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시카고 컵스 : 103년 (마지막 우승 1908년)
미 4대 프로 스포츠(MLB NHL NFL NBA)를 통틀어 유일하게 한 세기 넘게 우승하지 못하고 있는 팀. NFL에서 애리조나 카디널스가 1947년 이후 63년, NBA에서 새크라멘토 킹스가 1951년 이후 60년, NHL에서 토론토 메이플립스가 1967년 이후 43년 동안 우승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반면, 컵스는 이미 세자릿수를 돌파했다. 융희(순종) 2년이었던 1908년은 청나라에서 서태후가 사망하고 포드사에서 '모델 T'를 처음으로 양산한 해다. 컵스는 1907-1908년 2연패에 성공한 이후 7차례 나간 월드시리즈를 모두 패했으며, '염소의 저주'가 발동된 1945년 이후로는 아예 월드시리즈에도 나서지 못하고 있다.
1984년 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샌디에이고에게 2연승 후 3연패의 '리버스 스윕'(당시 CS는 5전3선승제)을 당해 월드시리즈 진출이 무산됐던 컵스에게 최고의 기회가 찾아온 것은 2003년. 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서 7회까지 3-0으로 앞서며 월드시리즈 진출까지 아웃카운트 6개를 남겨뒀던 컵스는, 그러나 8회초 '저주의 파울볼' 사건이 일어나며 8실점,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고, 다음날 7차전에서도 5-3 리드를 끝내 지키지 못했다. 이후에도 100년을 넘기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다했던 컵스는 2007-2008년 디비전시리즈에서 모두 3연패를 당한 후로는 다시 포스트시즌조차 나가지 못하고 있다.
다시 컵스는 장기전으로 돌입한 상황. 이에 2004년 보스턴 단장 부임 1년 만에 '밤비노의 저주'를 깼던 테오 엡스타인을 보스턴에서 데려왔다. 그리고 엡스타인은 카를로스 삼브라노(마이애미)를 내보내고 알폰소 소리아노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놓는 등 리빌딩에 돌입했다. 한편 1989년작 <백 투 더 퓨처2>에서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마이클 J. 폭스)는 2015년 미래로 갔다가 컵스가 마이애미 게이터스라는 팀을 꺾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2.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 63년 (마지막 우승 1948년)
2004-2005년 레드삭스와 화이트삭스가 각각 85년과 87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면서 2위로 올라선 팀. 보스턴에게 밤비노의 저주, 화이트삭스에게 블랙삭스의 저주, 컵스에게 염소의 저주가 있는 것처럼, 클리블랜드에게도 '와후 추장의 저주'가 있다. 1901년 창단 후 블루스, 브랑코스, 냅스 등으로 불렸던 클리블랜드는 1915년 새로운 애칭을 공모했다. 이에 지역신문에서 제안한 '인디언스'를 선택했는데, 이는 1912년에 개명한 보스턴 브레이브스(현 애틀랜타)처럼 아메리카 원주민을 모델로 내세운 것이었다. 문제는 로고로 정한 와후 추장을 너무 우스꽝그렵게 그려놨다는 것. 이에 저주를 풀기 위해 모자에서 로고를 떼어내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는 상황이다.
1948년 마지막 우승 이후 월드시리즈에 나간 것은 단 3번. 1954년에는 팀 최다인 111승을 거두고 뉴욕 자이언츠와 격돌했지만, 2-2로 맞선 1차전 8회초 무사 1,2루 상황에서 빅 워츠가 때려낸 결승타 타구를 자이언츠 중견수 윌리 메이스가 홈플레이트에서 139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잡아내는 '더 캐치'를 선보이면서 4연패를 당했다. 100승44패라는 ML 역대 4위 승률을 올린 1995년, 클리블랜드는 디비전시리즈에서 보스턴(3연승), 양키스를 리버스 스윕으로 꺾고 올라온 시애틀을 챔피언십시리즈에서 제압하고(4승2패) 41년 만에 월드시리즈에 나섰다. 그러나 최강의 마운드를 자랑하는 애틀랜타에게 2승4패로 물러났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1997년. 최종 7차전에서 클리블랜드는 9회초까지 2-1로 앞서 우승까지 아웃카운트 3개를 남겨놨다. 하지만 9회말 마운드에 오른 마무리 호세 메사는 크렉 카운셀에게 동점타를 맞았고, 결국 연장 11회말 찰스 내기가 에드가 렌테리아에게 끝내기안타를 맞음으로써 우승이 무산됐다. 2003년 컵스와 1997년 클리블랜드의 상대팀은 모두 플로리다였던 것. 1948년 마지막 우승 멤버였던 밥 펠러는 클리블랜드의 우승을 보고 눈을 감겠다고 했지만, 시간은 그를 기다려주지 않았다(2010년 12월 92세로 사망).
3. 텍사스 레인저스 : 51년 (1961년 창단, 우승 경험 없음)
메이저리그 30팀 중 월드시리즈 우승을 한 번도 차지하지 못한 팀은 8팀(텍사스 휴스턴 밀워키 샌디에이고 워싱턴 시애틀 콜로라도 탬파베이). 이들은 모두 1961년 이후에 창단한 '확장(expantion) 팀'들이다. 그 중에서 1961년 LA 에인절스와 함께 창단한 텍사스는 우승을 차지하지 못한 가장 고참 팀이다.
2010년 텍사스는 월드시리즈에 진출함으로써 창단 후 가장 오랜 시간(50년)이 걸려 월드시리즈에 오른 팀이 됐다. 그러나 월드시리즈에서 믿었던 클리프 리와 타선이 무너지며 샌프란시스코에게 우승을 양보해야 했다(샌프란시스코도 연고지 이전 후 처음이자 1954년 이후 55년이 걸린 감격적인 우승이었다). 지난해 텍사스는 다시 월드시리즈에 올랐다. 그러나 6차전에서 '시리즈 우승'까지 스트라이크를 1개 남겨 놓은 상황에서 2번이나 동점타를 맞는 등 월드시리즈 역사상 최악의 역전패를 당했다. 리그 챔피언십시즈가 생긴 1969년 이후 2년 연속 월드시리즈 준우승에 그친 팀은 1977-1978년 다저스와 1991-1992년 애틀랜타에 이어 3번째. 다저스와 애틀랜타가 그로부터 3년 뒤인 1981년과 1995년에 모두 우승을 차지한 것처럼, 텍사스에게도 기회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휴스턴의 좋았던 한 때 ⓒ gettyimages/멀티비츠 |
휴스턴은 오스왈트를 내세워 6차전을 승리하고 월드시리즈에 올랐지만 그로 인해 몸상태가 좋지 않은 클레멘스를 1차전 선발로 써야 했고, 화이트삭스에게 3-5, 6-7(9회말 끝내기 패), 5-7(14회초 결승점 허용), 0-1(8회초 결승점 허용) 패배를 당함으로써 역사상 가장 아슬아슬하게 진 4연패 팀이 됐다. 휴스턴은 내년부터 NL 중부에서 AL 서부로 자리를 옮긴다. 그런데 푸홀스가 또 쫓아왔다.
5. 밀워키-샌디에이고-워싱턴 : 43년 (1969년 창단, 우승 경험 없음)
밀워키 캔자스시티 샌디에이고 워싱턴(전 몬트리올)은 1969년 함께 시작한 창단 동기들. 이들의 가세로 구단수가 리그당 10개에서 12개 불어난 메이저리그는, 그 해 처음으로 지구(divison)를 나누고 리그 챔피언십시리즈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 네 팀 중 우승에 성공한 팀은 캔자스시티(1985년)가 유일하다. 특히 샌디에이고가 1984년과 1998년, 밀워키가 1982년 월드시리즈에 나서 봤던 반면, 워싱턴은 한 번도 월드시리즈에 올라 보지 못했다. 파업으로 인해 전후기제가 치러진 1981년, 몬트리올은 후반기 동부 우승을 차지하고 포스트시즌에 나섰다. 그리고 디비전시리즈에서 스티브 칼튼과 마이크 슈미트가 버틴 필라델피아를 꺾었다. 하지만 챔피언십시리즈에서 그 해 월드시리즈 우승팀 다저스에게 패했다.
와일드카드가 처음 도입된 1994년, 몬트리올은 정규시즌을 8주 남겨둔 상황에서 리그 2위 애틀랜타에 6경기가 앞선 NL 선두를 질주하고 있었다. 하지만 파업과 직장 폐쇄가 일어나면서 포스트시즌이 날아가 버렸다. 당시 몬트리올에는 페드로 마르티네스, 존 웨틀랜드, 제프 쇼, 래리 워커, 마키스 그리섬, 모이세스 알루, 클리프 플로이드 등이 있었다. 제프리 로리아가 버리고 간 몬트리올은 사무국이 직접 운영을 하는 등 우여곡절 끝에 2005년 워싱턴에 안착했다. 구단주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갑부이며 2008년에는 최신식 구장을 완공했다. 그리고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와 브라이스 하퍼를 뽑는 등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8. 시애틀 매리너스 : 35년 (1977년 창단, 우승 경험 없음)
창단 동기 토론토가 2번의 우승(1992-1993)을 차지하고, 후배 4팀(플로리다 콜로라도 애리조나 탬파베이)이 최소한 월드시리즈에 올라본 반면, 시애틀은 워싱턴과 함께 월드시리즈에도 올라보지 못한 2팀 중 하나다. 워싱턴은 몬트리올 시절 만성적인 저연봉에 시달렸지만, 시애틀은 애드가 마르티네스, 켄 그리피 주니어, 랜디 존슨, 스즈키 이치로 등 최고의 스타들을 배출하고도 우승에 성공하지 못했다. 특히 역대 타이기록인 116승을 올린 2001년, 챔피언십시리즈에서 95승의 양키스에게 1승4패로 물러난 것은 두고 두고 아쉬운 부분이다. 시애틀은 앞으로도 쉽지 않을 전망. 미 서북부 끝에 홀로 떨어져 있는 시애틀은 1997년 같은 지구와 더 많은 경기를 치르는 '불균형 스케줄'이 도입된 이후 이동거리에서 큰 압박을 받고 있는데, 내년 휴스턴이 AL 서부로 들어오게 되면 더 큰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반면 에인절스-오클랜드, 텍사스-휴스턴은 서로 가까이 있다).
9.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 32년 (마지막 우승 1979년)
컵스가 가장 오랫동안 우승하지 못한 기록을 가지고 있다면, 피츠버그는 가장 오랫 동안 5할 승률을 만들어내지 못한 기록을 가지고 있는 팀. 지난해에는 7월말까지 53승47패를 기록하며 마침내 성공하는 듯했지만, 이후 19승43패에 그침으로써 1992년 이후 첫 5할 달성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19년은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1933년부터 1948년까지 기록한 16년 연속을 경신한 미 4대 프로 스포츠 최고 기록이다(반면 양키스는 111년 동안 단 22번의 루징 시즌을 기록했다). 암흑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피츠버그는 꽤 화려한 역사를 자랑했던 팀. 지금도 내셔널리그에서 피츠버그(5회)보다 더 많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팀은 세인트루이스(11회) 샌프란시스코-다저스(6회) 세 팀뿐으로, 1979년 마지막 우승을 차지할 때까지는 세인트루이스(8회) 다음이었다. 피츠버그는 지난해 관중이 클리블랜드(30.3%) 다음으로 증가하는 등(21.8%)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상황. 하지만 언제쯤 월드시리즈 우승 전력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10. 볼티모어 오리올스 : 28년 (마지막 우승 1983년)
11.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 27년 (마지막 우승 1984년)
12. 캔자스시티 로열스 : 26년 (마지막 우승 1985년)
13. 뉴욕 메츠 : 25년 (마지막 우승 1986년)
14. LA 다저스 : 23년 (마지막 우승 1988년)
15.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 22년 (마지막 우승 1989년)
16. 신시내티 레즈 : 21년 (마지막 우승 1990년)
17. 미네소타 트윈스 : 20년 (마지막 우승 1991년)
18. 콜로라도 로키스 : 19년 (1993년 창단, 우승 경험 없음)
19. 토론토 블루제이스 : 18년 (마지막 우승 1993년)
20.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 16년 (마지막 우승 1995년)
21. 탬파베이 레이스 : 14년 (1998년 창단, 우승 경험 없음)
22.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 10년 (마지막 우승 2001년)
23. LA 에인절스 : 9년 (마지막 우승 2002년)
24. 마이애미 말린스 : 8년 (마지막 우승 2003년)
25. 시카고 화이트삭스 : 6년 (마지막 우승 2005년)
26. 보스턴 레드삭스 : 4년 (마지막 우승 2007년)
27. 필라델피아 필리스 : 3년 (마지막 우승 2008년)
28. 뉴욕 양키스 : 2년 (마지막 우승 2009년)
29.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 1년 (마지막 우승 2010년)
30.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 0년 (마지막 우승 201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