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동반자 127 공사를 맡았는데, 장비가 모자라거나 없으면 우리가 삼진에서 장비를 세 로 빌려야 할판이잖아? 그렇게 일을 할 정도로 삼우가 멍청하지는 않으니까, 네가 걱정하는 일은꿈에서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번에 공사가 본사와 하청을 구분할 수 없이한 까닭에장인도 고심을 많이 하셨을 거야. 네가 들은 대로 설명을 잘해 드리도록 해. 장비를장인 회사에서 옮기고, 장인회사에서 인수를 다 받을지라도, 그 재산권이 삼우에있으니, 본사의 일을 돕는 차원이라고 생각하시라고 말씀드려라. 삼우가 손이 워낙모자라는 상황이라서 일이 불투명하게 진행된 것이니, 의심하지 마시고 사위를 굴뚝같이 믿으시라고 해. 이렇게 하자, 어차피 해결해야 할 일이니 이번 기회에 아예 매듭짓는 것이 서로에게 좋겠다. 내가 삼우에 말해서 어차피 인력이 모자라니 삼우와삼진이 공동으로 장비를 옮기고, 인수는 삼우에서 받아서 당장에 필요한 장비만 삼진에게 세로 빌려주는 것으로 진행 하겠다. 그럼 되겠지? 하하하 삼우에서 실수 한 것은내가 한 거나 마찬가지야. 내가 실수를 인정한다. 세는 쓰는 대로만 받도록 하지.”
진혁이 정길의 말을 듣자, 정길의 손을 잡으며 기뻐한다. 어마어마한 장비대금으로인해서 회사 간부들도 걱정들이 많았는데, 말을 하지 않았는데도, 정길이 알아서 일을해결했으니 막혔던 가슴이 일시에 뻥하고 뚫린 것 같아, 자기도 모르게 정길이가자식인 것도 잊고 손을 잡고 흔들었다, 그만큼 신경이 쓰였던 것이었다.
“네가 현장에 있으면 안 되는 일이 없구나. 장비를 인수 받는다 하면서도 여간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이제 한 시름 놨다. 그럼 주도권을 삼우에 맡기고, 우리는우리가 쓸 장비를 세 로 인수 받는 차원에서 협조 하는 것으로 하면 된다는 거지? 그래 수고 했다, 일병이가 사위가 된 다음에는 어떨까 몰라도, 아직은 말하기가 좀 계면 적더라. 네가 목숨만 건져온 것이 아니고, 오자마자 회사 숨통도 틔었다. 회사 간부들도 걱정들이 많았었다. 공사자체가 뒤죽박죽 진행이라, 인부들 인건비나제대로 줄 수 있을지 대책이 안서서, 벙어리가 냉가슴 앓듯 삼우 눈치만 보고 있었다.그런데 네가 그걸 한눈에 알아보고 해결했구나.”
정길이 집에 들어가 보니, 모친이 방에서 아이 둘의 자는 모습을 바라보며 앉아있다. 모친의 얼굴에 떠올라 있는 표정이, 쳐다보기도 아깝다는 듯이 보고 있는지라, 정길이 피식 웃는다. 어찌되었던 자손이 귀한 집이다, 금쪽같은 손자들이 아닌가.정자에게는 자식보다 더 귀한 손자들이다. 손자가 둘이니 마음이 뿌듯하다.
“두 아이들이 자는 걸 봐라. 낳은 사람이 틀리는데도 어쩌면 이렇게 닮을 수가 있냐?선진이는 너를 닮았고, 선지는 제 어미를 닮았는데, 그렇게 따로 보면 다른 아이둘이, 같이 누워있으니까 한 배에서 나온 쌍둥이 같이 닮았으니 너무도 오묘하구나.옛날 같으면 여자 둘을 데리고 살아도 큰 흉이 안 되서 대수로 넘겼지만, 지금 시대는그렇지 않아서 선진이가 불쌍하다. 제 어미도 불쌍하고, 선진 어미가 말을 나눠보니정말 맏며느리 감인데, 어쩌다 너 같은 바람둥이 놈을 만나서 마음으로 생고생 이다.그렇다고, 저 천사와 같은 복덩이 선지어미에게 두 집 살림을 인정해 주라고 할 수도없고, 나쁜 놈, 그 때 그냥 뛰쳐나와야지. 지금 너로 인해 몇 사람이나 마음을 다치고있는 줄 알기는 알고 있는 거냐? 휴! 얘들은 태평스럽게 잘도 자는구나.”
“저 아이들이, 할머니를 뺏기 위해 시샘을 할 줄 알았더니, 저렇게 사이좋게 어울릴 줄은 몰랐어요. 할머니도 필요 없이 둘이서 얼마나 잘 노는지, 지금도 이유식 먹고.둘이서 형 먼저, 아우 먼저 하고 잠이 들었데요. 내가 자식 복이 많은가봐. 호호호호걱정을 조금 했었는데, 아이들이 너무 고마워요. 자기도 자식들 복이 있는 거야. 둘이싸우면 자기는 누구 편을 들 거야? 선 듯 대답 못 하겠지? 난 선진이 편을 들것 같아.내 자식 보다 그 애한테 애착이 더 가는 걸. 내가 그 언니에게 미안한 감정을 나도모르게 가지고 있나 봐. 아가씨가 그 언니의 얘기를 하는 걸 보고, 자기에게 언니에게가서 등을 두 둘 겨주라고 말하고 싶은 걸 간신히 참았어요. 자기, 우리 이일에 대해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은 없는 것일까? 내가 무심한 것은 아닐까? 물건이라야 반쪽씩나누어 갖던지 하지. 아유! 오빠 이럴 때는 정말 미움이 막 솟구쳐 올라요. 여자는무슨 죄인가 몰라, 아기는 남자들이 나아야 하는 건데, 호호호호 그러면 함부로 바람피울 생각을 못 하잖아? 그렇지? 다음부터는 자기가 애를 낳아. 알았지?”
‘이 착하고 착한 여자야 그러니까 누나가 함부로 못하는 거야, 그렇지 않았으면 그 남자 같은 성격의 여자가 너 나가, 내가 애기를 먼저 낳았으니 내가 본처야, 그러면서 쫓아내고 말았을 걸, 내가 마냥 휘둘릴 정도인데, 숙이가 너무 착해서 어쩌지를 못 하는 건 줄 알아야 돼.’
“숙아, 난 너무 약한 거 같아. 어느 때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사람을 총으로 쏘면서도, 지금 아이들 얘기를 하는 숙을 보면, 내 가슴이 정말 찢어지는 거 같아. 왜! 이 착한 여자에게 나는 못할 짓을 하고 있는 걸까 하고, 그러면서도 기회가 오면, 숙의 가슴 아파할 짓을 또 하는 걸 보면 마음이 약한 것인지, 아니면 양심이 없는 건지알 수가 없어. 그래도 죽음의 순간에 숙만 떠오른 것을 보면, 내가 숙을 사랑하는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이고, 어느 것이 맞는 거지? 숙아 나는 숙만 좋다고 한다면,무인도에 가서 숙과 둘만 살고 싶어. 선지도 선진이도 둘 다 집에 맡기고, 그저과일이나 따 먹으며, 물고기나 잡아먹고, 그러면서 죽을 때까지 둘이서 살고 싶다.숙이 얼굴만 쳐다보고 살아도 전혀 지치거나, 지겹다거나, 심심하지 않을 거 같거든.우리 그럴까? 제대하자마자 떠나자. 종자로 쓸 곡식의 씨와 낚싯대와 이불만 가지고.” “호 호 호호 아이고, 그만 좀 웃겨요. 씨와 낚싯대는 알겠는데, 이불은 왜 가지고가는데요? 선진이 선지도 싫다면서 이불은 가지고 가서, 거기서 애기가 생기면 또 집에 맡기고 섬으로 돌아 올 거야? 아유 웃겨라, 하루 종일 사랑하고, 고기 잡아먹고,사랑하고 과일 먹고 자고, 그리고 부지런히 애들을 집으로 나르면, 집에서는? 호호호 아예 고아원을 차려야 하겠네? 깔깔깔.” “하하하하 그렇게 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숙아 선진이, 출생신고 일 년 위로 했지? 생일이 빨라서 일 년 위로 했어도 학교생활에 별 지장 같은 없겠지?”
자신의 속을 드러내지 않고, 오히려 정길을 위해 신경을 쓰는 은숙이 너무 애처로워 보인다. 아니 정말 도통한 사람 같아 보여 정길은 머리를 갸웃 거린다. 자신이 이런지경이라면 아마 서방의 머리를 죄다 뜯어 놓을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무어라고변명을 할 수도 없는 일 아닌가. 정길이 가만히 은숙을 안아 옆으로 뉘이며 길고긴 입맞춤으로 은숙에 대한 미안함과, 사랑과, 감사와, 자신의 마음을 보인다.
“내일 삼우에서 장비운송 팀이 옵니다. 우리 회사와 같이 옮기는 것이지만, 화물주가삼우라 우리는 당장 쓸 장비만 인수받고, 본사인 삼우를 위해 돕는 차원입니다. 그래도우리에게 일을 주는 본사이니, 협조를 시시하게 해서는 곤란 합니다. 우리들이 하는작업은 운송에 걸림돌이 되는 것을 제거하고, 차량이 통과한 후에는 다시 복원 하는작업입니다. 운송차량들은 모든 차에 우리 회사직원과 삼우가 각 1 명씩 탑승합니다. 삼우와 협동으로 하는 작업이니 제거든 복원이든 완벽하게 처리해서 나중 문책 당하는일이 없어야 하겠습니다. 재빨리 제거하고 복원해야 하는 일이라 35 세 이하로 팀을구성했습니다. 나하고 삼우에서도 팀장이 한명 옵니다. 일이 발생 할 때는, 나에게나삼우 팀장에게 보고를 하면 됩니다. 무전할 때 호칭은 생략합니다. 도착장소는 1차로수원현장 까지 가게 됩니다. 작업 시에 필요한 장비나 공구를 확인하기 위해 전원이운송구간을 가며, 오며 사전답사를 합니다. 삼우는 따로 답사를 할 겁니다. 내일그 팀과 만나 진행을 의논하고, 모레 운송작전이 시작됩니다. 질문 있으면 하십시오,”
“전 부장님, 우리가 인수해야하는 장비 목록과 인수받으신 물품이 이상 없습니까? 이상이 없으시면 여기 확인을 부탁드립니다. 다음 현장으로 이동할 준비를 바로시작해야 합니다. 이번에는 삼우의 현장으로 가는 것이라 부담이 덜 되는 군요.우리가 거드는 거니까요. 예? 아! 제가 이번에 겪은 일을 들으셨어요? 거의 죽었다 살아왔습니다. 하하하 격려의 말씀 감사합니다. 전 부장님이 우리 회사로 오셔서 큰힘이 됩니다. 고속도로가 정말 장비싸움 이네요. 전 부장님이 계시니 이쪽은 문제가없는데 ,아파트 쪽은 어떤지 모르겠어요. 여기 작업이 끝나는 대로 가보려고 합니다, 교육도 받았고, 현장에서 일하던 분들을 간부로 영입해서 별 문제야 없겠죠. 귀대하기전에 제 전공인 현장의 안전문제나 점검해보려고 합니다. 수고하십시오.”
무사히 장비의 인수인계가 끝났다. 사전에 준비를 잘 했고, 장비대금의 문제가 가름이 나자, 정길네 팀들은 부담이 없이 돕는 입장에서 일을 했다. 그래서인지 모든 운반과정의 문제점들이 정길의 눈에 더 환히 보이는 것이다. 덕분에 예정보다 사 일이 앞당겨 장비 인수인계 일을 끝냈다. 약 보름 간 각 현장으로 필요한 장비를 인계하고, 나머지 장비는 삼우 본사에서 보관하기로 했다.
“수철 형, 아파트현장에서 공사 진행 중에 발생하는 문제 중에 해결이 어려운 것은없어요? 인부들 안전문제는요? 공사 진척 상황은 어때요?” “공사 진척은 빠른데, 안전문제가 아무리 교육을 해도, 자재운반 시와 콘크리트 타설 시 작은 사고가 그치지 않는다, 5층이라 각층마다 믹서기나 레미콘에서 받은반죽을 기중기를 사용하여 올리는데, 외발 구루마(리어커)로 받아서 타설할 때, 너무위험하다, 자재를 기증기로 올릴시 에도 그렇고, 거푸집에 반죽을 타설 할 때도그렇고, 거기에 대한 마땅한 대책을 세워야 돼.” “내 생각은 간단할거 같은 걸. 십장이나 반장들 중에 능숙한 자를 조교로 활용해서현장마다 교육을 시키고, 그런 다음에 조를 짜서 조별로 운영하고, 임금에 차별을두면 서로 경쟁이 돼서 사고도 안 생기고, 일도 빨라지지 않을까? 잘못 생각한 건가? . 영원한 동반자 128.
물론 현장이 커서 교육시키기가 어려운 점도 있지만, 교육하는 시간이 그렇게 오래걸리지는 않을 거 같아. 교육을 잘 받고 나서 사고도 안 나고, 돈도 더 받는다 하면싫어할 사람이 없을 걸. 다른 작업 환경에서도 그렇게 훈련시키면, 자기 자신들이 그일에 전문가도 되고, 돈도 더 벌고 하니까 현장 분위기도 좋아질 거야. 조교로 쓰는자를 더 대우해줘야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사고가 없으면 공기도 단축되고,저절로 안전 교육도 되고 좋지 않을까 싶은데 어때?” “교육을 받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모든 인부들이 교육을 받고 제대로 운영이된다면 효과가 있을 거 같다. 몰려다니는 패를 빼고, 우선 우리 회사 소속 노무자들부터 시작해 보자. 콩크릿 패들이 바로 그 일에 전문가들이라, 그들은 급여 계산도별도로 하는 데, 그 사람들은 일은 빠른데 사고가 너무 빈번해, 사고를 수습하고 나면,오히려 시간이 더 걸리고는 한다, 너무 서둘러서 그런 것 같아. 우리 회사소속들은너무 느리고, 여하튼 네 말 대로 실행을 해보고 나서, 안되면 다시 연구해 보자.”“아직까지 레미콘 펌 푸 차들이 몇 대 안 되서 그러는데, 삼우에서 알아서 하겠지,앞으로 이런 공사가 더 많아질 텐데, 수입을 하던 우리나라가 만들던 하겠지.”
정길 덕분에 일찍 퇴근해서 세 사람이 모였다. 그냥 헤어질 수 없어 단합대회를 하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정래와 수철에게 물어보자 쌍 수를 들어 좋다고 한다.수철이 이 때다 하고 선수를 친다. 오랜 만에 술 생각이 난 것이다.“오랜만에 우리 부부동반 해서 노량진 수산시장에 가자. 내가 한 턱 낼게. 갈래?” “그래, 우리끼리 한번 뭉치자. 자! 그럼 준비들 하고 다들 나오셔, 하하하 문제도 해결되고 매형이 한턱 쓴다고 하고 진짜 기분이 좋다. 자! 나도 우리 희숙씨를 모시러 가야지, 정길아 너도 제수씨 얼른 모시고 나와라.”
여인네들이 3 사람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이자, 그들의 수다와 웃음소리로 인해 남자들 입은 붙어 버렸다. 누가 사든 먹는 사람은 여자인 자기들인 것을 알기에, 거침이 없다. 그저 여자들이 하는 것만 바라보며, 머슴들 같이 마님들의 처분만 기다린다.
“저기요, 여기 모듬으로 큰 거 하나 더 하시고요. 낚지도 두 접시 더 주세요.” “사이다도 3 명 더 주시고, 흠~ 에라! 한 번 봐줬다 여기요 소주도 2 병 주세요. 호호호 어때요? 술 시키니 좋아요?” “우리 정길씨는 멍게를 너무 좋아하는데, 여기 멍게 한 접시 더 주시고요. 해삼도 주세요. 남자들은 다 좋아한다고? 그럼 두 접시씩 주세요.” “와! 제수씨 나 좀 살려 줘, 여기 계산 하고 나면 우리 집 다음 달에는 손가락만 빨게생겼어. 엉? 웃지만 말고.” “정길아, 은숙씨 바람에 이 여자 분들도 회 맛을 알았으니 어쩌면 좋으냐? 뭐? 본래회를 좋아했었다고? 우리들 이제 얼마 안 있어 쪽박 찰 일만 남았다. 무섭다, 무서워,비싼 회를 무슨 국수를 먹듯, 아니 마시듯 하다니 어휴!” “호 호호호~ 하하하 낄낄낄 까르르르~ 너무 재미있네. 오늘 싫 컷 먹고 한 달 동안 뭐! 굶어도 되요, 와아! 왔다 왔어, 어서 먹고 또 시키자.” “정길아, 너 은숙씨 앞으로 회 사주러 갈 때에. 우리 여자분들 회 맛을 알게 했으니 같이 모시고 가라, 알았어? 이왕이면 우리도 불러서 같이 간다면 두말할 것 없이 찬성 이고. 하여간 회 값은 네가 책임져야 한다. 알았냐? 하하하하” “그래 알았다. 형수님, 제수씨, 앞으로는 숙이와 늘 같이 모시고 다니도록 할게요, 다른 것은 몰라도 회는 싫 컷 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정길아 난 회가 별로인데 넌 어떠냐? 나는 회보다는 돼지 목살을 두껍게 썰어서 연탄 불에 지글지글 바싹 구어 소금에 찍어 먹는 게 좋은데.” “나도 회는 별로야, 숙이가 너무 좋아하니까 먹는 거지. 해삼하고 멍게는 조금 좋지만 나도 너하고 같다, 삼겹살이나 돼지 목살.” “나는 배를 타면서 날마다 먹어서인지, 입에 잘 맞는다, 회 맛을 알아서 밥만큼 좋다, 다른 안주나 반찬 보다 회가 더 좋아.”
여자들이 작정하고 먹어서인지 생선회 값이 어마어마하다. 정길이 말없이 지갑을 열어 수표한 장을 수철에게 준다. 수철이 고마운 눈으로 쳐다보며 한 눈을 찡긋 거린다. 좋은 밤이다. 정래는 수철의 비어질 주머니를 걱정하다, 정길의 행동을 보고는 다가가 정길의 어깨를 툭 친다.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이다. 수철도 고마워하는 표정이다.
“우리들 멀지 않은데, 집까지 걸어가자. 강변을 따라 천천히 걸어가도 금방 갈 걸. 술 냄새도 날릴 겸, 부부들끼리 데이트도 할 겸 해서 좋지? 봄바람이 참 좋다.” “정래야, 그 놈들 아직도 거기서 일하냐? 그래? 너무 잘하고 조용해서 걱정이라고? 정말 그 후로는 다시 말썽 안 부렸다는 말이지?” “내가 네 소식을 부풀려서 전해서, 그놈들은 네가 홍길동으로 알고 있다. 이번에 그 얘기를 해 줬더니 턱들이 빠져서, 침을 질질 흘리더라. 화랑훈장을 받고 또 하사로 진급 했다 하니까, 자기들도 군 생활을 해 봐서 잘 알지만, 몇 달 동안에 3 계급 진급한 건 우리나라에서 처음일거라며 자기들끼리 내기하고, 서로 싸우고 하더라니까 하하하하 네 덕분에 내가 다 우쭐했었다.” “하여간 별종 중에 별종이 바로 너다. 덕분에 우리 회사도 유명해졌다. 간첩 잡은 사장님 아들 때문에 앞으로 정부 공사 입찰할 때도, 우리 회사가 그 훈장 덕을 많이 보게 되었어. 하하하하 그럼. 정말이라니까.” “회사에 문제가 있으면 어쩌나 했더니, 잘 풀리고 있으니 다행이다. 이제는 형도 정래도 회사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 되어가고, 이제 나만 제대하면 우리가 힘을 합해서 회사를 더 크게 키워보자고, 진급에 대해서는 염려 마. 누구보다 빨리 빨리 시켜 줄 거니까, 그 동안 두 사람이 아버지를 도와서 이만큼 회사가 큰 거야. 믿고 맡길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몰라. 나도 군대에서 정래나 형 취급을 받고 있는 거야. 인기가 많다는 거지. 군에서 친구 3 명을 친해뒀는데, 잘은 모르겠지만, 그 애들만 우리 팀에 넣으면 우리 여섯 하고 일병 형까지 손을 합한 다면 우리 회사가 이 나라에서 제일 큰 기업으로 설 수 있을 거 같은데.” “그래, 덕분에 우리도 함께 커 보자. 농촌에서 서울에 올라와 이 정도 발붙인 것만 해도 우리는 성공한 거나 다름없다. 그렇지만 네가 더 크자고 하는데, 반대할 생각 전혀 없다.” “남자들은 일 얘기가 지겹지도 않은가봐. 집이고 밖이고 그저 일 일, 여자하고 있을 때는 여자 비위를 맞춰주고, 살랑거려야 이다음에 늙어서 힘없을 때 대우받고, 젊어서도 반찬을 잘 얻어 드실 수 있는 거야.” “하하하하 옆에 마나님들이 계시는 걸 모르고 실수를 했으니, 그저 불쌍히 여기시고 용서하세요. 백조같이 고귀하고, 양귀비 보다 아름다우며, 여왕 같으신 마나님들 말씀 하실 것이 있으면 언제라도 하십시오, 이 머슴들이 지금이라도 귀를 바짝 세우고 듣겠나이다.” “호호 헤 에 헴,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항상 그 마음을 변치 말고, 순종하고, 충성 하고, 돈 벌은 것은 일원이라도 속이지 말고 잘 갖다 바치면 애도 쑥쑥 나아주고, 옷도 빨아주고 반찬도 맛있는 것으로 먹여 줄 것이다. 알겠느냐? 머슴들아 아 호 호 호호 깔깔 까르르.” “아주 아이도 우리가 낳겠나이다. 마나님들이 아이 낳기 힘들어서 그 아름다우신 몸들을 상할까 염려되어 그러하옵니다.” “아유! 진짜 웃겨, 아이만 남자가 낳을 수 있다면 여자들은 정말 천국인데, 그렇지? 그럼 우리는 날마다 모여서 수다나 떨고 놀러나 다니면 되겠네? 못 낳기만 해봐요, 호 호호 말도 안 돼.” “희숙아 강릉에 삼총사 있지? 나하고 같이 은행에 다니고, 우리 집에 세 들어 살던 애들, 우리 서울에 오기 전에 교회도 나왔었잖아? 알지? 그래 그 애들 말이야. 시집도 같이 가고 한 동네에서 같이 살겠다고 하는, 그 애들이 어쩌면 바라던 소원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선지 아빠가 군대에서 같이 근무하고 있는 친구 동료들을 소개 했는데, 동료들이 그 조건을 들어 주기로 하고 지금 편지를 열심히 주고받고 있대. 그 사람들을 우리 회사로 끌어들일 생각인가 봐. 그럼 삼총사 덕에 우리 회사 경리과가 천하무적이 되겠다. 희숙이하고 언니도 회사에 취직하지? 이제 우리 회사도 비서실을 운영해야 하는데, 비서로 근무 해 보는 것이 어때? 희숙이는 전무님 비서로, 언니는 사장님 비서로 근무해 보지 않을래? 한 층만 오르락내리락 하면 되고, 거의가 안 에서만 하는 일이라 힘들지 않아서 할 만 할 것 같은데? 정래씨하고 형부는 어때요?” “숙이가 좋은 생각을 했다. 비서실을 운영한다면 두 분들이 일정 관리하기도 좋고, 소소한 일은 비서가 처리하면 되니, 효율적일 것 같다. 형수와 제수님이 함께 근무하면 심심하지 않을 것이고, 사무실 분위기도 살아나고, 형하고 정래만 좋다면 성사는 내가 시킬게, 상의들 해봐.” “그럼, 우리 마누라들이 우리보다 더 높아지는 거 아닌가? 하하하하 이거 기가 죽는데 나야 무조건 좋다, 돈이 쌓이는 것이 눈에 보이는 걸, 정래 너는 어때?” “그래, 우리가 가족적인 분위기로 사무실을 만들면 사업도, 오시는 손님들도 우선 기분이 좋아서 안 될 일도 될 거야, 단지 전부 유부녀라 좀 썰렁 하겠지만 호호 호 그치? 희숙아 뭐? 우리가 미녀들이라 상관없다고? 그건 또 그렇네 호호호.” “에이! 처녀가 아니라 함부로 하지 못해서 오히려 낫지 뭘, 아예, 여 사환도 지금 한 명에서 한 명 더 구하면 되겠네. 이제는 구멍가게 수준을 벗어났으니, 우리 회사의 면모를 큰 회사 수준으로 올려놔야지. 오늘 당장 말해봐야 하겠다. 그러면 어떤 부정도 파고들 염려가 없지. 대신 두 사람 다 유부녀들이니, 초봉은 적다는 걸 알아야 해요? 하하하하 인상이 구겨지네? 그렇다고 너무 적지는 않을 겁니다.” “그럼, 우리들이 애들 키우려는 시간이 더 멀어지는 거 아니야? 우리들 곧 애 낳자고 약속 했는데.” .
다음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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