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달-불일암 인운 스님에게(佛日庵贈因雲釋)
寺在白雲中 절집이라
사재백운중 구름에 묻혀 살기로,
白雲僧不掃 구름이라
백운승불귀 스님은 쓸지를 않아.
客來門始開 바깥 손 와서야
객래문시개 문 열어 보니,
萬壑松花老 온 산의 송화꽃
만학송화로 하마 쇠었네.
<해설>
자연에 묻혀 속세를 멀리하고 세월의 흐름도 잊은 채 살아가는
삶의 경지를 노래하고 있는 작품이다.
기(起)
절이 흰 구름 속에 파묻혀 있다.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산사(山寺)의 정경인 동시에 속세와 단절이란 이미지가 강조되고 있다.
승(承)
찾아오는 사람이 없으니 길을 쓸 이유가 없다.
속세와 떨어진 절간에서 느끼는 유연한 정서를 표현한 부분으로,
쓸려는 것이 구름이라는 데 묘미가 있다.
전(轉). 결(結)
길손이 찾아와 비로소 문을 여니 온 골짜기에 송화꽃이 이미 피어 있다.
시간의 흐름, 또는 계절의 변화도 초월한 채,
자연과 함께 지내는 경지가 잘 표현되어 있다.
연대 : 명종-선조
작자 : 이달(李達)
형식 : 오언 절구(五言絶句)
주제 : 자연 속에서 느끼는 한적한 정취
출전 : 손곡집(孫谷集)
지은이 : 이달(李達 ; 조선 선조대) 자는 익지(益之), 호는 손곡(蓀谷).
문장과 시에 능했다. 최경창, 백광훈과 함깨 삼당시인이라
불렸으며, 글씨에도 조예가 깊었다. 허균과 허난설헌의
스승이기도 하다. 특히 허균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