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지만..
출발하기전에 꼭 늦는 사람도 있고, 먼가를 빠트려 다시 집에 다녀오는 사람들이 꼭 있다.
아직 어린 아이를 맡기고 와야 하는 단원과 특별히 더 아름다워야 하는 반주자가 이번에
당첨이었다. (드레스를 현관 신발장에 걸어놓고 왔다나 머라나...청바지입고 연주할순 없잖아~)
십대처럼 디자인된 단체티를 입고 출발하는 우리 단원들은 소풍가는 여고생같았다.
아마도 대회가 아니고 대회를 축하해주러 가는 여유로운 마음 때문이었을게다.
출발하자마자 밀리는 도로를 재빨리 확인한 멋진 기사님이 차를 돌려 소래길로 빠져나가는
덕분에 우리는 한숨을 돌리고 편하게 수다를 떨면서 금산 휴게소에서 산채비빔밥을 먹고
조경까지 잠시 감상하는 여유를 누렸다.
대진 고속도로는 이차선도로지만 통행량이 많지 않아서 자연을 감상하기에도 참 좋았다.
모두들 수다에 여념이 없는데,
어제밤에 새벽까지 작은애 열감기에 고생한 나는 두차례나 토하느라고 정신이 다 없었다.
속 울렁거림은 통영의 맑은 바다를 바라보면서 가라 앉았다.
생각보다 대회에 출연한 팀들이 적어서 우린 도착하자 마자 장승포에 위치한 거제 예술회관의
분장실에서 드레스부터 갈아입었다.
마지막 한 팀이 대기실에 들어 갔다는 소리를 들은 우리는 정신이 다 없었다.
분주하게 머리하고 화장 다듬고 드레스 확인하고 오분여나 조율했나 바로 대기해야 하는
급박한 상황인데도, 우리 단원들 진짜 그럴때보면 프로같다.
5시간 넘게 버스에 구겨진채로 왔는데 기락지도 다 못 펴 본채 소리를 내다니..
이런게 바로 프로 아닐까?
예쁜 소영씨의 솔로로 시작한 케롤키드 버젼의 웬아이드림은 차분했다.
경연자들에게 편안한 감상의 기회를 주자는 선생님의 배려가 돋보이는 탁월한 선택이었다.
어느 순간에서도 선생님 손에서 눈을 떼지 않는 단원들은 실수를 할수 있는 상황이었는데도
차분하게 잘 대응해 감미로운 하모니를 선사했다.
박수를 받은 우리는 비장의 씨엠송 모음을 시작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가운데 소영씨의 쏠로 마무리 멘트 "냉장고는 디~오스" 터지는 웃음.
이정도는 웃어줘야 음악을 아는 사람들이지...아암...하하하핫~
먼저 잠깐만 공익광고를 하고 맑고 고운소리 피아노를 선물하고 브라보콘 먹으면서
열두시에 데이트도 하고 온 국민이 즐겨먹는 새우깡을 팔때는 음악성까지 같이 선물했다.
고가의 옷이라 팔기 힘들었지만 옷장사도 훌룡히 하고 비벼먹는 팔도 비빔면에선
섹시하고 도도한 경미언니의 멋진 깜짝쑈까지 연출되었다.
메조의 쥬시후레쉬로 시작한 껌 후식도 좋았지만 트롯리듬의 포테이토칩은 정말 색달랐다.
엘토의 초코칩쿠기 판매에선 큰 웃음이 터졌고 비비꼬인 스크류바에선 절정을 이뤘다.
상큼한 소프라노의 오란씨를 한모금 마시고 힘차게 해적의 모습으로 고래밥까지 다 팔고나니
우뢰한 같은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봤지...우리 작년 우승팀 맞지!!)
한차례 인사를 하고 나서 살짝 쎅시한 율동을 곁들인 닐리리맘보를 부를때 관객들은
박수까지 치면서 환호해 주었다.
개인적으로 만족할수 없는 무대였지만 정말 즐겁고 행복한 무대였다.
옷도 못 갈아 입은채 숙소를 향한 우리 단원들은 짐을 풀고 잠시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지세포의 소박한 횟집에서 저녁을 먹은 우리는 흥겨운 기분을 노래방에서 풀었다.
친구를 만나 노래방의 흥겨운 분위기를 같이 하진 못했지만 잠시 숙소에 먼저 들어간다는
인사를 하러 들어갔을때 이주사님의 흥겨운 노래에 선생님과 단원들 모두
멋진 백댄서가 되어 있었다.
노래방에서의 흥으로도 모자란 큰언니 몇분은 기분을 더 이으러 갔었는지 우리방의 한 단원도
늦게 들어와 나의 잠을 깨웠다. (덕신 언니 용서해 주께요~)
이틀째 우린 작년에 못가서 너무 서운했던 외도를 관광할수 있었다.
일주일동안 날이 안 좋아서 관광을 못 했었다는데 일기가 좋아서 너무 감사했다.
관광코스를 설명하는 선장님, 오징어 장사를 더 잘 하신다. 하하하하..
외도는 정말 많은 사람의 손길이 간 흔적이 역력했다.
외국의 한 섬을 방문한 그런 인상을 주었고, 너무 정결한 느낌이었고, 개인적으론
너무 인공적인 느낌이 들어서 낙엽이 떨어진 오솔길이 그리웠다.
해금강의 십자굴이 아니었음 조금 서운했을수도 있었을터인데 다 보아서 아주 좋았다.
외도관람후 거제포로수용소 옆에서 멍게 비빔밥을 먹고 우린 역사의 현장을 탐방했다.
자칫 잘못 알고 지나갈수 있었던 역사 공부를 정정할 기회이기도 했다.
시간이 허락되어서..친구의 소개로 진주 남강개천예술제의 일환 유등축제를 감상할
기회를 가질수 있어서 더욱 좋은 귀경길이었다.
인천도 더욱 발전해서 진주남강 개천 예술제보다 더 좋은 행사를 할수 있었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소래포구 축제가 더 발전하면 그렇게 되려나?
산창휴계소에서 우동과 라면, 김밥과 국밥으로 저녁을 간단하게 먹은 우리는 늦은 귀경을 했다.
버스안에서 잠시 소란한 음악에 춤추는 언니 몇분이 없었다면 아줌마같지 않았을터인데..
춤춰서 우리를 웃게 해 주신 언니들 감사드려요 ^^
이모든 일정에 끝까지 참석못하고 귀경한 김귀철 선생님(멜빵때문에 먼저 가신건 아니시죠?)과
몇몇 단원님들너무 아쉬우시죠?
늘 단원 뒤에서 시작부터 끝까지 노심초사하시는 이경애 회장님과 일정하나하나
체크하는 옥경 총무님과 땀흘리며 뛰어주는 이주사님 우리의 발이 되어서 움직여주신 멋쟁이
기사님 모두 제자리에서 맡은 역할 훌룡하게 소화하는 정말 아름다운 단원님들..
이모든걸 이백프로 더 아름답게 빛나게 조율하는 김귀철 지휘자 선생님, 그리고 파트너 진범씨.
남동구 여성 합창단이 발전하는 원동력이겠지요.
거제의 쪽빛 바다를 언제 다시 볼수 있을까요.
우리를 챙겨 주시느라고 고생한 거제시청의 계장님, 우리 단원 모두가 사랑하는거 아시죠?
이밤이 깊어가고 내일이 오면 정기 연주회를 위해서 다시 모이겠지요.
사랑하는 단원님들 힘내서 인생최고의 정기연주회를 만들어 보자구요.
빠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