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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발리에는 루이 15세 때의 야사(野史)에 대한 애니입니다.
즉, 정사(正史)로 기록되지는 못했지만,
여러가지 기록들을 타고 전해진 역사적 비화들이 애니메이션의 바탕이라는 뜻이죠.
슈발리에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미청년 "데옹" 역시,
프랑스 역사상 실존한 기사로, 프랑스 역사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애니메이션에서 누나의 영혼이 빙의되어 여성화되는 데옹,
그리고 역사 속에 기록된 실제의 데옹.
데옹이라는 인물이 실존인물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에 대해 알아보던 중,
그 두사람의 미묘한 공통점이 제게 흥미를 증폭시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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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루이 15세는 <국왕 기밀국>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다른 나라에 밀사와 스파이를 파견하여 정보를 수집하곤 했습니다.
루이 15세는 굉장히 의심이 많은 왕이었던지라,
그를 받드는 귀족 및 여타 신하들을 신용하지 않았다고 해요.
그래서 그는 그의 수행을 들 사람을 직접 지명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아무도 몰래 비밀경호원을 두기도 했습니다.
이 모두는 바로 위에서 언급한 국왕의 기밀국이라는 국왕 직속의 행정조직에 소속되어
루이 15세 최측근으로서 그를 보좌했던 거지요.
같은 이유로, 그는 주변국과의 외교에 능숙히 대처하면서도,
그들의 외교정책을 끊임없이 의심하여 스파이 파견을 늦추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스파이" 중에 데옹이 있었지요.
그는 자신의 파트너 더글라스와 함께
기밀국 내의 가장 유능한 요원으로 인정받는 기사였습니다.
역사에 의하면, 그들은 프랑스-러시아 우호관계 수립에 중추적 역할을 했으며,
그것이 성공할 수 있었던 핵심이 바로 데옹의 '여장'이었다 합니다.
데옹은 당시 기사작위는 물론이거니와, 대학에서 법률학위까지 수여받은
당대 최고의 엘리트로서 그 장래가 촉망되는 남성이었으나,
여장벽이 있어 드레스 입기를 즐기고, 그 차림으로 무도회에 나서기도 하는 등
여러모로 수수께끼의 인물이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그의 외모는 흡사 여성의 그것을 능가할만큼 아름답고 가녀렸던지라,
여러 귀족남성들이 그의 외모에 반해버리는 일도 빈번했다고 해요.
더욱 더 놀라운 것은, 국왕이었던 루이15세 역시
자신의 애첩인 퐁파드르 후비에게 소홀할만큼 그의 미모에 빠졌다는 것이지요.
(갑자기 왕의 남자가 생각납니다..쿨럭..;;;)
허나 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 뛰어난 검술의 소유자이기도 했고
또한 그 지성 역시 다른 귀족들과 비교되지 않을만큼 넓고 깊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리하여 프랑스 일내에서는
"그는 사실 양성인으로, 자신이 원하는 성으로 자유롭게 변화시킬 수 있다"라는
괴소문 아닌 괴소문까지 돌았다는군요.
데옹은 자신의 이런 미모를 이용, 여장을 한 채로 러시아로 들어갑니다.
당시 러시아의 집권자는 표토르대제의 딸인 엘리자베스 여제였습니다.
러시아는 대대로 영국과 동맹관계에 놓여 있었지만,
정작 여제 자신은 프랑스에 더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기회를 타고 데옹은 더글라스와 함께 엘리자베스 여제에게 접근하여
이내 그녀의 신임을 얻는데 성공하고,
루이15세의 국교서안에 대한 그녀의 긍정적 회신을 받아냅니다.
그는 두 국가의 외교서안의 전달에 훌륭한 소임을 이루어
프랑스와 러시아의 동맹이 이루어지는데 큰 공을 세우지요.
그의 나이 27세 때였습니다.
특히나 당시 러시아의 최대 권력자인 베스투제프백작이 친영파 재상이었기에
그의 공은 더 큰 값어치를 지니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때 그가 사용한 이름이 바로 리아 드 보몽이지요.
애니 보신 분들께선 아시죠? 그의 누이의 이름입니다.
이후에도 그는 여장을 하면 자신을 리아라고 주장하는 괴행동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허나, 곧 엘리자베스 여제는 사망하고,
프로이센에서 시집 온 에카테리나가 여제의 자리에 오르자
그간의 노력은 모두 물거품이 되고, 동맹관계 역시 도루묵이 되고 맙니다.
에카테리나가 프랑스와의 동맹 무효를 선언해버린 까닭이지요.
이에 루이 15세는 발빠르게 영국에게 화해를 부탁합니다.
다시금 동맹국이 되길 청할 때에도 루이15세는 데옹을 파견하지요.
이 때 역시 데옹은 여장으로서 영국 왕비의 측근이 되는데 성공하고,
아름다운 미모로 영국 사교계를 휘어잡음으로써
다시금 프랑스-영국의 국교정상화에 크게 기여합니다.
물론, 영국에서는 그가 남성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그의 여장을 두고 험담하지 않았으며,
자신을 "데옹"이 아닌 "리아"라고 칭하는 그의 정신세계를 의심하지 않았다고 하네요.
아마 영국 정치계에서는 이미 그를 "양성"을 지닌
제3의 존재로 인정했던 모양입니다. 이 정도면 굉장한 수완가네요.^^;;;;;;;;
그러나..
그는 라이벌과의 이권다툼에서 결국 패하고,
일선에서 물러나 집에서 연회를 즐기는 평범한 귀족으로 돌아갑니다.
문제는 그가 벌이는 파티나 연회가 지나치게 화려하여
그 사치와 방탕을 국가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도록 했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가 알고 있는 국가적 기밀 및 지니고 있는 여러 비밀문서들 역시
루이 15세의 일보에 있어 큰 걸림돌이기도 했지요.
루이 15세는 결국 그가 가진 서류들을 훔치려 사람을 보내지만 실패하고,
설상가상으로 데옹과의 협상에서도 물을 먹고 맙니다.
격노한 데옹은 곧 국가 기밀을 폭로하는 책을 발행하고 말지요..
그리고 또 이것에 루이 15세는 분노하여 그의 암살을 기도하지만,
그의 검술이 너무 출중하여 아무도 그를 죽일 수 없었습니다.
루이 15세가 얼마나 그를 눈엣가시로 여겼는지,
그가 루이 16세에게 건넨 유언이 바로 "그에게서 문서들을 탈취해야 한다" 였습니다.
강경책이 통하지 않는 데옹을 알고 있는 루이 16세는
사상 초유의 거액을 협상금으로 제시하여 비밀문서들을 돌려받는데 성공하지요.
헌데, 그 협상에는 기묘한 조건이 하나 붙어 있었습니다.
바로, 죽을 때까지 여장을 하며 살 것. 이었지요.
어찌하며 루이 16세가 이런 명을 내렸는지에 대한 의견은 아직까지도 분분합니다.
다만, 그 조건을 데옹이 받아들였고,
그가 실제로 죽을 때까지 여장으로 살았다는 것만이 전해질 뿐이지요.
그는 검투에서도 페티코트와 스커트를 한 여장인 채로 싸웠으며,
프랑스 혁명 당시 군대에 지원할 때도 여장인 채였다고 합니다.
물론 이로 인해,
그는 검투에서 그의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었고, 군대에서도 거절당하지요.
하지만 그러함에도 그는 꿋꿋이 여장을 지켰다고 합니다.
프랑스 혁명이 끝나고, 왕정의 역사가 끝나고, 루이 16세가 처형당한 이후에도요.
아무튼, 프랑스 혁명이 끝난 후
로베스피에르가 이끄는 자코뱅당의 공포정치 시대가 시작되자
그는 다른 귀족들이 그랬듯 전재산을 몰수당한 채로 러시아로 망명하고,
그 곳에서 죽음을 맞게 되었지요.
여러 의문에 쌓여있던 그의 존재를 밝히고자 그는 해부되었습니다만..
(당연히) 그의 몸은 완전 남성의 그것이었지요.
그러나 매우 신기하게도..
그는 애초에 수염이 나지 않았고 (면도를 한 것이 아니라)
신체 역시 털이 없이 미끈한 피부를 지니고 있었다고 합니다.
골격도 여성에 가깝고, 남성답지 않게 골반이 발달되어 있었다지요.
특히 손가락은 검술을 한 사람이라 생각할 수 없게 여리고 가늘었다 합니다.
또한 가슴도 약간 부풀어 있어 사람들의 의혹은 더더욱 증폭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 소문이 퍼지자 유럽 전역의 사람들 사이에서
"그의 누나인 리아 드 보몽의 영혼이 그에게 빙의되었다"하는
믿지 못할 이야기들이 양산되었습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그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채
데옹은 수수께끼의 인물로 역사 속에 남게 되었지요..
슈발리에는 바로 이 데옹 드 보몽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런 배경들을 알며 애니를 보면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죠?
근데 정식으로 방송되려면 아직도 한달이 넘게 남았네요..lllorz...
p.s 1) 당시 의학수준을 미루어 짐작해보면..
일단 남성이라고 결론내린 걸로 봐서,
Intersexual(I.S)이나 Hermaphrodite(자웅동체)는 아니었나봐요.
그렇다고 해서..남성을 부정하고 여성에만 집착한 것도 아니었으니..
트랜스젠더도 아닌 것 같구요.
그렇게 따지면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염색체의 이상이거나,
Androgyny(남/여성의 성정체성을 동시보유한 사람)인데..
검술에 능하고 지능이 매우 좋았다는 걸로 봐서
염색체의 이상이라고 보기도 조금 힘들어요.
대개 염색체의 이상은 (특히 성염색체 이상은)
약한 체력과 낮은 지능을 수반하는 경우가 많거든요.
루이 15세의 스파이로 활동할 정도면 굉장히 냉철하고 사리 판단이 뛰어난
이성적인 사람이었을 듯 하니 더더욱 그렇지요.
염색체 이상인 사람들은 자기 감정 컨트롤을 잘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뭐, 아무리 이야기한들, 그 비밀은 데옹 자신만이 알고 있겠지만요. (웃음)
p.s2) 유전증후군이라고 한다면..
클라인펠터 증후군을 생각해볼 수 있는데요..XXY의 유전형태를 가지고 있어요.
XXY 뿐 아니라 XXXXY, XXYY등등 여러가지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소고환, 무정자증, 여성화등등의 신체적 특징을 보입니다.
이 경우에 ...외견상 남성과의 차이는 거의 보이지 않고,
지능저하도 다른 유전질환에 비해 적은 편이나
대개의 환자들이 비만을 동반하고 있어 체력적인 한계가 있고,
또 지능저하가 미약하다고는 하지만..
기록에 남은 것만큼 "천재"적인 지능을 가지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요.
그리고 클라인펠터 증후군 환자의 경우에 그 성정체성은 남성으로 확립된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즉, 정체성 부문에 있어서 유전질환의 영향은 극히 낮은 편이라는 말이지요.
이런 까닭에..클라인펠터증후군으로 설명하기도 조금 미흡한 부분이 있답니다.^^;;;
추가를 하자면,
예외적으로 SRY유전자에 의한 경우일수도 있습니다.
SRY라는 말은 Sex-determining Region of the Y 로서
풀이하면 "성별을 결정짓는 Y염색체의 부분" 이라는 뜻이지만,
범용적으로는 "Y염색체가 사람의 성별을 결정짓는다"라는 의미로 쓰입니다.
즉, Y염색체 안에는 인간을 "남성"으로 태어나도록 하는
유전기작을 일으키는 부분이 있는데, 이것이 곧 SRY유전자이지요.
이..SRY유전자의 유무가 이상 성별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이것은 불임의 한 남성이
사실은 작은 조각의 Y염색체를 가지고 있었던 XX염색체였던 것을 계기로 발견되었습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XY여성은 Y염색체의 작은 부분-즉, SRY-이 소실되어 있는 경우입니다.
출처 타입문 http://www.typemoon.net/
첫댓글 잠깐.. .. .. 남성이 서서히 여성체로 변하는 병 앓았던거 아닌가 -ㅅ-+ (바이러스였나.. .. 스파이럴이었나.. .. 추리의끈이었나.. .. 아무튼 그곳에서 본.. ..)
실존인물이라..
이렇게 말해도 슈발리에가 누군지 참...
하하....엄청나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