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동안 일본 대지진 소식으로 참 정신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그렇고, 회원 여러분들도 그렇고...
비록 이웃나라지만 대재앙을 겪고 있는 와중에 한가로이 여행기를 올리는 것도 좀 이상하고 해서 한동안 업데이트가 늦었습니다.
뭐 아직도 피해가 복구되려면 멀었지만, 아무튼 하던 일은 마저 해야겠지요.
지난편에 이어 하코다테 시내 관광이 이어집니다. 스에히로쵸 정거장에서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시영 전차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진 1187> 전차가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들.

<사진 1188> 전차가 도착했습니다. 유노카와행, 2001호입니다. 이름이 '야키토리벤토'호로군요. 재미있습니다. 하코다테 시영전차의 차량들은 도색이 하나같이 개성이 넘치더군요. 서로 같은 도색을 한 차량을 전혀 못 본 것 같았습니다.
(하코다테시영전차, 2001호, 08.29 08:49 스에히로쵸 - 08.29 09:02 마츠카제쵸, 이동거리 2.4km, 표정속도 11.1km/h, 운임 220엔, 요금 0엔)

<사진 1189> 차내의 모습입니다. 다소 폭이 좁은 듯 합니다. 조금 오래된 것도 같구요. 뭐 제 여행기 앞부분의, 박물관에서 튀어나온듯한 이요철도 차량에는 훨씬 못미치지만^^

<사진 1190> 승차하면서 저 기계에서 정리권을 뽑습니다.

<사진 1191> 바로 이렇게 생긴 정리권입니다.

<사진 1192> 내릴 때 앞문에 있는 요금함에 운임을 지불하면 됩니다. 기관사 아저씨가 마주 오는 차량과 인사하고 있군요.

<사진 1193> 목적지인 마츠카제쵸 역에 내립니다. 반대쪽에 8001호가 정차해 있습니다. 역시 도색이 또 다릅니다.

<사진 1194> 제가 타고 온 2001, '야키토리'호는 종착역인 유노카와로 달려갑니다.

<사진 1195> 숙소에서 짐을 챙겨서 체크아웃합니다. 이제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사진 1196> 막바지 쇼핑도 하고, 공항으로 갈 교통편도 알아보러 하코다테 역전으로 나왔습니다. 어젯밤 제 패닝샷 연습상대였던 8101호를 또 만나는군요.

<사진 1197> 오오, 하코다테 시전의 최고참이자 간판차량, '하이카라'호입니다. 하루에 5왕복 정도밖에 안 다니는데, 비록 타보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운좋게 보는군요. 역사가 참 긴 차량입니다. 본래 1910년부터 치바현 나리타시에서 운행되다가, 1918년에 이 하코다테로 오게 되었고, 1936년까지 여객운송용으로 운행하다가 1937년에 제설용으로 개조되어 운영되던 차량을, 1993년에 제조 당시의 모습으로 복원하여 운행하기 시작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특히 복원하면서 대차는 제조 당시의 물건인 미국 '브릴'사제를 그대로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사진 1198> 501호, '어뮤즈먼트 트램'입니다. 안에는 좌석 대신 방바닥과 가운데의 기다란 상이 있는 구조이고, 약 2시간 소요되는 10km이상 임대요금이 24,000엔이라 합니다. 음료와 음식은 가지고 탈 수도 있고 실비로 알선해 주기도 한다고 합니다. 아마도 좀 특이한 회식 용도로 많이 쓰이는 듯 한데, 우리 연구회 정모를 저런 데에서 하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쉽지 않겠지만요^^

<사진 1199> 하코다테의 명물, '럭키삐에로'입니다. 햄버거 및 카레를 파는 체인점입니다만, 저는 시간이 좀 부족하여 먹어보지는 못했습니다. 맛있다는 이야기가 많던데, 다음에 꼭 먹어보고 싶군요.

<사진 1200> 이제 슬슬 공항으로 갑니다. 하코다테 역전에서 공항 리무진 버스를 기다립니다. 하코다테역과도 이제 작별이군요.

<사진 1201> 버스에 승차합니다. 도쿄에 본사를 둔 버스회사인 '테이산버스'(帝産バス)에서 운영하는 공항 리무진 버스입니다. 지금이 무슨 2차대전 이전 시기도 아니고, 버스회사 이름에 왠 '帝産'? 하고 생각했었는데, 본래 시즈오카, 홋카이도 등지에서 금광을 운영하던 '帝國産金興業'이란 회사의 자회사로 시작했다는군요.
(테이산버스 하코다테공항 리무진, 08.29 11:15 하코다테역전 - 08.29 11:35 하코다테공항, 이동거리 10.9km, 표정속도 32.7km/h, 운임 400엔, 요금 0엔)

<사진 1202> 하코다테 동부의 온천관광지인 유노카와 지구를 지나가고 있습니다. 시영전차도 이 지역까지는 운행합니다.

<사진 1203> 하코다테공항에 도착합니다. 많은 일본의 다른 지방 공항들처럼, 여기도 국내선 위주의 공항이고 국제선은 주 3회 왕복의 대한항공 인천공항편밖에 없습니다. 이외에는 대만과의 전세기편은 부정기로 운항하고 있습니다.

<사진 1204> 국제선 발권 카운터에서 줄을 섭니다. 대한항공 표시 외에도 옆에 사할린 항공의 마크도 보이는데, 현재는 운항이 중단된 듯 합니다. 발권하면서, 제 여권을 보더니, 발권하는 일본인 직원이 '하코다테 공항으로 안 들어오셨나요?'이러는 것 같아서, 'kanmon'이라고 찍혀 있는 입국심사도장을 가리키며 여기서부터 철도로 왔다고 하니 직원이 매우 놀라더군요.

<사진 1205> 조금 출출해서, 유부초밥과 산토리 하이볼 한캔을 합니다. 여담이지만, 공항에서 남은 잔돈으로 벤또 종류(이런 초밥류 말고,좀 내용물 실한 것)몇 개를 사서 우리나라에 가져오니 다들 좋아하더군요^^

<사진 1206> 참, 마지막 떠나는 순간까지 참 보기 좋습니다, 홋카이도의 하늘.

<사진 1207> 이제 출국심사를 마치고 비행기를 기다립니다. 한편, 일반 대합실은 이런 북새통인 데 반하여,

<사진 1208> 흡연실은 이렇게 쾌적하고 타고 갈 비행기 등 바깥 경치도 시원스레 잘 보입니다. 참으로 흡연자 친화적인 공항인 하코다테 공항입니다.

<사진 1209> 드디어 귀국 비행기를 탑니다. 발이 물집투성이가 되도록 정말 힘들었던 여행이었지만, 이제 마무리된다고 생각하니 좀 울적하더군요.

<사진 1210> 잘 있어라, 홋카이도.

<사진 1211> 이륙이 끝나고 안전벨트 등이 꺼지자, 아래로 아오모리 근방이 내려보입니다. 사진 가운데의 해협 같은 곳이 무츠 만의 입구입니다. 사진 아래쪽에 약간의 농경지와 작은 마을 등이 보이는 곳이 이마베츠, 세이칸 터널이 시작하는 곳 근처입니다.

<사진 1212> 역시 아오모리 현, 쓰가루 시와 고쇼가와라 시 일대가 내려보입니다. 가운데의 호수는 쥬산코입니다.

<사진 1213> 정말 짙푸른 하늘입니다. 계속하여 일본의 서쪽 해안을 날아가고 있습니다.

<사진 1214> 물론 사진에는 안 보이겠지만, 저 아래 해안에 고노선이 달리고 있겠군요. 아지가사와, 무츠아카이시 역 주변입니다.

<사진 1215> 짧은 구간이라 그런지 출발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기내식이 나옵니다.

<사진 1216> 식사를 하고 나니, 비행기는 어느 새 노토 반도를 내려다보며 일본땅에서 벗어나고 있습니다. 안녕, 일본~ 이때(2010년 여름)만 해도 좀 있으면 다시 오겠지 생각했는데, 이제는 대지진의 뒤숭숭한 분위기와 방사능때문에 언제 다시 갈 지 모르겠군요...

<사진 1217> 인천공항에 착륙합니다. 우리나라는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더군요. 그리고 비행기를 내려서야 알았는데 서울지역이 폭우로 난리더군요. 이날 비가 한 90미리 왔고 이 전전날도 그 정도 내렸던 걸로 기억합니다.

<사진 1218> 제가 타고 온 비행기입니다. 이용객이 많지 않은 노선답게, 보잉 737이었습니다. 저 옆의 보잉 747과 정말 덩치 차이가 많이 나는군요.
자, 이제 저의 2010년 여름 여행기가 모두 끝났습니다.
개인적으로 물집까지 생기는 등 참 고생도 많이 했고, 특히 기록적인 폭염이 휩쓸었던 2010년 여름, 일본의 말도 못할 무더위가 끈질기게 저를 괴롭혔던 여행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한 번도 가 보지 못한 시코쿠를 잠시나마 다녀오고, 침대열차도 난생 처음으로 이용해 보았으며, 여러 경치 좋은 곳도 실컷 보는 등 여러 가지로 보람있었던 여행이었습니다.
그동안 재미있게 보아 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언제 다시 여행을 갈 수 있을 지 모르겠습니다. 현재로서는 뭐, 아무래도 당분간은 좀 갈 마음이 안 드는군요. 저렇게 사람이 많이 죽었는데 왠지 관광을 한다는 것이 좀... 옛날 고베 대지진이 일어나고 한 2주 후에 일본에 간 적이 있었는데, 멀리 떨어져 있는 지방이었지만 왠지 모르게 좀 침울한 듯한 분위기가 많이 느껴졌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튼, 언젠가는 다시 알찬 여행기로 다시 인사드릴 날이 분명히 오겠지요.
다시 한 번 성원에 대하여 감사드립니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첫댓글 여행기 잘 봤습니다 ^^
출국하시는 날까지도 푸른 홋카이도의 하늘이 배웅을 해줬네요.
잘 보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가 운이 좋은 것인지, 신기하게도 8박 9일의 여행 기간 내내 비 한방울 안 오고 날씨가 좋더군요.
좋은 여행기 잘 봤습니다. 다음에 여행 가실 때도 일본철도연구회가 도움을 드렸으면 좋겠고, 또한 갔다오신다면 또 여행기로 많은 분들과 여행의 경험을 공유해 주실거죠? 보는 동안 눈이 즐거웠고, 시리도록 푸른 홋카이도의 하늘을 보게 되어서 반가웠습니다. 저도 이번 여름에 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고민은 하고 있지만, 시코쿠 한바퀴 돌아볼까 아직도 계속 고뇌중입니다.
카페지기님, 그동안 재미있게 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우리 연구회에서 얻은 도움에 비하면 너무나 약소하겠지만, 당연히 여행기로 제 경험을 공유해 드려야죠^^ 저도 올해는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참 고민입니다.
하얀종이에 모든 그림을 꽉 채우셨네요,,, 그동안 내내 재미있었읍니다....너무 눈이 즐거웠구요...진한 아쉬움이 남네요....너무 너무 수고하셨읍니다.....
고맙습니다. 저도 여행기가 끝나니 새삼 아쉽습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이렇게 여행기가 끝나니 뿌듯하시겠습니다. 저도 여행기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뿌듯하기도 하고, 좀 아쉽기도 하고... 복잡한 기분이 듭니다. 재미있게 보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 여행기 올려 주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두서 없는 여행기인데 즐겁게 보아 주셔서 고맙습니다.
카시오페이아님과 주인장님의 여행기가 교과서 이론 수업에 비유하자면, 하얀종이님과 완만님의 여행기는 현장 체험 실습 같은 수업에 비유하고 싶습니다. 저와 많은 회원님들이 보고 배운 바가 엄청납니다. 님께서 보여주신 '철도 전문성과 자연의 절묘한 조화'가 쉽지는 않은데 과연 저희들이 10%라도 모방할 수는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특히 특급열차에 타면 주행 중의 편안함과 잠드는 맛에 JR pass를 사용하는데 님께서는 피곤함과 졸리움을 극복하고 연구회를 위해 헌신하신 점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실은 제가 원래 버스나 기차 등을 타면 잠을 잘 못잡니다^^ 그동안 후지노미야님의 엄청난(^^) 격려 덕분에 제가 여행기를 열심히 올릴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감사히 잘 봤습니다. 시원시원한 사진들도 참 좋았고요.^^ 언제가 될 지는 아직 잘 모르지만 일본여행계획에 많은 참고가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문경지선님도 좋은 계획을 짜셔서 즐거운 여행 다녀오시길 바랍니다.
여행기 작성하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당분간 저도 일본 여행은 어렵겠지만 여행기를 보면서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고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언젠가는 꼭 즐거운 여행을 즐기시리라 믿습니다.
전편 잘 읽었습니다. 다음 여행을 언제 가실런지는 모르겠으나 기다리겠습니다. 수고하세요 !!!
그동안 재미있게 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 다시 갈 지는 참 고민이군요^^
(2차) 일하고 난후 피곤을 달랠때와 기분이 저하되었을때는 물론 뭔가 생동감 있는 분위기로 사기를 높이고자 할때 님의 여행기를 리뷰하면 매우 좋을 것 같습니다. 오늘부터 저는 리뷰 모드로 들어갑니다.
아이구, 감사합니다^^
뒤늦게 완결 다 읽고 글 올립니다. 생동감과 감동이있는 여행기 다음번에도 또 기대할게요!!
예,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여행기는, 언제가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다시 재미있는 여행기로 찾아오겠습니다^^
여행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여행가고 싶어지는 여행기였어요 ㅎㅎ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저도 기쁩니다^^
여행기 매우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저도 작년 5월에 갔다와서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고 새로운곳도 보고 매우 재미있었습니다.
전 소우야미사키에 갔다와보았습니다. 버스시간도 애매하고 근처도 넓어서 버스로는 느긋히 다녀오기가 힘들더군요.
담에 기회가 되면 한번 꼭 가보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도 물론 소야미사키도 가보고 싶었는데, 시간이 좀 애매하더군요. 맘편히 왓카나이에 숙박하면서 느긋하게 볼까 했는데, 일정관계상 그렇게 해 보지 못하고... 다음에 언젠가 가봐야겠습니다.
다시 읽어보아도 참 유익하고 재미있는 여행기입니다. 매번 제가하는 여행으로 착각할 정도입니다. 조만간 일본갈 일이 없어서 님의 여행기로 대리만족을 하고 있습니다 ㅎㅎ. 대리만족을 하기에 하나 불만인 것은 거의 매번 술을 한켄씩밖에 못 마셨다는 ㅎㅎ 혼자하신 여행인데 대단한 절제력입니다. 2년이 훌쩍 지났는데 새로운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지요?
오랜만에 댓글이 달렸네요^^ 아무래도 혼자 마시는 술이다보니 그렇게 많이씩은 못 마시겠더군요. 체력문제도 좀 걸리고... 이 여행 말고 직장동료와 한 번 일본여행간 적이 있었는데 일본소주 한병(500ml정도?) 다 먹고 맥주 몇잔 먹었다가 다음날 고생한 기억이 납니다. 좀 있다가 홋카이도쪽 여행을 할 것 같은데, 이번에는 가족여행이라 철도는 아주 많이는 못 타겠지만, 올 여름 한정운행한다는 특급 누푸리호는 타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