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시강좌 60강
이번주 디카시 강좌에는 강승희 시인의 <윷놀이 한 판>과 황재원 시인의 <굽힘의 단상> 두 편을 소개한다.
1. 인생의 깊이로 바라본 윷놀이 한 판, 사색과 사유를 꺼내다.
윷놀이는 정월 초하루부터 대보름까지 즐기며, 4개의 윷가락을 던지고 그 결과에 따라 말[馬]을 사용하여 승부를 겨루는 민속놀이다. 윷놀이 한 판을 인생이란 통큰 한 판으로 비유하고 있는 가운데, 결국 시작점으로 갈 수 밖에 없음을 진술하고 있다. 특히, '먼저 출발했어도 잡힐 수 있고 / 우연 같아도 저마다 기술이 있다'와 같은 삶의 철학이 깃든 시적 언술로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성찰하고 있다. 강승희 시인의 사색과 사유가 빚어낸 작품, <윷놀이 한 판>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디카시
'각기 다른 속도와 방향으로 전진하다 / 맨 처음으로 돌아와야만 끝나는'의 시적 진술을 통해, 진솔한 인생의 깊이와 동시에 자기 미학이 구축되어 삶의 장중한 노래가 울려 퍼지고 있다.
2. 유연한 굽힘의 자기 절제는 절대 비굴하지 않고 오히려 빛난다.
유연한 삶의 가치는 절대 비굴할 수 없다. 꺾이고 구부러진 몸으로 '너와 나의 빗장이 되어'와 같이, 서로 빗장을 걸어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 시대 자화상을 빚어내고 있다. 영글수록 고개를 숙이는 벼의 모습은 겸양지덕(謙讓之德)의 황금빛 빛깔로 물들이듯, 시인은 굽힘의 삶이야말로 자기 완성의 근원임을 일갈하고 있다. 인생의 고비마다 휠 줄 몰라 부러지는 것이 다반사인데, 황재원 시인은 <굽힘의 단상>에서 굽히고 또 굽히며 이웃과 어울려 살아가는 우리 민중의 삶 또한 그려내고 있다.
'어느 한쪽 도려내지 않으면 풀리지 않을 / 붉은 실타래와 같은 연이다'에서 누군가의 아픔으로 완성되는 인연의 연결 고리가 눈길을 끈다. 마치 삶의 칸들이 구부러져 철로 변의 곡선을 돌파하는 고독한 인생 열차의 여정 또한 엿볼 수 있다. 영상 기호와 문자 기호가 절묘하게 연동되어, '굽힘의 미학'이 펼쳐지고 있다.
균형을 파괴해야 비로소 새로운 창조의 길이 생긴다. 굽힘은 스스로 자신의 균형을 깨뜨리는 삶이다. 그런 삶 속에서 상생의 연결 고리를 통해 변화의 길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디카시는 1초 또는 3초 짜리 한 편의 기획 영화이다. 디카시를 창작하는 작가가 곧 영화감독의 입장처럼 구성안 기획도 가능하다. 가령, 경남정보대학교 평생교육원의 <베트남 디카시 문화기행> 강좌처럼, 베트남에 여행 가기 전에, 미리 베트남 문화의 이해 뿐만 아니라, 실제 기행 간 살펴볼 명소 등을 착안,이를 디카시와 접목시켜 국가 여행 디카시의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완성도 높은 디카시 창작의 실제를 보여주고 있다.
디카시는 디지털 세상에서 감성 치유의 고유 영역을 가지고 있다. 디카시를 사랑하면 할수록 세상을 모두 디카시 신대륙으로 바라보게 된다. 디카시 소재별, 형태별, 주제별로 전문적 세계를 구축한 디카시인은 디카시 콜럼버스가 될 수 있다.
디카시는 대한민국이 종주국이다. K-디카시 열풍이 불고 있다. 국제 한글 디카시 공모전을 통해 디카시 세계화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
디카시는 SNS의 날개를 타고 디지털 세상 곳곳을 밝히는 디지털 유성이다. 디카시 창작을 위해 좋은 습관을 가지고 있느냐 여부에 따라, 기회가 생길 수도, 사라질 수도 있다. 그 기회는 생활 문학의 끝판왕이 디카시임을 증명할 것이다. (끝)
[금주의 디카시]에는 박동환 시인의 <그대에게>를 소개한다.
#금주의디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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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길'은 행복을 향해 가는 길이다. 이 길 안에는 믿음, 소망, 사랑의 길이 혼재되어 있다. '하얀 드레스-꽃길-멩세-그대에게 가는 길'로 이어지는 시적 전개 속에는 그대에 대한 절절한 사랑 노래가 전해지고 있다. 한마디로 아름다운 중년의 연가를 부르고 있다.
비록 물질적 행복이 아니더라도 동반자를 위한 정신적 행복을 추구해온 박동환 시인의 소박한 사생관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동반자에게 바치는 세레나데가 가을 창을 흔드는 하늬바람 소리처럼 우리 가슴을 물들이고 있다. 박동환 시인의 <그대에게>는 아내 바보의 전형이 아닐 수 없다.
<그대에게>는 가을 길목을 지키는 황국(黃菊) 같은 성숙한 사랑의 결정체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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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는 SNS의 날개를 타고 빛보다 빠른 속도로 전달되는 멀티언어다. 스마트폰이 켜져있을 때 디카시 박동소리 즉, 디카, 디카, 디카 소리가 들리면 디카시를 자신의 심장처럼 여기는 우리 시대 진정한 디카시 영웅이다."
정유지(부산디카시인협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