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삭바삭한 맛과 혀끝에 맴도는 고소함은 누구나 좋아하지만, 맛있는 튀김을 만들기는 좀처럼 쉽지 않다. 알맞은 온도에서 짧은 시간에 재료의 맛과 모양을 살려 기름에 튀겨내는 것이 조리법의 전부지만 튀김 온도나 튀김옷의 두께, 익히는 시간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내는 것이 튀김 요리이기 때문이다.
튀김에 어울리는 재료는? 고기에서 과일에 이르기까지 식탁에 오르는 거의 대부분의 식품들은 튀김의 재료가 된다. 특히 재료 자체에 기름기가 전혀 없는 음식은 튀김을 해놓으면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더해지며, 비타민 A가 풍부한 재료들은 기름과 어우러져 영양소의 흡수율이 좋아지기도 한다. 다만, 튀김에 사용하는 재료들은 되도록 수분이 적은 것이 좋으며, 수분이 많은 재료는 튀기기 전에 데치거나 껍질을 벗겨 수분을 없앤다.
재료에 묻은 물기를 말끔히 없애야 한다 튀김을 만들 재료의 표면에 물기가 남아 있으면 튀김옷이 잘 벗겨지고 튀김을 하고 조금만 지ㅏ면 눅눅해진다 재료의 물기는 말끔히 닦아 내고 튀김옷을 입히기 전에 날밀가루를 묻혀둔다. 특히 냉동 식품을 쓸 경우엔 더더욱 반드시 지켜야 할 사항이다.
박력분이나 튀김가루를 써야 바삭하다 밀가루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튀김옷에 사용되는 거은 글루텐(밀가루의 단백질)의 양이 적고 끈기가 적은 박력분이 좋다. 튀김을 처음 하는 초보자라면 튀김가루를 사용하는 것도 좋다. 튀김가루는 박력분에 각종 천연 재료를 이상적으로 배합한 것으로 바삭바삭한 튀김을 더욱 간편하게 만들 수 있게 해준다. 튀김을 바삭하게 만드는 또 한 가지 방법은 밀가루(또는 튀김가루도 마찬가지)를 체에 치는 것. 공기 함유량이 많아져 한결 바삭한 질감을 갖게 된다. 녹말 가루를 1/10 분량 정도 섞는 것도 바삭한 튀김을 만드는 방법이다. 튀김옷을 반죽하는 방법도 중요하다. 반죽이 지나치게 묽으면 질깃한 맛이 생긴다. 또 달걀을 섞을 때는 찬물에 끈기 없이 완전히 풀어 섞고 반죽은 젓가락으로 툭툭 치듯이 대추 섞는다. 그래야 끈적이지 않는다.
튀김옷은 튀기기 직전에 만든다 튀김옷은 재료가 다 준비되고 기름의 온도가 높아지기 시작할 때 만든다. 미리 만들면 끈기가 생겨 바삭한 맛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튀김옷 위에 빵가루를 묻혀서 튀기면 더욱 푸짐하고 바삭거린다. 빵가루를 입힌 다음 두 손으로 꼭꼭 누르고, 그래도 잘붙지 않는 빵가루는 가볍게 털어낸 다음 튀긴다.
재료에 따라 알맞은 온도가 다르다 너무 낮은 온도에서 튀기면 재료 속의 수분이 채 나오기도 전에 기름을 많이 흡수해 튀김이 기름지고 눅눅해진다. 따라서 기름이 끓을 때 재료에 따라 알맞은 온도에서 튀겨야바삭하고 고소하다. 보통 야채류는 170℃, 생선이나 고기류는 180℃, 특히 굴튀김 같은 것은 200℃ 정도의 고온에서 재빨리 튀겨야 맛있다. 기름의 온도는 온도계로 재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온도계가 없을 때는 소금을 약간 떨어뜨려보아도 알 수 있다. 소금을 떨어뜨렸을 때 170~180℃에서는 중간쯤 내려가다 다시 올라오고, 그이하의 온도에서는 가라앉고, 그 이상의 온도에서는 요란한 소리와 함께 타버린다.
한번에 조금씩 튀긴다 빨리 튀기려고 재료를 한꺼번에 많이 넣으면 기름 온도가 내려가므로 조금씩 넣어 튀기고 또 한 번 튀긴 후에는 잠시 기다려서 온도가 다시 올라간 후에 다음 재료를 넣어 튀긴다.
수분이 많은 채소는 튀김옷을 두껍게 입힌다 고구마, 연근, 호박 등 수분이 많은 채소는 튀김옷을 두껍게 입힌다. 이들 재료는 속까지 열이 닿는 데 시간이 걸리므로 튀김옷을 얇게 하면 속에 열이 닿기도 전에 튀김옷이 딱딱해지거나 탈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중온으로 데운 기름에 서두르지 말고 속까지 열이 닿을 수 있도록 서서히 튀긴다. 아스파라거스, 두릅 등은 오래 튀기면 딱딱해지거나 풍미가 떨어져 재료가 지닌 맛이 사라져 버린다. 미나리, 깻잎등의 연한 잎채소는 한쪽 면에만 튀김옷을 입혀 살짝, 그리고 재빨리 튀겨야 바삭하다.
손질이 끝난 튀김재료는 냉장고에 넣어둔다 튀김옷은 밀가루, 달걀물, 빵가루 순으로 입히는데, 달걀은 튀김옷과 재료가 떨어지지 않게 밀착시켜 주는 역할을 하므로 너무 세게 휘젓지 말아야 한다. 빵가루는 튀김 재료에 열이 직접 전달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빵가루에 함유되어 있는 공기가 열의 전도를 막기 때문이다. 밀가루, 달걀, 빵가루 순으로 튀김옷을 입혀 튀길 때는 재료를 냉장고에 30분 정도 두었다가 튀기는 것이 좋다. 그러면 고기와 튀김옷이 잘 엉겨붙어 튀긴 후에도 바삭한 맛을 즐길 수 있고 튀긴 후에 눅눅해지는 속도를 줄일 수 있다.
튀김돗 그릇은 차게 둔다 밀가루에 들어 있는 글루텐은 그대로 놓아두면 찰기가 나오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튀김옷의 바삭한 맛을 즐기기 위해서는 차가운 달걀물을 사용해 재빨리 휘저어 섞든가 찬 얼음물 위에서 튀김옷을 만들어야 한다. 튀김에 사용하는 밀가루는 끈기가 덜 생기는 박력분을 얼음물에 푼다. 섞을 때는 휘젓지 말고 나무젓가락으로 재빨리 5~6회 정도 섞어서 가루의 입자가 남아 있는 정도면 된다. 또 튀김옷은 시간이 지나면 끈기가 생기므로 튀기기 직전에 갠다. 튀김옷을 담을 그릇은 늘 차게 해둔다. 그래야 재료를 튀기는 도중에 튀김옷의 온도가 올라가지 않는다. 한번 튀김을 하고 남은 기름은 오일 포트에 담아두는 것이 가장 좋지만, 오일 포트가 없을 때는 키친 타월을 이용해 기름을 거른 뒤 입구가 좁은 용기에 담아 서늘한 곳에 보관한다.
곁들이는 양념장은 짜지 않게 만든다 양념장은 특히 일식 스타일의 튀김에 주로 사용되는 것으로, 무즙.간장 2큰술씩에 물 8큰술과 청주를 섞은 후 송송 썬 실파를 넣고 레몬즙을 한 방울 떨어뜨려 삼삼하게 만든다. 물 대신 다시마 국물을 쓰면 더욱 맛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