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졸업식
장호가 벌써 중학교 졸업을 한다. 코흘리개에서 어엿한 청년의 모습을 하고 있다. 마음속도 깊고 넓어 든든하다. 어제는 외출하여 집에 돌아와 보니 가위에 까만 그을림이 묻어 있고 상처가 나 있다. TV 선과 컴퓨터 마우스와 키보드 선을 뚝 잘라 놨다. 아들의 대단한 결심에 찬사를 보내면서도 짜식의 거침없는 결단에 머리가 쭈뼛하니 선다. 마음 같아선 TV와 컴퓨터를 죽도로 후려쳐 부수고 싶었다나.
그래, 중학교 생활을 접고 고등학교 과정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거다. 너의 지금 그 마음과 다짐이 흔들리지 않고 꼿꼿하게 발전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봐 주마.
아들아! 미안하다, 많이 챙겨주지 못해서. 장호야! 사랑한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 깊은 마음으로. 자, 이제 너의 인생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하루하루가 한순간으로 이어져 너의 모든 정열을 쏟아내어 최선을 다 하는 멋진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 졸업 축하해! 아 참, 장호를 위해 무얼 선물할까 많은 나날을 고민했지. 네가 성숙한 모습 이후 영원히 기억에 남을 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치장을 좋아하고 멋을 부릴 줄 아는 녀석이니 '목걸이'를 준비했다. 다행히 네가 흡족하게 맘에 들어 하고 고맙다고 하니 어깨에 양 날개를 단 것 같이 기분이 상쾌하고 가벼워 날아갈 것만 같구나. 훗날 너의 아내가 생겨 교체해 줄 때까지 소중하게 간직하길 바란다.
늘 한결같은 마음 변치 않고 기억하며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