면 독수리가 날개를 펴서 날아가는 모습이다.
특히 천진암 주위를 휘감고 있는 비자나무 숲은 고려 고종 때 각진국사가 심어 조성됐다고 한다. 현재 약 5,000그루가 자라고 있다.
각진국사는 당시 유일한 구충제였던 비자나무 열매로 마을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절 주변에 심었다고 한다. 실제로 1970년대까지도 스님들은 비자나무 열매를 거두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백양사 비자나무는 분포상 북쪽한계가 되므로 학술적 가치가 인정되어 천연기념물 153호 지정돼있다.
사찰음식 통한 포교에도 앞장
백암선원 울타리 안내는 탱자나무가 있다. 탱자는 사찰의 중요한 양념으로 사용한다. 발효를 시킨 탱자는 액으로 만들어 반찬을 만들 때 긴한 양념이 된다. 500년이 되어 비로서 그 역할을 하는 천진암의 식량이 되는 나무이다.
천진암에서는 이런 자연재료를 토대로 최근 사찰음식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특히 주지 정관 스님은 사찰음식 전문가로 유명하다. 정관 스님은 비구니 참선도량인 천진암에서 사찰음식템플스테이를 진행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누구나 미리 예약을 하면 제철의 절밥을 먹을 수 있고, 사찰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천진암=양행선 광주전남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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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선원 내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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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둘러볼만한 곳
▲ 백양사
처음에는 백암사라고 하였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8교구 본사이며 장성, 담양, 나주, 영암 등에 있는 사찰을 관할한다. 631년(무왕 32) 승려 여환(如幻)이 창건하고, 고려시대인 1034년(덕종 3) 중연(中延)이 중창한 후 정토사(淨土寺)라 개칭하였다. 1574년(선조 7) 환양(喚羊)이 백양사라 이름하였다. 당시 환양선사가 절에 머물면서 염불을 하자 흰 양들이 몰려오는 일이 자주 일어나자 이를 보고 사찰이름을 백양사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전한다. 이후에도 여러 차례 중건을 거쳤다.
사찰의 주요 건물로는 환양이 세웠다는 극락전(極樂殿:지방유형문화재 32)이 가장 오래되었고, 대웅전(지방유형문화재 43)은 1917년 만암(曼庵) 스님이 주지로 있으면서 백양사 중건 때 지은 것으로, 석가모니불·보살입상·16나한상(羅漢像)이 봉안되었다. 또한 같은 해에 건립한 사천왕문(四天王門:지방유형문화재 44)과 1896년경에 세운 명부전(冥府殿)이 있다.
▲ 용흥사
백양사의 말사로 백제 때 창건되었다고 한다.
본래는 용구사(龍龜寺)라 했는데, 조선 숙종(재위:1674∼1720) 때 숙빈(淑嬪) 최(崔) 씨가 이 절에서 기도한 뒤 영조를 낳자 이후 절 이름을 용흥사로 바꾸었으며, 산 이름도 몽성산으로 고쳐 불렀다. 이 때부터 50여 년간 절이 발전하여 한때 산내 암자만도 7개나 있었고 큰스님도 머무르며 불법을 폈다고 한다.
19세기 말에 의병의 본거지로 쓰이다가 불에 탄 것을 박항래(朴恒來)가 중건하였다. 1930년대에 백양사 정신(定信)스님이 대웅전과 요사채를 세웠으나 1950년 6·25전쟁 때 다시 불에 탔다. 1957년에 중창하고 1970년대에 대웅전을 새로 지었으며, 1990년대부터 대대적인 불사를 일으켜 오늘에 이른다.
현재 건물로는 대웅전과 미타전을 비롯해 몽성선원, 요사채 3동, 사천왕문이 있다. 유물로는 보물 제1555호로 지정된 용흥사범종이 잘 알려져 있다. 그밖에 희옥(熙玉)과 일옥(一玉)·쌍인(雙忍) 등의 부도가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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