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미장원 가족
심영희
어제 10시에 미장원에 염색을 하러 갔다. 내가 첫 손님이다. 원장 자리를 물려받은 아들과 엄마가 함께 하는 일터다. 문학회 회원인 엄마 때문에 그 미용실에 가지만 아들도 엄마못지않게 친절하다. 어제는 염색을 아들이 시작했다. 머리에 영양제도 바른 후 염색약을 바르고는 잊지 않고 차 한 잔을 권한다.
아들이 머리 감는 것까지 마치고 다음은 엄마가 머리 손질을 해 준다. 게다가 같이 점심 먹을 시간이 안 된다고 토마토 주스와 삶은 달걀도 함께 권한다. 그렇게 신경 안 써도 된다고 말하고는 그래도 달걀과 주스를 마시고 집으로 왔다.
집에 와 점심을 먹고 표구사에 그림을 맡기러 갔는데, 6개월만에 갔더니 값이 많이 올랐단다. 배접비도 배로 달라고 하고 판넬값도 그동안 판넬을 별로 해간 사람이 없어 판넬 만드는 집에 알아봐야 한다고 값을 알려주지 못한다. 판넬 값이 얼마나 올랐을지 모르기 때문이란다.
집 아파트에 주차하고 걸어서 풍물시장으로 갔다. 장날이라 붐빈다. 멸치볶음을 하려고 멸치와 꽈리고추를 사고, 오이소박이 할 오이와 부추도 샀다. 국거리 아욱도 사가지고 조금 가더니 평창 산마늘이 한 상자 만 원인데 8천 원에 드린다고 큰 소리로 손님을 부른다. 평창이란 말에 고향 생각이 나서 명이나물 한 상자를 샀다. 1kg짜리라고 한다.
집에 와서 산마늘을 깨끗이 씻어 통에 담고 장아찌 간장이 있던 곳 싱크대 문을 열고 보니 간장병이 없다. 벌써 다쓰고 있는 줄 알고 장아찌 담글 준비를 했는데 낭패다. 이어 오이와 부추도 씻어 놓고 또다시 걸어서 롯데마트에 가서 장아찌간장과 진간장, 달걀 한 판과 라면 5개들이 한 봉도 사가지고 와서 산마늘에 바로 장아찌간장을 부어주었다.
라면이나 국수가 몸에 안 좋다고 하여 좋아하던 국수도 아주 가끔 먹고 별로 좋아하지 않는 라면은 더 가끔 먹는데, 오래전에 사다 놓았던 라면 두 봉이 아직 남아 있어 새로 사 온 것은 그냥 두고 내친김에 먼저 있던 라면을 끓여 저녁을 먹었다. 오랜만에 먹으니 라면도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