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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글자꼴의 서체분류와 분석방법
한글 서예의 변천을 고찰하는 데는 먼저 한글 서체에 대한 분류와 개념정리가 명확하게 이루어 져야 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고체(古體)
고체는 한글이 처음 반포되었을 때의 옛 서체를 말한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처음 만들었을 때를 둥근 점모양 그대로 쓴 [훈민정음해례본]과 를 짧은 방형으로 바꾸어 쓴 [용비어천가], [월인천강지곡]등 두 가지 서체가 있었다. 고체는 방형의 모양으로 썼기 때문에 대칭의 조형성을 갖는 장엄한 성격을 가졌다. 고체는 선조 때까지 이어졌지만 새로운 서체를 예견하는 점진적인 변화도 갖게 되었다.
한글의 판각화(板刻化)
세종대왕은 한글을 창제하였을 뿐만 아니라 한글을 보급시키기 위하여 한글로 된 책들을 많이 만들게 하였다. 한글이 널리 보급되면서 더욱 많은 책들이 필요해졌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목판본이 만들어지기 시작하였다. 여러 곳에서 만들어진 목판본의 서체는 단아한 맛을 지니거나 조형적 완성에는 미치지는 못하였으나 지방마다 또는 판각자 개인의 성향도 나타나게 되었다. 한글의 판각화는 고체가 이미 퇴화한 뒤 나왔으므로 한글의 변화된 여러 서체를 목판의 제작에 잘 어울릴 수 있는 형태로 제작되었다. 따라서 필사형태와 그 성격을 달리하고 있다. 재료의 변화에 따른 글씨체의 발굴에 더욱 관심을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궁체(宮體)정자
궁체는 대궐의 글씨라는 뜻이다. 궁체를 궁녀들이 쓴 글씨라고 이해하고 있는 것은 잘못이다. 궁녀들이 많이썼기 때문에 잘못 알려진 것일 뿐 여러 왕과 대신들도 궁체를 썼다. 한글이 만들어진 뒤 왕실에서는 철저히 한글을 지켜왔다. 특히 왕후를 중심으로 이 전통을 지켜왔고, 따라서 한글은 내전을 중심으로 하나의 체계를 이루어 발전하였다. 궁체라고 불리는 한글서체는 선조 이후에 나타났으며, 크게 정자와 흘림으로 나뉜다.
정자는 한자의 당해와 흐름을 같이 한다. 이 글씨는 장중함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절제의 상징이 되기도 한다. 창제 당시의 고체가 모든 글자의 길이를 같은 크기로 구속하였다면 궁체는 그 길이를 글자의 모양에 따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조형적인 자유로움을 얻게 하였다. 이점이 바로 궁체의 조형적 성격을 결정짓는 요인이라고 하겠다.
궁체(宮體)흘림
궁체흘림은 한문의 행서에 비유된다. 선조전후 한글이 널리 보급되면서 한글은 기호의 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조형을 찾기 시작하였다. 글자 크기의 구속을 벗어나며 자유로움을 얻은 한글은 붓의 역동적인 흐름을 담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서체를 요구하였고, 이 요구가 바로 궁체 흘림의 출발이 된다. 흘림은 처음 비교적 자유로운 모양이었으나 점차 정제과정을 거치며 정형화의 길을 걷게 되었다. 한글은 부호가 단순하여 한자의 초서와 같이 생략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따라서 생략의 길보다는 도리어 정형화의 길을 선택하여 지금 우리가 쓰는 흘림의 모양으로 정착되었다.
일반적으로 이와 같이 전서체형만의 판본체와 정자, 흘림체만의 궁체라는 개념을 주로 갖고 있으나 한글 고전 자료를 분석해 보면 판본서체에도 전서, 예서, 정자, 반흘림, 흘림체가 있을 수 있고, 궁중서체에도 전서체, 정자체, 반흘림, 흘림체가 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이같은 분류는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첫댓글 한글서예의 이론 .유익함에 감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