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7일
계절이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토요일
새벽의 청량리역은 드문드문 다니는 여행객이 있을뿐.......
새벽 6시40분에 출발하는 안동행 무궁화호.
행선지는 제천.
신림역을 지나기전 시야에 들어오는곳.
이 길은 유다리골쪽으로 가는길이고 가다가 막걸리공장 있는곳에서 좌회전해서 올라가면 요셉님이
살고 있는곳인데.......
오늘 요셉님은 유다리골에 있을려나 ???
아니면 새막골에 있을려나 ???
새벽에 청량리를 떠난 기차는 경기도, 강원도를 거쳐 충청도땅에 나를 내려 놓았습니다.
남당초교 앞에서 학현마을로 가는 952번 버스를 탔습니다.
버스는 청풍을 거쳐 종점인 학현마을까지 가는데 청풍에 도착하니 버스에 타고 있는 사람은 달랑
나혼자뿐.
기사님은 시동을 끄고 자동차 실내청소를 시작합니다.....
이곳이 버스 종점인가 ???
청풍에서 한참 쉬었다가 버스는 학현마을로 출발하였고 이 버스의 종점은 학현마을입니다.
오늘 찾아온 산은 금수산.
비단을 깔아 놓은듯 수려한 산이어서 금수산이라고 한다는데.......
금수산의 들머리는 여러곳이 있는데 나는 학현마을에서 올라가 신선봉, 단백봉을 거쳐 정상을 오른뒤
상천주차장쪽으로 하산할 예정입니다.
이곳을 들머리로 잡은 산객은 나혼자 뿐인것 같습니다.
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니 이정표가 보였는데 첫번째 목적지인 신선봉의 이정표인듯 보였습니다.
성봉 ???
신성봉 ???
신선봉 ???
아무 의심없이 흥얼거리며 길을 따라 올라 갑니다.
그런데 웬지 기분이..........
입구에서 본 이정표만 보고 올라 왔는데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누군가에게 이길이 신선봉으로 가는 길인지 물어보고 싶은데 주변에는 아무도 없습니다.
한참을 올라가니 집이 보여서 그곳에서 물어보고 올라가야 할것 같았습니다.
아랫쪽집은 한옥을 새로 짓고 있는중이고 윗쪽집에 가서 대문을 두들겨도 인기척이 없습니다.
몇마리 개들이 심하게 짖어대고 굴뚝에서는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 오는것으로 보아 분명 사람이 있는것
같은데 인기척이 없습니다.
하는수 없이 휴대폰으로 위치를 확인하고 있는데 인기척이 났습니다.
반가워서 인사를 하고 신성봉으로 가는길을 물었더니 이곳이 아니고 앞에 보이는 산이라고.......ㅠㅠ
어쩐지 기분이 이상하더니.............
다시 큰길로 내려와서 조금 더 걸어가니 신선봉으로 가는 이정표가 나왔습니다.
길을 모르면 물어봐야 하는데 물어볼 사람이 없으니 잘못된길을 그냥 올라가고 말았습니다.
우리네 인생도 이럴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신선봉으로 가는 들머리를 따라 한참 들어가니 또다시 갈림길입니다.
어디로 가지 ???
한번 실수를 했으니 또다시 실수를 하고 싶은 생각은 없는데.......
계곡을 따라 한참 들어가니 멀리 이정표가 보입니다.
탁월한 선택이었나 ???
이정표가 있는곳에 가서 자세히 보니 이정표가 조금은 이상합니다.
좌측으로 가도 신성봉까지 3.1km 이고 우측으로 가도 신선봉까지 3.1km 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아랫쪽 노란색 이정표에는 현재의 위치표시가 없이 그림만 간단하게 그려져 있어서 이해하기가 조금은
난해 하였습니다.
내 머리가 조금 둔해서 그런가 ???
좌측으로 가나 우측으로 가나 똑같은 거리라면 분명히 신성봉은 좌측도 아니고 우측도 아닌 중간쯤에
있겠지.......
이곳 갈림길에서 마음이 시키는데로 길을 잡았습니다
한참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서 보니 누군가 만들어 놓은 자그마한 돌탑이 있습니다.
돌위에 돌을 놓을때는 무슨 생각으로 놓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무학암입구.
본래 없는것이 지금에 있고 본래 지금에 있는것은 없노라.......
선.문.답.
산속으로 들어갈수록 이곳은 아직 겨울입니다.
그러나 날씨는 완연히 봄을 향해 가는듯 온화하여 장갑을 끼지 않아도 손이 시렵지 않습니다.
계곡을 벗어나 능선에 올라섰습니다.
그런데 이정표가 붙어 있어야할곳에 기둥만 덩그라니 서 있습니다.
어디로 가지 ???
좌측인가 ?? 우측인가 ??
주변을 유심히 둘러보니 산객들이 남기고 간 흔적이 많이 있는곳을 발견 하였습니다.
따라 올라가면서 눈위에 찍혀 있는 발자국을 유심히 봅니다.
내려오는 발자국 보다 올라가는 발자국이 많은것으로 보아 길을 잘 찾은것 같습니다.
길을 제대로 찾았으니 지금부터는 계속해서 걸으면 되고 쉴곳이 있으면 쉬었다 가면 됩니다.
아무도 없는 산길을 혼자 걷는다는것.
혼자만 느낄수 있는 자유를 만끽하는 시간입니다.
산이 높아질수록 눈이 많아지고 곳곳에 얼음도 있습니다.
아이젠을 신지 않고 올라갈수 있는 산길이 아닌것 같아 큰 나무 아래에 앉아서 잠시 쉬면서 아이젠을
신었습니다.
산에 다니면서 터득한 것은 최대한 늦게까지 안전장구를 가지고 산행하는것 입니다.
3월달에 무슨일이 있으랴 싶지만 산속의 일은 아무도 모르는일.
그래서 최소한 4월까지는 겨울장비를 베낭속에 넣어 둡니다.
해발 845m 의 신선봉에 도착하였습니다.
이정표에는 <금수 산악 마라톤 코스> 라고 써져 있는것으로 보아 이곳이 마라톤 코스인것 같습니다.
산길을 마라톤으로 달린다 ???
힘좋은 젊은 친구들이라면 가능할수도 있겠지요.......
이곳에서 다음 목적지인 900봉까지 가야 하는데 거리가 10m ???
누군가 필요 없는 장난을 이정표에 한것 같습니다.
느낌으로 보아 나무가지 사이로 앞에 보이는 것이 900봉이고 금수산 정상은 그 보다 훨씬 뒷쪽에
보이는 봉우리인것 같습니다.
양지바른쪽에는 이미 눈이 녹았지만 그렇지 않은곳은 아직도 눈이 남아 있습니다.
이정도 산길이라면 아이젠을 벗어도 될것 같았지만 앞으로 남은 구간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아직은 그대로 신고 있습니다.
심한 기복이 없는 능선길을 한없이 걷다보니 앞에 이정표가 보이는 봉우리가 있습니다.
900봉.
해발 900m 인곳이기 때문에 봉우리도 900봉인가 ??
신선봉에서 이곳까지 거리가 1km
900봉의 다른 이름은 단백봉 입니다.
900봉에서 건너편으로 바라다 보이는 뾰족한 봉우리가 금수산의 정상인것 같습니다.
이곳까지 오면서 만난 산객은 아무도 없습니다.
혼자서 이렇게 큰산을 혼자 걷는 즐거움.
겨울과 봄이 공존하고 있는 산 능선.
능선을 따라 걷다가 이정표도 없는 삼거리를 만났습니다.
어디로 가야 하지 ???
산객들이 남기고 간 표식들은 아래쪽으로 가는길에 많이 걸려 있는데 그쪽으로 가야 하나 ???
한참을 궁리하고 있는데 땅바닥에 있는 이런 표식을 보았습니다.
이 표식은 나무에 걸려 있는 리본과는 다른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어디로 가야 하나.........
휴대폰으로 위치를 확인할려고 하였으나 신호가 잡히지 않으니 이것도 무용지물입니다.
망서리다가 땅바닥에 있는 표식을 따라 갑니다.
산객들이 남기고 간 자욱은 점점 희미해져 갑니다.
이곳으로 가는길이 제발 정상으로 가는길이기를........
끊기는듯 이어지는 산객들의 발자욱을 따라 조심스럽게 눈길을 걷습니다.
큰 바위옆으로 조심스럽게 눈길을 걸으며 생각합니다.
지금 가고 있는곳이 정상이 아니더라도 이미 신성봉과 900봉을 지나 왔으니 가는데까지 가보자.....
무념무상......
걷는것에 집중하면서 산길을 걷는데 앞쪽에서 산객들의 소리가 들립니다.
모퉁이를 돌아서니 급경사길이 나오고 그곳을 산객들이 내려가고 있습니다.
미끄러우니 산객들의 발걸음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오늘 산행중 만난 첫 산객들 입니다
산객들이 내려오는 윗쪽에 있는 이정표.
금수산까지 300m
길을 잃지 않고 정상까지 잘 찾아 왔습니다.
눈앞에 보이는 계단.
설마 남아 있는 300m 가 모두 계단은 아니겠지 ???
데크는 바위를 감싸고 휘돌아 갑니다.
뾰족한 바위의 좁은곳에 금수산 이라는 표지석이 있습니다.
이곳이 금수산의 정상.
바위틈에서 용케도 버티고 자란 정상의 소나무.
저 능선을 걸어서 이곳까지 왔습니다.
멀리 보이는 청풍호의 모습도 한폭의 그림입니다.
해발 1016m
금수산 정상에서 한컷 남겼습니다.
하산은 상천주차장쪽으로 합니다
이곳으로 내려가야 용담폭포를 볼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천주차장까지는 3.5km
상천주차장으로 내려오면 망덕봉으로 올라가는쪽에 있는 용담폭포.
가뭄이 심해서 물줄기가 시원치 않습니다.
신성봉에서 신선이 내려와 용담에서 목욕을 하고 올라 갔다는 전설이 있는곳.
그리고 30m 위에서 내려오는 폭포수를 맞으면 신경통과 통증에 좋다고 소문이 나 있다고 하는데
지금은 나 혼자 이곳을 즐기고 있습니다.
넓게 자리잡은 상천주차장.
그런데 이곳에 내려오니 제천으로 나가는 버스가 하루에 3번밖에 없다는..........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3시경인데 마지막 버스는 6시20분에 있다고 하니 무려 3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합니다.
방법은 오직 지나가는 자동차에 동승하는것.
운좋게 지나가는 승합차로 수산면까지 태워 주셔서 다시 서울로 잘 올라 왔습니다.
수산면까지 태워다 주신 부부님 너무 감사 하였습니다.
귀촌생활에 항상 즐거움과 행복이 함께 하기를 응원 하겠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뵙고 싶습니다 ~~~^^
첫댓글 모험같은 산행을 하고오셨군요.
그래도 홀로 산행할수 있음을 부러워라합니다.
전 아직 혼자하는 산행은 사람이 무서워서리..번거롭게도 매번 친구를 꼬드겨 댕기느라
시간이 안맞으면 가고싶어도 못가는 신세랍니다.
암튼 금수산도 산행지에 저장. 꼭 가봐야겠습니다.
가다 길 잃으면 전화할지도 모르구요 ㅎㅎ
번호도 모름서...
저는 혼자 다니는것이 좋아서 거의 혼자 다니고 있습니다.
조금 낮은산을 갈때는 마눌님을 데리고 가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 ㅎㅎㅎ
금수산에 가실려면 꼭 버스시간표를 확인하시거나 그냥 느긋하게 다녀 오셔야 합니다 ~~~^^
완전 멋지셔유..
이번주 일욜 15일 관악역에서 10시에 삼성산출발해서 서울대입구쪽 하산인데 시간되시면 오세요..
다른 님들도요 시간되시는분 오시구요..
계실라나 몰겠지만요..
다른산에 가는 계획이 있는데 방향을 바꿔봐 ???
근디 혼자 가셔요 ??
아님 친구분들이랑 가셔요 ???
등산동호횐데 조촐하게 10명안되요..
당머아 산악회요..(당신이 머문자리는 아름답습니다)
당신이 머문자리는 아름답습니다 ~~~^^
글쿤요.......
그렇다면 객이 끼면 안되는 자리 ~~~ ㅎㅎㅎ
참말로 멋찌셔유~~♡
참말로 고마워유 ~~~^^
근디ᆢᆢ
열정님 사진은 누가 찍어줘유?
혹 산신님이???
오고 가는 산신님들이 있승께 이러코롬 찍어주지롱.....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