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월) 한글날이다.
오늘은 오전 중에 이즈하라 시내의 관광일정을 소화하고 면세점쇼핑으로 일정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7시쯤 일어나 세수만 간단히 하고 식사를 하러 2츨 식당으로 내려간다. 숙박요금에 포함된 아침 조식은 밥과 미소된장국, 삶은계란과 콩나물야채볶음 등이 준비되었다. 오전에 많이 돌아다녀야 하니 입맛은 없지만 꾸역꾸역 먹어 둔다.
오전 8시, 호텔 1층에서 렌트카에 나눠타고 출발. 맨 먼저 방문한 곳은 덕혜옹주 결혼기념비가 있는 곳이다. 덕혜는 고종이 환갑무렵에 얻은 고명딸로 영친왕의 이복누이다. 하지만 그녀는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일제에 의해 일본교육을 받고 대마도의 영주 아들과 강제결혼을 한다. 결혼후 아이를 잃고 정신적인 고통을 못이겨 불운한 삶을 살다가 남편과 이혼 후 어렵사리 귀국하여 덕수궁 복녕당(그녀가 태어난 곳)에서 이방자(영친왕의 부인 - 일본인)여사와 노후를 보내고 1989년 사망한다. 최근 그녀의 삶을 조명한 영화가 상영되기도 했다. 결혼기념비 뒤에는 유료로 관람하는 국가지정 정원이 있는데 아직 공무원들이 출근하지 않아서인지 문은 잠겨있다.
날이 뜨겁다. 시원한 가을바람을 느끼고 싶지만 햇살은 한여름을 방불케 한다. 이번에는 팔번궁신사를 구경하기로 했다. 신사 옆에 주차를 하러 들어가니 관리인 아저씨가 20분만 주차하면 요금이 무료라 한다. 당연하지~ 그럼 20분만 있겠다고 대답한다. 아무튼 이번에는 렌트카를 빌려 여행하면서 여러가지 경험이 추가된다. 좌측통행하는 일본의 도로에서 운전도 해보고......
팔번궁신사를 나와 커피를 한 잔 마시자고 티아라쇼핑몰에 갔다. 지하 주차장에 차를 파킹하고 올라와보니 1층에 슈퍼마켓이 있다. 여기서 우리 마님들 또 장을 보신다. 곤약젤리가 유명하다나 하면서 말이다. 그 사이에 밖에 나와 둘러보니 모서리에 버거집이 있고 여기에서 커피도 파는 듯 하다. 장을 보고 나온 일행들을 기다리며 커피를 마시는데 오전 이른 시간인데도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들이 버거와 콜라를 마시고 있다. 아침식사를 저렇게 하는것인지? 슈퍼를 다녀온 마님들은 비닐봉투에 가득 뭔가를 들고 오신다.
이제 우리는 차를 그냥 쇼핑몰에 두고 수선사를 다녀오기로 한다. 걸어서 10분이 안 걸리는 곳에 수선사가 있다. 이 절은 항일운동을 하다 순국하신 최익현 선생을 모신 사당으로 유명하다. 사당 뒷편으로는 가족납골당이 엄청나게 많이 자리잡고 있다. 明治시절의 비석도 있는걸 보니 이 사당의 역사도 꽤나 깊어 보인다.
수선사를 나와 면세점 쇼핑을 하려고 예전에 들렀던 면세점을 가 보니 이전했다는 안내판이 보인다. 찾아가보니 바로 팔번궁신사 바로 옆이다. 예전 장소보다 좀더 넓고 매장이 훤하게 밝아진 모습이다. 우리는 보온병 하나와 동전파스를 구입했다. 면세점 쇼핑을 마치고 이제 우리는 히타카츠 방향으로 올라가면서 점심식사를 위한 식당으로 향한다. 구글 맵을 이용하여 식당을 잘 찾아냈다. 우동전문점이라고 인터넷 정보를 미리 탐색해 두었던 곳이다. 현지 사람들이 애용하는 곳인가보다. 12시가 채 안되었는데도 사람들이 많이 들어와 있다. 고기우동, 튀김우동, 소바 등 여러가지 메뉴가 있다. 어제 먹다 남은 복분자술을 곁들여 맛있게 점심을 먹고 나왔다.
이제 남은 일정은 만제키바시 다리만 구경하고 시간이 되면 에보시타케 전망대를 둘러볼 참이다.
만제키바시 다리는 대마도의 북섬과 남섬을 이어주는 다리다. 이 협곡을 이용해서 러일전쟁 당시 러시아함대를 이곳에서 격파하고 일본이 승기를 잡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다리의 교각을 빨간 색으로 칠해놔서 인상깊게 남는다. 기념촬영을 몇 장 찍고 이제 에보시타케 전망대로 이동한다.
에보시타케 전망대에 오르면 대마도 전체의 모습과 아소만의 다도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가을 하늘이 청명하여 멋진 풍경을 볼 수 있었다. 여기서도 멀리 시라다케의 봉우리 모습이 보인다. 대마도 사람들이 존중할 만한 명산임에 틀림없다. 여기 전망대를 끝으로 우리의 대마도 여정은 모두 끝이다. 이제 히타카츠 항으로 가서 렌트카 반납하고 배만 타면 된다.
히타카츠로 가는 길은 올때와 다르게 39번 도로를 이용했다. 우측에 해변을 끼고 북쪽으로 올라가는 도로인데 역시나 곳곳에 산악지역을 통과하기에 구불구불한 길을 넘나들어야 한다. 하지만 울창한 삼나무와 계곡을 끼고 달리는 도로는 참으로 아름다웠다. 언제 여유가 되면 이런 곳에서 캠핑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히타카츠 시내로 접어들면서 주유소에서 기름을 채웠다. 우리가 탄 작은 차(1,300cc)는 이틀동안 타고다닌 주유비가 2천엔 정도 들어갔다. 연비가 참 좋은 차인가보다. 차량 두 대의 기름값으로 총 6,700엔 정도 들어갔으니 모두 7만원이 채 안된다. 대마도에 오면 이렇게 렌트카 이용해도 좋을 듯 하다.
치량을 반납하고 히타카츠 항에 들어가니 역시 사람이 바글거린다. 4시 30분발 니나호 발권을 위해 한참을 기다려야 했다. 뱃시간이 한참 남아있는데 사람들은 뭐하러 그리 일찍부터 줄을 서 있는지 모르겠다. 조급한 한국사람들.....
발권을 마치고 일행들과 함께 배를 타기위해 출국수속을 한다. 입국때보다는 훨씬 빠르게 진행된다. 이번에는 2층의 좌석으로 결정되었는데 여기가 훨씬 안락하다. 알고보니 2층 전체가 비즈니스석으로 만들어졌나보다. 좌석이 군데군데 비어 있어서 편안하게 올 수 있었다. 올 때 보다는 훨씬 빠르고 잔잔한 항해가 이어졌다. 덕분에 멀미증상도 없이 모두 잘 도착했다. 부산항에 내려 전주팀은 빠르게 움직인다. 7시 차표를 예매해 두었기에 이걸 놓치면 안되기 때문이다. 차를 가져온 익산팀과 우리는 여유있게 이동한다. 잠시 후 전주팀이 늦지않게 터미널에 도착, 차를 잘 탔다는 연락이 왔다. 다행이다.
이상으로 산사모 72차 정기산행(7주년 기념산행) 보고를 마칩니다.
등반대장 올림
첫댓글 아주 유익하고 즐거운 여행이었습니다, 집행하고 준비하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산행기 잘 봤습니다. 재미있었던 대마도 여행의 여운이 계속되네요. 감사합니다. 대장님~^^
7주년 산행 준비에 애써 주신분들과 함께 하신 회원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