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일상생활 속에서 크게 요동치지 않는 일관성이나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은 삶의 안정에 참 중요한 일입니다. 모든 일상이 항상 같을 수는 없고 매일 조금씩의 변수가 발생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비슷한 강도나 영향력으로 대체적인 일관성을 유지하게 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점은 더 심해져서 배변시간, 식사시간, 잠자는 시간 등등 생리적인 일관성은 크게 요동치지 않고 지속되게 됩니다. 생리적 해결 뿐아니라 정신적인 항상성도 중요해서 기분, 감정, 사람대하기 등에도 일관성이 있으면 우리는 그런 사람을 보통 성인군자라고 부르게 됩니다. 반대로 기분이나 감정이 수시로 요동치는 사람을 가까이 두면 피곤하기 이를 데가 없습니다.
인체에는 반드시 항상성을 유지해야만 하는 현상들이 있는데 대표적으로 체온과 체액, 혈액입니다. 이 세 가지는 변화가 있는 순간 생존에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할 수 있습니다.
체온, 체액, 혈액 등 기본적인 항상성 보장 인체상태 외에도 아래와 같이 우리가 잘 알지 못하지만 항상성이 보장되어야 하는내부 현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신장의 수분균형 유지
-신체 곳곳에 혈액순환을 통한 열전달
-췌장의 혈당 조절역할
-근육 수축 확장을 위한 열관리
인체의 항상성을 잘 유지하는 것이 건강의 좋은 척도가 될 것인데요,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것보다도 항상성을 유지하는 분야가 꽤 다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현실에서 우리가 깨닫지 못하는 정말 중요한 항상성이 바로 뇌로 가는 혈액공급의 안정성과 항상성입니다. 24시간 동안 쉬지않고 뇌에 안정적으로 비슷한 양을 보내는 역할을 하는 것은 바로 전정감각! 아래 그림에서 보면 전정감각이 담당하는 중요한 역할인 시야 안정, 신체균형, 공간방향성 그리고 자율신경이라고 명시되어 있는데 바로 뇌의 자율신경 관리기능의 핵심이 바로 뇌에 안정적인 혈액공급입니다.
전정감각의 뇌 자율신경 역할은 여러가지로 중요한데 아래 그림의 설명처럼 대뇌피질의 혈관 Cerebral vessels을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기능을 바로 전정감각의 전정핵 Vestibular Nuclei에서 비롯되며 이런 대뇌피질 혈관 연결들을 영어로 Vestibular Cerebrovascular Connections라고 명칭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대뇌피질 혈류의 항상성을 담당하는 전정감각의 역할이 너무 크고 다양해서 감정조절과도 직접적으로 연관을 갖는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보니 전정감각이 약할수록 불안과 감정기복이 심할 수 밖에 없습니다. 아래에서 설명하듯이 감정기복과 불안, 잦은 스트레스의 시작은 전정감각의 미성숙에서 원인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부하직원을 여러 명 거느리고 근무할 때를 돌이켜보면 일관성이 약한 사람일수록 확실히 근무태도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술마시고 다음날 그냥 퍼지고 결근하는 직원, 걸핏하면 핏대올리는 분노조절이 안되는 직원, 우울모드가 오면 그냥 손놓고 넋빼고 앉아있던 직원, 조울 곡선이 너무 극명한 직원, 혼날 상황에서 혼이 난 것인데도 극도로 힘들어 하는 직원, 파벌하기를 너무 좋아했던 직원 등등.
지금 회상해보면 그들이 왜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었는지 이제서야 이해가 됩니다. 그래도 괜찮은 대학나오고 자기계발을 위해 힘쓰는 노력을 많이 하는 직원일수록 항상성이란 측면에서 좋은 점수를 줄 수 있었는데 확실히 전정감각의 단련은 전두엽 발달의 핵심이라 자기를 향한 노력을 크게 할수록 더 빛을 발한다고나 할까요.
자폐스펙트럼ASD은 한마디로 전정감각의 불통이 원인이자 결과입니다. ASD는 뇌신경 발달장애이니 가장 근본이 되고 일찍 생성되는 전정감각 뇌신경 생성과 가동에 문제가 생기게 되어있고 그런 전정감각 가동장애는 연쇄적으로 다른 감각정보처리 장애로 이어집니다. ASD의 개선에 있어 전정감각 기능의 회복은 치료중재의 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ASD증세가 많이 좋아져서 ADHD/ADD단계가 되어도 여전히 회복하지 못한 전정감각의 영역이나 정도에서 걸려있습니다. 매일매일 컨디션이 달라지고, 어떤 날은 멀쩡한 것 같은데 어떤 날은 걷잡을 수 없이 이상하고... 그 원인은 모두 전정감각의 항상성에서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전정감각에 문제가 클수록 늘 행동은 예측불가한 상태가 됩니다. 충동적이고, 돌발적이며, 특별한 이유없이도 자주 불안에 사로잡히고, 짜증도 심하고, 한번 분노가 일면 좋지않은 방식으로 풀려고 하고, 일관성과 항상성이란 덕목하고는 완전 반대에 서있게 됩니다.
감정이 안정적인 상태로 항상성을 가지려면 몇 단계의 자기성찰과 자기다듬기 과정이 필요해서 일반사람들도 성취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단계를 우리 아이들에게 강요할 수는 없겠으나 우선적으로 전정감각 기능을 회복시켜 주기위한 노력, 그것만큼은 진심을 다해 도와주어야 할 것입니다.
첫댓글 아 옷에 대한 극도의 호불호 감정도 전정감각의 문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