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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 한국-태국 여자배구 올스타 슈퍼매치가 얼마전 태국에서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단 일주일의 시간동안 우리 여자프로배구 팬들은 FA시장에 모든 촉각을 곤두세웠습니다.
그에 앞서 큼직큼직한 선수들의 이적 소식이 두 건 전해지긴 했었죠.
우선 IBK기업은행이 이나연 세터를 잔류시킴과 동시에 표승주 선수(前 GS칼텍스)를 영입했다는 소식이 가장 먼저 들려왔습니다. 기간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표승주 선수는 연봉 1억5천만 원, 이나연 선수는 1억2천만 원으로 알려졌습니다.
[관련보도] [STN Sports] IBK기업은행, 표승주 1억5천·이나연 1억2천만원에 FA 계약!
https://sports.news.naver.com/volleyball/news/read.nhn?oid=450&aid=0000049417
특히 표승주 선수는 제가 지난 4일에 적는 프리뷰 글 그대로 실현 되었네요. 윙스파이커 포지션쪽 공격력 보강카드로 표승주 만한 찬스가 또 없었거든요. 선수 본인은 이소영 & 강소휘 그늘에서 벗어나 확실한 주전으로 뛸 수 있는 기회를 찾아나섰고. IBK팀은 확실한 분위기 전환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셈이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IBK기업은행이 표승주와 고예림, 둘 다 데리고 있어도 좋다고 봅니다만(백목화 선수가 지난 시즌 보여준 경기력이 너무 무미건조했기 때문에). 고예림 선수는 현대건설행을 선택했습니다. 더불어 이번 FA시장에서 단연 최대어였던 양효진 선수도 잔류한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관련보도] [연합뉴스] 현대건설, FA 양효진과 연 3억5천만원 계약…고예림도 영입 (19.04.09)
https://sports.news.naver.com/volleyball/news/read.nhn?oid=001&aid=0010749807
양효진 선수야 원래 현대건설에 있었던 선수이니 둘째치고, 확실히 고예림 선수에게 눈길이 가네요. 앞서 표승주가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선택했으니, 그 다음은 확실히 고예림 순서였습니다. 그만큼 공수에서 검증된 선수는 영입 가능한 FA자원들 중에도, 또 현재 현대건설 팀내에서도 찾아볼 수 없거든요. 연봉 1억5천만원에 유니폼을 갈아입고, 확실히 새 소속팀에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그리고는 끝이네요. 협상 마지막 기한이었던 12일(금) 끝까지 임명옥, 이고은, 배유나 선수의 원소속팀 잔류 소식만 보도가 나오다가, '다른 선수들은 왜 소식이 없지?' 걱정되던 찰나에 한꺼번에 뭉퉁거리는 뉴스가 들려왔습니다.
[관련보도] [연합뉴스] 여자프로배구 FA 12명 계약 완료…표승주·고예림만 팀 옮겨 (19.04.12)
https://sports.news.naver.com/volleyball/news/read.nhn?oid=001&aid=0010759959
시시하게 되었죠? 뭔가 빅 뉴스를 기대했던 많은 팬들 입장에서는요. 결국엔 앞서적은 두 선수(표승주 & 고예림) 외엔 다 원소속팀에 남았습니다. KGC인삼공사는 이도저도 아닌, 그 어떤 뉴스의 중심에도 서보지 못했고요.
■ 아직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이 남아있지만, 벌써부터 2019-20 다음 시즌 큰 그림이 그려지는 듯 합니다. 이왕 이야기 나온 김에 조금 살펴볼까요?
1위팀 흥국생명 : 신연경(1억 재계약), 김나희(9천만원 재계약), 공윤희 (6,500만원 재계약)
왼쪽부터 이재영, 김미연, 이주아, 김세영, 조송화, 김해란 선수
M.V.P 이재영 선수를 중심으로 우승전력을 그대로 유지한 흥국생명입니다. 그래서 별다르게 추가할 말은 없습니다.
조송화와 시너지 효과가 확실한 김다솔 세터(투 세터 체제), 김나희에 김채연까지 백업으로 버티고 있는 센터진이 참 부럽고요. 톰시아 선수가 트라이아웃을 신청하지 않아, 새로운 외국인 선수를 제대로 뽑는 문제가 유일한 숙제입니다.
여기에 덧붙이자면 두 노장 김세영 센터(81년생)와 김해란 리베로(84년생)의 뒤를 이을 차세대 주자 발굴! 자연스러운 세대교체 준비를 당부하고 싶네요.
2위팀 도로공사 : 임명옥 (1억8천만원 재계약), 배유나 (8,600만원 재계약)
왼쪽부터 박정아, 문정원, 정대영, 정선아, 이원정, 임명옥 선수
준우승팀 도로공사도 기존 두 선수와 FA 재계약을 체결했지만, 흥국생명과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 보입니다. 일찍이 깔끔하게 재계약 소식을 알렸던 임명옥 리베로에 비해, 배유나 선수는 'FA 미아가 될 뻔 했다'는 느낌을 준 정도로 찝찝함을 남겼거든요. 들리는 소식에 따르면 고질적인 무릎부상 때문에, 다음 시즌은 내내 재활과 회복에 집중해야 한다네요. 회춘한 듯 더 안정적인 시즌을 보냈던 정대영 선수가 있긴 하지만, 2019-20 시즌은 배유나 없이 보내야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그래도 정선아 선수가 있기는 한데, 언제적 유망주인지... 솔직히 직전 시즌 보여준 것이 거의 없어서 경기력이 걱정이고요(15경기 23득점). 유서연-전새얀-하혜진-박혜미 등이 버티는 벤치는 참 든든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더더 이원정 선수의 비중을 높여 나가겠죠? 백전노장 이효희 세터와의 자연스러운 세대교체입니다.
3위팀 GS칼텍스 : 이고은 (1억6천만원 재계약), 표승주 Out
왼쪽부터 이소영, 강소휘, 김유리, 김현정, 이고은, 한다혜 선수
이제는 "확실하게 부상에서 회복했다" 말할 수 있는 이소영! 그리고 "더 더" 성장한 강소휘 선수, 인정! 제가 GS팬임을 차치하고서라도, 6개 구단 중에서도 토종 쌍포로는 단연 최고인 듀오를 보유한 GS칼텍스입니다. 하지만 이소영 or 강소휘의 뒤를 받치며 '슈퍼서브'역할을 확실하게 소화해줬을 뿐만 아니라, 포스트시즌에서 외국인선수(알리)의 몫까지도 100% 맡아줬던 표승주 선수의 이탈은 커보입니다. KOVO컵에서 라이징스타상을 받았던 박민지나 2018-19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 지명자 박혜민이 대체자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만. 공수에서 표승주 선수의 빈자리를 얼마만큼 채울 수 있을지! 아직은 의문입니다.
여전히 확실한 답을 찾지 못한 센터진도 문제고요. 지난 시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김현정 선수가 김유리의 파트너가 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문명화 선수는 조금 정체된 듯한...) 아울러 홀연히 팀을 떠난 나현정 선수에게서는 아직 아무런 소식이 들리지 않고 있고요. 이별과정이 시끄러웠던 외국인선수 알리를 대신할 새 외국인선수 선발 문제도 남아 있습니다.
5년만의 봄배구로 소기의 목표를 달성했던 GS칼텍스이지만, 다음 시즌 산적해있는 과제들이 참 많네요.
4위팀 IBK기업은행 : 이나연 (1억2천만원 재계약), 표승주 영입 (1억 5천만원), 고예림 Out
왼쪽부터 김희진, 백목화, 김수지, 이나연, 박상미, 표승주 선수
정규시즌 득점 1위에 오른 어나이(30경기, 792득점)를 제외하곤, 솔직히 전체적으로 실망스러운 시즌이었습니다. 부동의 국가대표 김희진 & 김수지 선수도 기복이 있었고, 백목화 선수는 예전의 그녀가 아니었습니다(솔직히 2년 공백이 있은 선수에게, 한창 전성기였을 때의 폭발력을 기대하는 건 욕심이겠지만요). 시즌 초반 반짝 돌풍의 아이콘이 되었었던 박상미 리베로도 점점 신인 김해빈 선수와 플레이타임을 나눠갖게 되었었죠.
일단 외국인선수 어나이와는 큰 문제가 없다면 재계약 해야겠고. FA 고예림 선수를 표승주로 바꾼 것은 확실히 업그레이드입니다. 신임 김우재 감독님이 어떤 지도력을 보여주실지도 기대가 크고요. 천천히, 큰걸음 큰걸음으로 새 시즌을 준비해가야겠습니다.
김수지의 파트너가 누가 될 것인지(변지수 or 김현지?), 최수빈-박세윤. 고만고만한 벤치자원들도 아쉽고... 주전과 벤치의 실력차가 꽤 크죠? (솔직히 KGC인삼공사에 많이 퍼주기도 했고요. 고민지-채선아-이솔아) 전체적으로 선수단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습니다.
5위팀 현대건설 : 양효진 (3억5천만원 재계약), 황연주 (1억원 재계약), 고유민 (6천만원 재계약)
고예림(1억5천만원 영입)
팀 내 확실한 기둥이자, 이번 FA 시장에서 독보적인 최대어였던 양효진 선수를 줄 수 있는 최대한의 돈을 주고 눌러앉힌 것, 인정! (14억 샐러리캡의 최대 25%까지밖에 줄 수 없었음) 그리고 팀 내 FA 자격을 얻은 선수 세 명 모두를 재계약으로 붙잡은 것도 인정!
여기에 확실한 윙스파이커 자원인 고예림 선수를 새로 영입해온 것도 인정!
확실히 이번 시즌에 비해서는 더 기대감을 갖게 되는 현대건설입니다. 만약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마야와 재계약을 맺는다면 마야-고예림-양효진이란 삼각편대에, 시즌 중,후반부터 급격한 상승세를 탔던 멤버들 그대로! (정다운 or 정시영 대신) 신인상 정지윤이 양효진 선수와 확실한 콤비로 못박아진다는 점도 마음에 들고, 확실히 긍정적인 요소들이 가득합니다.
개인적인 바람으로는 김주향 선수가 조금 더 성장해줬으면 좋겠고, '레전드' 황연주 선수는 (생각보다 많은 연봉을 받고 잔류하게 되었는데) 부디 아름다운 선수생활 마무리를 응원합니다.
그리고 '고예림을 영입했는데, 왜 고유민도 잡았지?' 하시는 분들이 많아서요. 솔직히 현대건설 벤치의 뎁스(depth)는 6개 구단 중 최악이죠?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선수가 손꼽힙니다. 그리고 고예림 선수는 체력적인 문제(이슈)가 아직 해결 안된 선수죠. 그를 뒷받침해줄 자원이 분명 필요합니다. 기존 고예림과 새 외국인선수, 황민경 선수의 백업으로까지 뛰어줄 수 있는 고유민 선수! 저는 재계약이 나쁘지 않은, 오히려 아주 현명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6위팀 KGC인삼공사 : 아무 내용도 없음
왼쪽부터 최은지, 이예솔, 박은진, 한수지, 이재은, 오지영 선수
지난 시즌을 쭉 지켜봐온 바로는 신인 이예솔 & 박은진 선수, 인정합니다. 참 탐나는 선수들이고요.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맛이 참 좋았습니다. 여기에 하효림 세터와 나현수 선수도 있죠.
참 견고하지만 조금은 무미건조하다고 할 수 있는 선배 선수들(ex) 한수지, 유희옥, 채선아 같은)을 대신해 코트 위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카드 하나만 나타나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직전 시즌, 현대건설 마야와도 같은 임팩트?). 올시즌 부상으로 긴 시간 자리를 비웠던 알레나는 3시즌 연속 인삼공사와 함께해온 상징과도 같지만, 이번에는 바꾸지 않을까 싶네요. 젊은 선수들을 이끌어줄 수 있고, 특히 공격쪽에서 파괴력 있는 외국인선수가 합류한다면. 인삼공사도 충분히 플레이오프가 가능하다고 봅니다.
지금 시점에서 다음 2019-20 시즌 성적(팀 순위)을 논한다는 것은 너무 이르고. 표승주와 고예림을 잃은 두 팀이 어떤 보상을 받아올지만 한 번 예상해볼까요? 두 선수 모두 A등급으로, 선수를 잃은 GS칼텍스와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연봉의 200%와 보상선수 1명, 또는 연봉의 300%를 보상 받게 됩니다.
우선 GS칼텍스가 IBK기업은행으로부터 보상 건. IBK기업은행은 김수지, 김희진, 표승주, 이나연 + 2명을 보호선수로 묶게 됩니다. 솔직히 백목화 선수는 보호선수가 아니더라도 GS가 선택하지 않았으면 하고(개인적으로 백목화 선수를 참 좋아하지만. 실력도 실력이고, 그만한 윙스파이커 자원은 GS에도 넘침). 변지수 또는 김현지 센터 둘 중에 한 명을 Pick하지 않을까 합니다(둘 다 고만고만하지만, 많으면 많을 수록 그 안에서 답을 찾기도 쉬워지니까...).
GS의 약점(=센터진)을 계산해 변지수와 김현지 둘 다 보호선수로 묶는다고 염혜선 세터를 풀어두진 않겠죠? IBK엔 마땅한 백업세터가 없습니다. 아니면 의외로 박상미 리베로를 choice? 그럴 수도 있겠네요.
또 IBK기업은행은 현대건설로부터 보상을 받죠. 현대건설은 '고예림, 황민경, 양효진, 정지윤, 이다영, 김연견' 이렇게 여섯 명을 딱 보호하겠습니다(보호선수명단이, 변수 없이 이렇게 딱 6명이겠네요). 그러면 IBK기업은행의 현재 약점을 고민해봐야겠죠.
그래도 이나연과 염혜선, 박상미와 김해빈으로 더블스쿼드가 갖춰진 세터와 리베로 포지션 빼고, 다 좋습니다. 윙스파이커 포지션 뿐만 아니라 센터진에도 확실한 카드가 좀 더 보강되었으면 하거든요. 개인적인 선택으로는 1순위 김주향. 고유민 선수를 데리고오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백목화 선수보다 나을수도?).
아니면 똘똘하게 배구 잘하는 이영주 선수, 김다인 세터를 데려와서 염혜선을 대체? 많이 어린 신진급 선수들 중에 옥석을 발굴해갈 수도 있겠죠? 새로 부임해오신 감독님과 IBK 프런트의 선택이 궁금합니다. 모든 답은 다음 주중에 다 나오겠습니다.
지켜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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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FA시장에 대해서만 짚고 넘어가려다, 이번 2018-19 시즌 마무리 + 2019-20 시즌 프리뷰까지 내용이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가볍게 또 즐겁게 읽어주세요. 감사합니다.
첫댓글 오늘, 상기 내용과 관련하여 '보상선수 이적소식' 2건이 전해졌습니다.
먼저 GS칼텍스는 IBK기업은행으로부터 염혜선 세터를 데려왔고요. 이어 IBK는 현대건설로부터 김주향을 데려왔습니다.
김주향 선수 이적 건은 앞선 예상이 100% 맞아떨어진 듯 하고. GS의 선택은 역시 의외네요.
GS엔 안혜진 & 이고은 투 세터가 확실하기 때문에, 굳이 높은 연봉의 염혜선도 안고 갈 필요가 없습니다. 이에 많은 팬들의 현재 의견대로, GS가 후속 트레이드를 염두에 둔 움직임을 보여준 것 아닌가 싶네요.
IBK가 이나연 세터 1인체제로 한 시즌을 꾸리기엔 너무 위험성이 크므로(신예 이윤주 선수는 프로 경험이 일천함), 염혜선을 다시 데려가면서 김주향을 내어줄 수 있겠네요.
아니면 GS가 KGC인삼공사와 트레이드를 노려볼 수도 있습니다. '안혜진 + 박민지 + 센터1명(문명화?)'를 내주고 '박은진 + 이예솔 + 하효림' 데려오는 건 어떨지? 물론 GS팬 입장에서 세 선수 모두 아깝지만, 확실한 센터자원에 차세대 세터 유망주 데려오고. KGC는 이재은보다 주전으로 나설 수 있는 세터에 박은진을 대체할 센터자원. 나쁘지 않아 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