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정선군 고한읍 삼탄아트마인 김민석 대표(60)는 '별난'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다.
평생 예술품 수집가로 살아온 그는 세계 5대양 6대주를 누볐다. 전 세계 구석수석 150개국을 돌며 2만8000여 점의 유물과 미술품을 수집했다.
그가 수집한 예술작품 한 점 한 점은 애틋한 사연과 애환이 깃들었기에 보물 같은 가치가 녹아 있다. 그의 예술품은 이제 삼탄아트마인의 단단한 기초가 되고 있다. 전문 컬렉터는 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단어다.
그는 인터뷰 내내 열정과 창조, 감성을 강조했다. 어쩌면 삼척탄좌 폐광시설은 그에게 가장 어울리는 무대다.
그는 삼탄아트마인에 영혼을 불어 넣고 이곳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함께 버무리고 있다. 1단계는 전시, 2단계는 작가와 작품을 통해 소비자가 감성을 느끼고 배워가는 곳이 되도록 고민하고 있다.
지난 10일 삼탄아프마인 3층 집무실에서 그를 만나 개장 1년의 실험과 미래의 가치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 일답.
-개장 1년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해 5월 24일 개장했다. 40년 동안 가동해온 탄광이 폐광된 뒤 10년을 버려져 있었다. 그 폐광의 흔적 모두를 버리지 않고 문화예술광산으로 재탄생시켰다. 폐광갱도와 사무실, 광부들의 숨결과 애환이 깃든 목욕탕과 광부대기실 등도 새롭게 환생했다. 독일의 세계적인 ‘졸페라인 탄광’을 롤 모델로 삼았지만 더 훌륭하다고 자부하고 싶다.
연간 200만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졸라페인은 유네스코 산업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지난 1년간 이곳에 5만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춘천 남이섬과 락 페스티벌이 성공하기까지 상당한 세월이 필요했다. 국내에서 문화예술시설이 경제적으로 100% 자립한 경우는 없다. 지금은 상당히 어렵다. 그러나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많은 예술가들이 참여하고 지역에서 열정으로 함께 참여하면 가능하다.
아직은 맨땅에 헤딩하는 꼴이지만 열정으로 기적을 만들겠다. 그러나 돌팔매와 무관심이 합쳐지면 이곳은 다시 폐광으로 전락하고 말 수밖에 없다. 나는 이곳을 골든 트라이앵글로 만들고 싶다. 지역주민이 합세해주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국내는 물론 세계 각국의 예술가들도 참여해야 한다. 벌써 150명이 넘는 예술가들이 참여하고 있다."
-삼탄아트마인은 계절별로 변화가 뚜렷하다.
"단풍이 곱게 물든 지난해 가을에는 환상적인 풍광을 발산했다. 지난 겨울 설경 역시 알프스 못지않은 색다른 자태를 보여줬다. 새싹이 돋고 있는 지금은 신록예찬이 저절로 나올 정도다. 현재 이곳은 우리가 구상한 수준의 50% 수준에 올라섰다. 이곳은 예술인들의 놀이터가 돼야 한다. 그런 마당을 만들고 있다. 시간과 열정이면 가능하다. 이곳에는 4가지 키워드가 있다. 수억년의 신비를 캐내던 탄광시설이 첫째이고 지역주민이 두 번째라고 본다.
그리고 창조와 예술로의 승화 등이다. 이러한 4가지 카테고리가 삼탄아트마인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용인 에버랜드는 지난 2012년 누적방문객이 2억명을 넘었다. 삼탄아트마인도 장차 이곳을 다녀간 방문객이 재방문할 수 있도록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그래서 전시회를 3개월마다 주제와 작가를 바꿔하고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평가는 냉정하다. 다행히 삼탄아트마인을 방문했던 소비자 가운데 불로그에 올린 6000여 명은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항상 긴장하고 소비자의 좋은 평가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삼탄아트마인의 가치는 무엇인가.
"이곳은 문화예술단지다. 또 예술품이 탄생되는 곳이다. 장차 이곳에서 도자기가 구워지고 음악이 창작되고 수준 높은 가구작품이 탄생되며 오페라와 뮤지컬이 만들어질 것이다. 이런 것들이 만들어져 삼탄아트마인 브랜드 제품이 해외에 팔려 나가게 될 것이다. 당연히 관련된 학교가 들어서고 연구소도 들어올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곳은 수조원 이상의 가치를 갖게 된다.
지금 1단계는 전시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현재도 감성을 충분히 배워가고 있다. 소비자가 감동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만들겠다. 아직은 80% 정도 점수를 받고 있지만 앞으로 100%, 200% 이상 높은 평가를 받도록 부단히 연구하고 고민 중에 있다. 소비자는 아주 냉철하다. 나는 자만이 발전을 저해한다고 확신하고 있다. 소비자가 감성을 캐가고 체험하는 감동의 장소가 돼야 한다. 흔적 속에서 창조하고 생명을 불어 넣어야 한다.
소비자들의 칭찬도 중요하지만 쓴 소리가 보약이 되도록 해야 한다. 태백석탄박물관은 입장료가 2000원이다. 여기는 1만3000원이다. 그냥 구경만하는 공간이 아니다. 차원이 다르다. 방문객들이 창조와 감성을 배우고 소통하는 곳이다. 작가들의 천국이 되도록 하고 있다. 전국의 예슬가와 기획자들이 찾고 작품을 남겨 재능기부가 활성화되는 그런 공간이 되도록 해야 한다."
-아직은 많이 아쉽다는 지적이다.
"나는 평생을 수집한 진귀한 예술품 전부를 모두 이곳에 전시 및 보관하고 있다. 연간 삼탄아트마인 운영비로 15억원이 소요된다. 나는 급여도 받지 않는다. 내가 죽으면 예술품을 단 한 점이라도 가져갈 수가 없다. 나는 삼탄아트마인이 세계적인 문화예술광산으로 감성체험장으로 환생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 나는 한 알의 밀알이다. 입장료 수입으로 이곳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슴이 타들어가고 있다.
고객이 적게 와서 그런 것이 아니라 이곳을 더 멋지고 아름답게 갈고 닦아야 하는 문제로 고심하기 때문이다. 이 수 많은 문제를 혼자서 풀어가는 건 불가능하다. 이웃 주민과 수많은 예술가들이 함께 해야 가능하다. 열정으로 하는 것이다. 좋은 아이디어를 녹이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있다. 장차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감성 체험장으로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곳 최고의 가치는 정체성이라는데 있다. 탄광과 수갱시설, 권양기, 갱도, 광부들의 혼과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폐광시설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삼탄아트마인이 새로 건축된 시설이라면 의미와 가치가 없다. 그러나 40년 역사의 탄광시설의 흔적이 살아 있다. 광부들의 영혼과 탄광의 역사가 예술가들의 손에 의해 재탄생되고 있다. 그래서 이곳은 문화예술을 캐는 광산이라는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다. 방문할 때마다 새로운 가치와 감성 및 감동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 지켜봐 달라."
그는 25세에 달랑 20달러만 들고 미국땅을 밟았다. 주유소 ‘건맨’(주유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한 그는 버는 돈의 20%를 예술품 사는데 투자했다.
태국, 아프리카, 필리핀, 미국, 유럽을 거쳐 30년이 넘는 세월 그는 비행기로 400만 마일, 150개국을 돌았다. 30여 년간 모은 예술품이 2만8000여 점에 분량으로는 5t 트럭 113대나 된다.
대한민국 최고 전문 컬렉터가 되었고 이제 정선군 삼탄아트마인에서 평생 구상한 세계에서 하나 밖에 없는 문화예술단지를 창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