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 의 프리미어 시리즈 블레이드 네 자루를 테스트 용으로 제공받았습니다. 프리미어 시리즈는 버터플라이코리아/신남무역과 아디다스코리아/시넥틱스그룹의 기술적 영업적 노하우를 듬뿍 담아 새롭게 런칭된 국내 메이커 ITC 의 첫 블레이드들입니다. ITC TT 와 고슴도치님의 소개글이 이미 포럼에 올라오면서 많은 분들의 기대와 관심이 집중되던 제품군이라 저도 내심 속히 테스트해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었고 또 관심이 큰 만큼 의무감과 부담감도 못잖게 짊어지게 되네요.^^ 제가 받은 제품들은 다 ST 그립이고 무게도 잘 선별해서 마침 딱 원하는 범위 내에서 고를 수 있었습니다.
이름 뒤에 붙은 부제에서 블레이드의 구성이나 특수소재의 종류 등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XC 는 히노끼 표면의 파워풀한 카본 블레이드. XQ 는 히노끼를 네 겹 사용하고 중심층만 다른 목재를 쓴 히노끼 오겹합판. XR 은 화이트애쉬 표면에 레드플렉스 카본을 특수소재로 사용한 이너파이버 구성의 목판. 레드플렉스 카본은 붉은색의 섬유와 카본 직조물로 아디다스의 라딕스 시리즈에 쓰인 소재와 같죠. XF 는 XR 과 기본적으로 같은 구성에 특수소재만 블루플렉스 파이버를 사용한 목판. 좀더 깊게 잡아주고 감싸안는 타구감을 위한 특수소재랍니다.
XC 와 XQ 는 상급자는 물론 중급과 초보까지 아우르는, 우리 동호인들 누구나 편히 사용할 수 있을 만한 범주에서 파워와 스피드를 기본으로 갖추고 있는 목판들이고, XR 와 XF 는 좀 더 충실한 기본기와 임팩트를 요하는 선수용 스펙의 목판들입니다. 저는 처음부터 XC 에 관심이 갔습니다. 셀룰로이드 공을 쓸 때였으면 XR 과 XF 쪽에 더 눈이 갔을 텐데, 폴리공을 계속 쓰면서 보다 무겁고 보다 쉽게 파워가 나오는 힘있는 블레이드를 필요로 하게 되면서 자연히 그렇게 되네요. 그렇기에 요즘엔 여러 해 관심 밖이던 프리모라츠 카본을 다시 영입하여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고 이 프리미어 시리즈의 테스트도 자연스럽게 XC 먼저 하게 될 겁니다. 이 글은 우선 프리미어 시리즈를 소개하는 용도로 맺을 생각이고 아직 정식 출시까지 충분한 시간이 있으므로 여유있게 테스트하면서 우선 2탄에서 첫 제품으로 XC 의 사용기를 올릴 예정입니다. 프리모라츠 카본이나 기타 비슷한 구성과 비슷한 목적을 갖는 블레이드들과의 비교가 주로 이루어질 거구요. 첫눈에 보기에도 XC 는 그 두께나 구성이 이제껏 거의 없던 틈새를 노리는 야심찬 작품인 것이 보이는데, 곧 프리모라츠 카본과 슐라거라이트 사이, 스트라이크 카본과 파이버텍 익스트림 사이.. 그런 거죠. 딱 제가 바라던 그겁니다.^^
3탄에서 다룰 XQ 는 자연스럽게 버터플라이 요니에르나 히노끼 쉐이크 크라이저, 안드로 벨로시티, 다커 히노끼 합판 등과 비교하게 될 텐데, 히노끼라는 재질의 특성 상 혹시 이제껏 있었던 그들과는 전혀 다른 퍼포먼스를 보일 가능성도 농후하여, 아예 처음부터 맘 비우고 객관적으로 테스트할 생각입니디.
XR 과 XF 는 저보다는 더 훌륭한 실력을 가진 분들, 최소한 오픈 2부 이상에서 선수까지의 기본기와 임팩트를 갖춘 분들의 후기가 꼭 필요한 제품군이므로 아마도 4탄에 두 개 묶어서 서로의 비교 사용기 스타일로 쓰게 될 것 같군요. 정식 출시 전까지 열심히 사용해보고 최대한 객관적인 테스트 후기를 올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 사용기가 올라오면 많은 분들이 지름신을 부르는 주문으로 인식하시는데^^ 얘들도 그럴 가능성이 매우 높군요. 그런데 얘들은 진짜 잘 빠졌습니다..ㅎㅎ 성능도 좋을 것 같다는 느낌이 팍팍 옵니다. 오늘부터 XC 테스트 시작합니다.
마지막으로 프리미어 시리즈의 외관과 공통된 점들을 정리해드리고 마칠게요. 헤드 모양과 크기가 독특합니다. 세로 157, 가로 150 의 레귤러 사이즈로 어쿠스틱을 연상케 하는 둥글고 넓은 모습의 헤드입니다. 이런 형태의 헤드에서는 묵직하고 힘있는 타구감과 끝까지 살아나오는 회전의 종속을 기대할 수 있겠지요. 무게감은 좀 느껴질 것 같구요, 살짝 부담스런 무게감은 러버 조합과 그립으로 상쇄할 수 있을 겁니다. ST 그립은 단면이 매우 특이합니다. 이제껏 보지 못했던 그립입니다. 아래위가 완전히 평평하고 옆은 둥근 듯 모난 듯 라운딩 처리되어 있는 넓고 굵은 파지감의 그립인데.. 프리모라츠 카본의 ST그립을 눌러서 옆으로 좀 펼친 것과 비슷하려나요.. 옛 안드로의 그립과도 비슷하면서 더 넓고 굵게 잡힙니다. 그렇다고 부담스럽게 굵은 게 아니라 블레이드 면을 아주 정확히 느낄 수 있으면서 흔들리지 않을 만큼만 굵습니다. 참 잘 설계된 그립입니다. 둥근 와이드 그립과 평평한 각진 그립의 장점만을 합쳐놓은 듯한 그립감입니다. FL 은 잡아보지 못했습니다. 고슴도치님께서 FL 을 쓰시니 후에 상세히 설명해주시겠죠.^^ ITC 의 프리미어 시리즈, 기대 가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