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08. (군포양정초 참사랑땀 반 16기)
월요일 아침마다 주말이야기를 나눕니다.
책상과 의자를 돌려 둘려 앉아서 나눕니다.
옆에서 들으며 하는 이야기를 몇 가지라도 써 둡니다.
주말에 남학생과 여학생이 몇이 함께 논 이야기를 합니다.
“누구, 누구, 누구, 누구, 누구, 누구와 **집에서 떡볶이 먹고 놀았어.(놀 때 모습 보탬) 놀고 노래방에 가서 노래도 불렀어.(노래방 모습 보탬)”
이 말이 끝나기 무섭게, 00라는 남학생이 “약 올리냐?” 하며 고개를 숙인채 크지 않게 혼잣말을 합니다. 00는 누구 말이던 이렇게 잘 끼어듭니다. 5학년이지만 친구들 말을 제대로 알고 맞장구치는 힘이 떨어지는 아이입니다. 친구가 하려는 말과 달리 생각하고서 말해 친구들이 답답해 할 때가 많습니다. 그러니 이번 말도 다른 학생들은 별 관심이 없이 흘러갑니다.
함께 놀았던 몇몇도 이 내용을 주말 이야기로 합니다.
주말이야기를 마치고서 학생들에게 물었습니다.
“오늘 주말이야기에서 남학생과 여학생 여럿이 **집에서 놀고, 노래방 갔던 이야기를 했잖아요. 여러분은 이것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런 이야기를 주말이야기로 하는 것이 옳을까요?”
물음에 의아하다는 눈빛이 많다. 재현이가 손을 든다.
“네. 저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주말이야기니까 괜찮은 것 같습니다.”
그러자 많은 학생들이 손을 든다. 여학생이 많다. 시온이가, “주말이야기니까 주말에 있었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니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때 괜찮다고 했던 재현이가 생각을 바꿉니다. “주말이야기지만 몇몇이 끼리끼리 논 이야기니까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주말이야기는 주말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 이것이니 말해도 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나도 의견 내도 되나요?” “네.” 모두가 괜찮다고 합니다. 학급회의 때(회장이 진행)도 한 사람으로 참여하니 당연하다는 대답입니다. “제 생각에는 몇몇에게만 함께 놀자고 한 것이고, 이렇게 노는 것에 다른 친구들이 함께 놀고 싶은데 끼지 못했을 것이니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은 것 같지 않습니다.”
아무도 대답이 없다. “다른 의견 있으면 말해 봐요.” “선생님은 오래 살아서 의견이 좋아요. 그래서 반박하기가 힘들어요.” 하는 강민이 말에 아이들이 웃습니다.
초대한 민이가 말합니다. “집에서 놀 것이니 초대할 때 모두를 부를 수 없어서 몇 사람에게 먼저 말했는데 그 사람 수가 채워졌어요. 그래서 더 이상 말할 수 없었고, 서로 성격이 맞지 않은데 함께 하면서 즐겁지 않고 싸우거나 하고 싶지 않았거든요.”
더 많은 학생들이 손을 듭니다. 역시나 괜찮다는 학생들이 훨씬 많습니다. 찬서가, “끼리끼리 논 것이라 부러울 수 있으니 하지 않은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정도로 보탠다.
예솔이가 시온이 의견에 보탭니다. “예솔이가 제 전화번호가 없어서 연락을 못 했다고 했는데 그건 핑계입니다. 금요일 학교에서 말했어도 되니까요.” 예솔이도 초대 받지 못 한 것이 서운했나 봅니다.
현성이가, “금요일 모여서 이야기하길래 가서 물었어요. 무엇인지. 그런데 대답을 아무도 해 주지 않더라구요. 그래서 기분이 나빴어요.” 민이가, “다 찼는데 괜히 말해서 기분 나쁘게 할까 봐 말하지 않았어요.” 현성이가, “그런데 말해주지 않으니 무시당하는 것 같아 기분이 더 나빴어요.” 합니다.
지원이도 혼잣말로, “같이 놀고 싶지.” 합니다. 공개로 말해 보라고 하니 망설입니다. 수진이가 말합니다. “토요일 사회 파워포인트 하려고 나왔다가 집에 가려는데 함께 놀고 있는 모습을 봤는데 함께 놀고 싶다고 말하지 못했어요. 괜히 분위기 깰까 봐. 그래서 보고서 못 본 척했습니다.”
강민이는 “우리도 끼리끼리 놀고 하니까 그럴 수 있는데 같이 놀고 싶기도 합니다.” 하고 말합니다. 이 말에, “여기 논 사람들과 같이 놀고 싶은 사람?” 하니 열다섯 정도 손을 듭니다.
“자, 오늘은 주말이야기로 나온 이 이야기로 잠시 이야기 나눴어요. 정답은 없는 것이지만 한 번 생각해 볼 거리라 물었네요. 그럼 이제 이야기 마칠게요.”
생각해봐요.
1. 주말이야기는 모든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하는데 주말이야기에서 이렇게 전체 이야기로 끌어내는 게 옳은가?
2. 이야기 중간에 담임이 의견을 내는 것은 옳은가?
3. 이야기 주제처럼 몇몇이 어울려 노는 것은 어디까지 인정해야 학급 문화를 해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