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천송회2007 원문보기 글쓴이: hoya
나주시청 앞 300 광장에 세워진 고려 태조 왕건과 버들낭자의 사랑을 형상화한 조각. 인근에 첫 만남이 이뤄진 완사천이 그때 그 모습으로 보존돼 있다. (나주시청 제공)
타임머신을 타고 1000년 전까지만 거슬러 가보자. 그 이전에도 나주는 마한문화의 중심지였다. 백제·신라와 독립적으로 600년 이상 존속된 마한은 세계에서 가장 큰 옹관(항아리 관)을 만들어내는 등 수준 높은 문명을 갖고 있었다. 나주는 한국을 대표하는 ‘러브 스토리’ 하나로 역사의 무대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놓고 있다. 후고구려왕 궁예의 명령으로 나주지역을 차지하러온 왕건과 버들낭자가 그 주인공. 왕건은 영산강을 따라 올라와 후백제의 견훤과 ‘금성산 싸움’을 벌이게 된다. 서기 911년. 이 때 왕건은 17세 연하인 버들 낭자를 만나면서 열렬한 사랑을 나누게 된다. 나주시청 정문 앞 300㎞ 지점에 완사천이란 샘터가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다. 왕건이 전황을 둘러보러 왔다가 한 여인한테서 ‘버들 잎 띄운 물’ 한 바가지를 얻어 먹은 것이 인연이 됐다. 남도를 들르는 연인이라면 꼭 들러 가는 장소다. 당시 왕건은 전투를 마치고 목이 말라, 완사천에 들러 비록 짧은 만남이었지만 뜻밖의 로망스로 버들낭자는 고려 2대 왕 혜종이 될 무를 잉태하게 되고, 그는 나중 장화왕후가 된다. 역사의 중심으로 ‘목사골’ 나주 매년 10월 열리는 나주 영산강문화축제 한 장면. 나주 목사 행차 모습이 재현되고 있다. (나주시청 제공) |
드넓은 나주 들녘을 휘감아 도는 영산강 풍경. 영산강은 찬란했던 나주의 역사와 문화를 일궈낸 튼실한 배경이 됐다. (나주시청 제공)
고려 성종 때인 998년 나주는 지금 광역자치 단체에 해당하는 ‘목(牧)’이 됐다. 나주·전주 등 전국 12개 주요 고을이 그랬다. ‘목사골’이 된 것이다. ‘전라도’라는 고유명사는 전주(全州)와 나주(羅州)의 머리글자를 딴 것이다. 뒤이어 병마절도사가 주둔했다. 이때부터 나주는 도시다운 도시로 하나하나 단장되기 시작했다. ‘목(牧)’의 지위는 1895년까지 누려졌다. 그동안 나주는 세종때 한글창제를 도운 신숙주, 거북선을 발명한 나대용, 천재시인 임제 등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은 인물을 수두룩하게 낳았다. 조선 성종 때 ‘로빈슨크루소 표류기’보다 흥미진진하다는 ‘표해록’을 지은 최부도 이곳 출신이다. 광주학생독립운동(1929)의 기폭제가 된 ‘댕기머리 사건’도 났다. 나주에서 광주로 오가는 통학기차 안에서 일본 학생이 우리 여학생 머리채를 당긴 일이 독립운동으로 발화됐다. 등교 후 바로 광주에서 불이 붙은 일본타도 시위는 한반도는 물론 북간도까지 들불처럼 번져갔다. 진원지인 죽림동에 나주역사가 보존되고 있다. 다시 일어서는 전라도 맏고을 영산포 선창의 과거. 1977년까지 서남해에서 잡은 홍어 등을 실은 배가 드나들었다. (나주시청제공) 나주는 조선말까지만 해도 서울 도성과 같은 4대문과 객사, 동헌 등을 고루 갖춘 전라도의 대표적인 석성(石城)이었다. 둘레가 3.7㎞, 면적은 97만2600여㎡가 됐다. 중세시대의 성 모습을 온전히 유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1910~15년 사이 일제가 멋진 중세시대 도시 하나를 무참히 허물어버렸다. 1993년 남문인 남고문을 시작으로, 2006년 동문인 동점문이 복원됐고, 올해말 서문인 서성문이 다시 태어난다. 북문인 북망문도 2011년까지 세울 계획이다. 목사가 일을 보던 금성관(객사)도 본모습을 찾았고, 올해 말까지 금계매일시장을 옮겨 동헌, 향청, 이청 등 관아를 복원한다. 또 일제 강점기 당시 내륙 침탈의 전진 기지였던 전남 나주의 영산포 선창 일대가 ‘근대 역사의 거리’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이곳은 옛 영산포 선창에서 정미소까지 750m에 일본식 가옥 등이 남아 있다. 이웃에 나주의 명물 ‘홍어의 거리’가 있다. 광주 쪽인 금천·산포면 일대에 2012년까지 나주의 위상을 한 단계 올릴 명품도시 하나가 탄생한다. 면적 7315㎡(221만평)에 공기업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한국전력공사 등 16개 기관이 들어서는 ‘빛가람 혁신도시’ 공사가 한창이다. 옛 포구의 영화, 영산포 홍어축제로 이어져 영산포 선창의 현재. 1977년까지 서남해에서 잡은 홍어 등을 실은 배가 드나들었으나 하구둑 건설로 뱃길이 끊겼다. (나주시청 제공) 유채꽃으로 노랗게 물든 4월 영산강변에서 영산포 홍어축제가 열린다. 한 때 돛배가 드나들고 고깃배로 불야성을 이뤘던 호남 최대의 포구였지만 1981년 하구 둑이 막힌 후 뱃길이 끊겼다. 마지막 홍어배가 포구를 떠난 것은 1977년 10월이다. 이후 ‘불 꺼진 항구’가 됐으나 홍어와 젓갈 집산지로서의 유명세는 이어지고 있다. 홍어는 톡 쏘는 맛과 암모니아 냄새를 매력으로 꼽는다. 처음 적응할 때 고비가 있지만 몇번 먹다보면 어김없이 마니아가 된다는 음식이다. 전라도 사람들은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음식 가짓수가 많아도 홍어 없으면 잔칫상으로 인정하지 않을 정도로 홍어를 높게 친다. 고려 말 때 왜구로부터 백성을 보호하기 위해 시행된 ‘공도(空島)정책’에 따라 흑산도 사람들이 나주로 피신하면서 홍어를 전한 것으로 돼 있다. 즐길거리, 먹거리가 풍부한 나주고을 나주의 대표 먹거리 나주곰탕. (나주시청 제공) |
나주의 대표 먹거리 홍어요리. (나주시청 제공)
10월 나주 금성관 일대에서 선보이는 나주 영산강 문화축제는 나주 역사와 농경생활 전모를 살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직접 체험을 통해 역사와 전통을 경험해볼 수 있어 전국의 가족 관광객이 몰린다. 마한의 추수감사제인 ‘소도제’를 시작으로 왕건과 장화왕후 궁중혼례, 삼현육각 공연, 나주목사 부임행사 등이 성대하게 꾸려진다. 디딜방아와 홀테, 도리깨질을 해보고 떡메를 쳐보고, 소달구지를 타면서 농경사회의 풍습을 느껴볼 수 있다. 나주목사 내아에서 하룻밤을 묵는 체험행사도 성황을 이루고 있다. 6개 방 수준에 따라 숙박료가 5만원에서 15만원이다. 공산면 영산강변 산 언덕 14만㎡에 들어선 나주영상테마파크엔 늘 인파가 몰린다. MBC 드라마 ‘주몽’, KBS 드라마 ‘바람의 나라’ 촬영지다. 고대 건축과 성곽 등을 볼 수 있고, 장군놀이·활쏘기·보초체험 등을 할 수 있다. 3분 거리인 강변에서 황포돛배를 탈 수도 있다. 다야뜰나루~영산나루 6㎞를 오간다. 어른 5000원, 청소년 4000원. 이어 10분 거리인 다시면 회진리 강변에 있는 나주시천연염색문화관이 들어서 잇다. 200명이 동시에 작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관, 콘도형식으로 된 게스트하우스, 상설전시관, 제품판매장, 교육세미나실, 연구실 등을 갖춘 명실 공히 국내최대 규모다. 대표 음식으로는 나주곰탕, 영산포 홍어를 들 수 있다. 양지와 사태를 주로 쓰고 삶은 과정에서 차별화하는 비방을 쓴다. 금성관 주변을 중심으로 식당가가 들어서 있다. 영산포 홍어는 4~5년전만 해도 식당이 너 댓개 밖에 되지 않았으나 10여개로 늘어났다. 홍어를 파는 상회를 겸하고 있다. 홍탁(홍어+막걸리+묵은지)도 맛있지만, 나주에서만 볼 수 있는 홍어애보릿국이 진미다. 소설가 황석영이 홍어를 처음 먹은 후 토해낸 “참으로 이것은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혀와 입과 코와 눈과 모든 오감을 일깨워 흔들어 버리는 맛의 혁명”이라고 한 말이 회자되고 있다. 가는길 호남고속도로로 타고 광산나들목에서 빠져나와 광주 광산구를 거쳐 나주 방향으로 가거나, 용산역에서 나주역까지 하루 4차례 오가는 KTX를 이용한다. 3시간 거리다. 고속버스는 서울 강남~영산포, 서울 강남~나주로 6회씩 다닌다. 소요시간은 4시간10분. 서해안고속도로를 탈 경우 함평분기점에서 무안~광주 고속도로를 들어온 후 나주 나들목을 이용한다. 추가정보 농촌체험마을=5곳으로 구성된 농촌체험마을이 유명하다. 전원의 아름다운 풍경과 친환경 먹을 거리를 맛볼 수 있고, 휴식도 취할 있도록 알뜰히 짜여 있다. 방 하나에 하룻밤 3만~5만원. 쌀·보리·감자 등 순수친환경 농산물을 구입할 수 있고, 고사리캐기·창포물들이기·콩서리·메주만들기·배추수확·김장·캠프파이어·행글라이이더 날리기 등 계절따라 놀이가 마련된다. 이슬촌(노안면 안천리 062-335-0123·16가구), 화탑마을(세지면 송제리 061-337-2800·5가구), 홍련마을(산포면 화지리·070-8802-4639·6가구), 영산나루마을(공산면 신곡리·061-335-3882·12가구), 동산마을(다시면 신석리·011-640-9530)·선동마을(010-6797-0845). 시티투어=매주 토·일요일 오전 10시 광주역 광장에서 출발, 광주버스터미널~송정리역을 거쳐 나주지역 3개 코스를 돌아보고 오후6시에 광주역에 도착한다. 어른 1만7000원, 청소년 1만3000원. 점심도 준다. 문의 062-675-5600. 주요 연락처 나주시청 문화관광과 061-330-8107 나주목사 체험안내 061-330-8107 전남산림자원연구소 산포수목원 061-336-6300 나주배박물관 061-331-5038 나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061-334-5393 나주영상테마파크(061-335-7008) 황포돛배(061-335-7008) 나주시천연염색문화관(061-334-3690) 나주시 전경 목사골의 현재/ 쌀 주산지로 이름난 나주평야가 이제 도심으로 변해있다. 멀리 누렇게 벼가 익어가고 있다. (나주시청 제공) 나주읍성 남고문 전라도의 대표적인 석성(石城)/ 조선초기에 쌓은 나주읍성의 남고문의 야경. 서울의 남대문 격이다. 일제가 무참히 헐어버렸으나 1993년 복원했다. (나주시청 제공) 황포돛배 나주의 체험거리/ 30분 동안 영산강 물길을 따라 오르내리는 황포돛배체험. 멀리 산 위에 드라마 ‘주몽’ 등을 찍은 나주영상테마파크가 보인다. (나주시청 제공) 금성산 나주의 진산/ 금성산은 해발 451m로 그다지 높지 않지만 계곡마다 오늘날의 나주를 이룬 역사와 전설이 가득하다. (나주시청 제공) 나주호 강태공이 즐겨 찾는 곳/ 물과 산이 어우러진 나주호 주변 광경. 단풍이 물드는 가을의 정취가 자랑이다. 붕어·잉어·뱀장어·날치 등을 낚은 강태공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2007년 6월 호남최대규모의 물놀이공원인 중흥골드스파&리조트가 들어섰다. (나주시청 제공) 나주목사가 살던 내아 나주의 체험거리/ 2006년 복원된 후 관광객이 하룻밤 묵어 갈 수는 숙박체험 기회를 주고 있다. (나주시청 제공) 천연염색문화관 국내최대 규모 천연염색 체험장/ 200명이 동시에 작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체험관, 콘도형식으로 된 게스트하우스, 상설전시관, 제품판매장, 교육세미나실, 연구실 등을 갖춘 명실 공히 국내최대 규모다. (나주시청 제공) 산포수목원 인기 데이트 장소/ 나주시 산포면에 자리한 전남산림자원연구소 산포수목원. 메타쉐콰이어 가로수 길이 사진촬영장소와 데이트 코스로 인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