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길거리 먹거리 가득한 ‘고기리’의 재발견
자연속 고기리 ‘거참 기특하구나’
오랜 가뭄 끝 단비 이후 찾아서인지 계곡의 물은 더욱 깨끗하고 주변의 숲이 더욱 울창해 졌다. 불과 분당·용인에서 10분 거리면 자연의 한복판으로, 때로는 조용한 시골마을로 데려다 주는 특별함이 있는 곳. 고기리를 찾았다.
이번 취재로 고기리의 구석구석을 누벼본 결과 ‘고기리는 아주 넓다!’는 것과 ‘여기가 내가 알고 있던 고기리였나?’ 싶을 정도로 아기자기한 매력을 발산하는 기특한 곳이라는 점을 알게 됐다.
고기리는 1리, 2리, 3리까지 있는 굉장히 넓은 지역. 캐니빌리지가 있는 석운동과 손골성지로 이어지는 동천동 사이에 위치해 이곳으로 통하는 길은 여러 곳이 있으나, 요즘에는 미금역에서 직진, 동원 터널을 지나 용인-서울 고속도로 입구 쪽으로 쭉 올라와 낙생 저수지 방향으로 들어오는 길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
그 동안 이곳의 도로사정 때문에 운전을 망설였던 적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포장공사가 거의 마무리가 끝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 예전에 비해 도로사정도 훨씬 좋아졌다.
‘고기리’ 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지. 보양식, 한정식, 계곡, 구불구불한 길 정도? 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고기리에는 치과, 도서관, 뷰티샵도 있고 곳곳에 공방들과 예쁜 전원주택들도 자리해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한다. 또 최근에는 아이들을 위한 테마파크까지 생겨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손님들이 최대한 자연을 즐길 수 있게 계곡, 족구장 등의 시설을 갖춘 식당들이 많아, 평일 낮에는 주부들이 주말에는 가족단위의 손님들이 줄을 잇는다.
“고기리는 25여 년 전 무허가 건물이 하나 둘 들어서며 생기기 시작했는데, 한 1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음식거리로 발전하게 되었죠.” 고기리 상인연합회 전철재 회장의 설명. 그는 “예전에는 토종닭 등 보양음식이 주류였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음식들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다방면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상·하수도 공사가 7월에 완성될 예정이어서 더욱 깨끗하고 자연친화적인 환경으로 거듭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세라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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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을 입은 고기리
자연와의 교감이 잘 이뤄져서인지, 고기리는 한때 서울대 미술과 교수들의 마을이 있었을 정도로 예술이 숨쉬는 곳이다. 레지나 갤러리에서는 지금 1층에선 이진휴의 개인전이, 2층에서는 ‘독백의 방편’전이 한창이다. 또한 비행기 카페인 ‘AIR194’에 가면 버려진 물건들로 예술품을 만드는 정크 아트의 대가 오대호작가의 작품들을 곳곳에서 만나볼 수 반갑다.
고기리에서는 작가들의 공방도 찾아 볼 수 있는데 그림을 배울 수 있는 샘말 아뜰리에가 대표적. 서울대 서양학과 출신으로 계원예고에 출강하는 김주형 작가의 작업실에서 이루어진다. 늦게나마 그림에 대한 열정을 표출할 수 있는 주부 취미반도 있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키즈 테마파크인 코코에몽에코파크에서도 아트스쿨을 개관해 아이들에게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레지나 갤러리에서는 사진강좌 포토 아카데미도 열리고 있다.
레지나 갤러리 031-265-6789
air194 031- 227-4991
샘말 아뜰리에 010-3198-3220
코코에몽에코파크 1661-0568
고기리에서 보낸 ‘1박2일’
텐트가 있다면 고기리에서의 1박은 어떨까? 굳이 몇 시간씩 차를 타고 나가지 않아 너무 좋다. 원래 고기리는 가족들이 텐트를 가지고 휴가를 즐기러 오던 유원지였는데, 요즘은 아무 곳이나 텐트를 칠 수 없으니 오토캠핑장을 이용하면 여러모로 편하다. 대표적인 곳은 시메온 농원. 주인인 박이우 씨가 묘목을 가꾸던 농원이라 나무그늘이 많은 것이 큰 매력이다. 현재 40여개의 텐트를 칠 수 있는 사이트가 마련되어 있고, 개수대와 화장실, 전기시설도 갖춰져 있어 캠핑에 불편함이 없다. 그 바로 아래 있는 고기리 농원에서도 텐트를 칠 수 있다. 아이들의 물놀이장이 있어 인기.
텐트가 없다면 펜션을 이용해보자. 관음사 쪽으로 가다보면 ‘왕림골팬션’을 발견할 수 있다. 산 바로 아래 있어 경관이 뛰어 나고 한적해서 좋다. 얼마 전에는 런닝맨 촬영도 있었다는 후문. 뒤쪽으로 나 있는 등산코스가 훌륭하다. 또 다른 펜션을 소개하지면 서광사 바로 옆에 위치한 스카이 펜션이 있다. 고기리에서도 꽤나 깊숙한 곳에 있고 산 중턱에 자리 잡아 공기가 맑고, 전망이 좋다. 시메온 농원 010-5255-2763
왕림골 펜션 031-272-5518
스카이 펜션 031-264-7679
머리를 식힐 수 있는 짧은 산책 ‘고기리의 사찰들’
종교에 상관없이 사찰에 들어서면 조용하고 편안한 마음이 든다. 합장을 하고 나누는 스님들과 나누는 인사도 정이 느껴지고, 처마 밑의 풍경소리는 복잡한 마음을 다독여준다.
고기리를 대표하는 사찰들은 3곳. 서광사, 미륵사, 관음사이다. 서광사에 들렀더니 친절한 스님이 인사를 건넨다. 산 중턱에 위치해 가는 길이 좀 험난하지만 조용하게 둘러볼 수 있어 좋다. 말구리 고개를 넘어 바로 보이는 미륵사는 깔끔하고 예쁘며 마당에 피우고 있는 연꽃이 아름답다. 아기자기한 느낌이 좋은 관음사는 단정하게 쌓아올린 돌탑 앞에서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겠다. 돌로 쌓은 울타리와 담쟁이가 멋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고기리의 이색카페
애견인의 쉼터 ‘바로나도’
애견 호텔, 애견 훈련소, 애견유치원, 애견수영장을 두고 견공들의 파라다이스를 꿈꾸는 바로나도 애견학교에서 500미터 쭉 올라가면 바로나도애견카페를 만날 수 있다.
문 앞에서 8마리의 크고 작은 강아지들이 손님들을 격하게 맞이해 혼을 쏙 빼놓지만, 일단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커피와 토스트바가 마련되어 있어 편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1만원에 무제한으로 제공되고 함께 간 강아지는 마당에서 뛰어놀 수 있다.
평상시 혼자 지내거나 스트레스가 많았던 강아지들은 다른 강아지들과 어울려 사회성도 기르게 되고, 즐겁게 뛰놀 수 있어서 애견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곳. 아이들도 강아지 구경에 신이 난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매주 토요일 오후 5시에서 7시까지 예절교육 특강도 마련되어 있다. (참가비 1만원)
문의 031-266-7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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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리를 제대로 만끽 할 수 있는 음식점을 찾아라!
뜰사랑
상호에서 알 수 있듯 뜰이 사랑스러운 곳이다. 산기슭 아래 자리 잡고 있어 주변의 경관이 아르다운 곳.
마당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나물을 말리는 손길이 바쁘다. 이곳의 메뉴는 1만4천원 산나물 정식 한 가지이다. 장아찌를 비롯 맛깔스런 토속음식들이 상을 가득 메운다. 모든 재료는 강원도에서 직접 재배하고 말려서 사용하며, 매일 정성스럽게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중국산 재료는 일체 사용하지 않으며 반찬뿐만 아니라 직접 장을 담그는 것은 물론 두부, 장아찌류도 직접 만들어 제공하는데 그 맛이 뛰어나 손님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그 중 이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보리새싹 샐러드가 아주 인기이다. 그 밖에 갖가지 산나물, 참숯양념 삼겹살구이, 황태양념구이도 오감을 만족시켜준다.
식사 후에는 별도로 마련된 카페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국산차와 커피를 즐겨보자. 바로 옆 산속 곳곳에 벤치가 있어 차를마시며 느긋하게 삼림욕을 즐길 수 있고, 계곡물에 발도 담글 수 있다. 문의 031-272-4050
부드럽게 부는 바람 같은 한정식 ‘소소소’
고기리 한백골프 연습장 옆 저수지 방면 물안 마을에 위치한 곳. 미금역 방향에서 들어오면 훨씬 가깝고 길도 좋다. 아기자기하게 꾸며 놓은 인테리어와 예쁜 정원이 눈에 띄는 곳이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곳에서 바라보는 확 트인 전경은 최고인 듯. 낙생저수지와 산의 풍경이 참 운치 있다. 예쁘장한 단독 건물 1층을 사용하고 있는 ‘소소소’에는 점심상차림, 저녁상차림 메뉴만 있다. 이곳의 대표 허경숙씨는 이를 “재료의 신선도가 중요한데, 메뉴를 많이 하다보면 이것을 지키기가 어렵죠.”라고 한마디로 설명한다. 한정식으로 유명한 황혜성 요리연구가에게 사사 받아 주방을 맡고 있어 음식의 맛도 훌륭하고, 직접 서빙까지 할 정도로 음식에 대한 사랑이 대단하다. 음식에 일체의 화학조미료를 넣지 않으며, 모든 음식을 직접 만들고 있어 담백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자랑한다.
퓨전스타일의 한정식이며, 식재료에 많은 신경을 써 고급스럽고 정갈한 음식을 내놓는 것이 특징. 음식을 담는 그릇들도 모두 이천에서 ‘소소소’ 음식에 맞게 구워온 것들이라 눈까지 즐거운 곳. 또 한 켠에는 작가가 만든 액세서리와 그릇을 전시해 함께 판매하고 있다.문의 031-262-2422
숲에서 먹는 것 같은 기분 '숲에서‘
정말 숲 안에서 식사를 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드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특히 스테이크와 파스타가 맛있는 집으로 최상의 식재료와 조리법으로 정말 맛있는 음식을 제공한다. 런치타임에는 가격도 더욱 착해져 많이 찾는 곳. 음식은 갓 구운 마늘빵과 샐러드로 시작 되는데 모든 음식이 깔끔하고 보기에도 좋아 특히 주부들의 사랑을 많이 받는다. 이곳은 주차장으로 들어가는 건물의 입구도 예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더욱 보여지는 것이 많다. 날이 좋다면 이국적인 분위기의 테라스에서의 식사도 좋을 듯. 바로 옆으로 흐르는 계곡물소리와 나무그늘 밑에서 있다 보면 한여름의 더위도 잊게 할 것이다. 이곳의 또 다른 매력은 커피, 직접 로스팅한 커피로 후식이 제공되는데, 이 또한 일품이다. 낮은 조명이 드리워지는 밤의 분위기도 로맨틱해 맥주나 와인을 곁들여도 좋겠다.
문의 031-262-80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