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이용법 ~♡
94년 둘째가 태어난지 백일이 지났을 때
남편은 50만원이 담긴 봉투를 내밀었다.
"운전은 선택이 아니고 필수예요! 그러니 운전부터 배워요!"
그땐 운전 학원비가 20만원이 채 안됐다..
앞집 언니가 아이 둘을 봐줘서.. 면허증을 땄다. 면허증이 나온 다음 날 부터 바로 운전했다. ㅎ
운전경력 24년.. 별 사고 없었던 것이 늘 감사하다.
그 때부터 시내버스를 탈 일, 대중교통을 이용할 일은 거의 없었다. 서울에 볼 일이 있어도, 전국 어디를 가도 언제나 자가운전을 했다. 운전은 또 다른 즐거움으로.. 나는 늘 운전을 즐겼다~♡
주 4회 부산에 가야한다. 비용이 만만치 않다.
고속도로 통행료 왕복 7천원, 유류비 15천원, 주차료 1만원. 적어도 한달 소요경비가 50만원은 될 것같다.. 돈도 안 버는데..ㅠ.ㅠ
대중교통을 이용하기로 했다.
처음엔 양정동에서 탈 수 있는 시외버스를 이용했다. 부산 노포동까지 7,000원.. 왕복 14,000원. 지하철- 셔틀버스 2회 2,600원. 하루 교통비 16,600원.. 한달 265,600원..
방어진에서 출발하는 시외버스는 양정동 도착 시간이 정해져 있어도 들쑥 날쑥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시내버스랑 노선도 똑 같고.. 직행으로 바로 가는 것도 아니고 중간 중간 정차해 승객을 태운다. 시내버스와 차별성 제로.. 두 번 이용하고 끝!!!
그 다음엔 시내버스..
양정동에서 시내로 나간 뒤, 노포동까지 버스를 환승 하면 2,700원.. 노포동에서 지하철 타고.. 지하철에서 내려 교내 셔틀버스 환승하면 1,300원. 하루 교통비 8,000원.. 한달 128,000원.. 시외버스와 비교하면 배차간격, 승하차 구역, 지하철 연계선.. 이용하기도 편하고 비용도 반 이상 적게 든다.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2100번 2300번은 부산소속 시내버스다. 이 버스는 환승이 적용되지 않는다. 부산 시내버스를 타면 하루 2,600원을 더 지출하게 된다. 울산시내버스만 환승이 적용된다.
울산에서 노포동까지 환승되는 버스 노선은 두개다. 1127, 1137..
1127은 농소에서 출발하고 1137은 태화강역에서 출발한다. 두 버스가 다 정차하는 정류장은 공업탑부터 법원까지다. 그 사이 있는 시내버스 정류장에서는 두 노선을 다 이용할 수 있다. 여기서 타지 않으면 차를 타는데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 버스간 배차 시간이 길어 어떤 땐 20분 가까이 기다리기도 한다. 왠만하면 법원에서 타려고 한다.. 여기선 기다린다고 해도 10분이면 차를 탈 수 있다. .ㅍ.ㅍ ...
대중교통을 이용하니 자연스레 빨리 나서게 된다. 변수를 생각해 시간의 여유를 두고 움직이니 나도 모르게 부지런해진다.
차를 가지고 다녔으면 비싼 주차료가 걱정되어 세미나실에.. 도서관에.. 맘 놓고 편히 앉아 공부하거나 책 볼 엄두를 못 냈을 것이다. 주차료가 비싸도 주차 공간은 언제나 부족하다.. 차 댈 곳 찾느라 뱅뱅도는 스트레스도 사라졌다.
수업 마치는 시간 6시... 퇴근시간과 맞물려 꽉 막힌 도로에서 툴툴대는 시달림도 사라졌다~♡ 고속도로를 달리면 발생될 차 감가삼각비도 걱정없다^^
다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린다는 거..ㅠ.ㅠ
길 안 막히면 학교까지 한 시간이면 되는데....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기본은 2시간 10분(+ - 10분) 더 늦어지면 2시간40분까지 걸린다.. 왕복 5시간..
5시간.. 버스에서 뭘 하려고 해도 버스만 타면 아무 생각이 안난다. 나를 닥달하고 싶지 않아.. 그냥 풀어둔다.. 텅빈 상태. 아직은.. 나쁘지 않다..ㅠ.ㅠ
나중엔 그 시간쫌 활용하지.. 그 아까운 시간에 뭐 뭐했나..후회할지 모르겠다. 지금은 그냥 텅...
대중교통 정확하게 알고 적응하는데 한 달이 걸렸다.
문자 잠깐 보내다 내릴 곳을 놓쳐 한 두 정거장 걸어다니기 예사고..ㅍ.ㅍ
지하철과 학교 셔틀버스가 환승되는지 몰라 그 먼길(??)을 걸어 다닌적도 있다...ㅠ.ㅠ.. ㅋ
이젠 대중 교통이 4번까지 환승 가능함을 안다.
지하철-버스-지하철.. 교대로 타는건 환승 되지만.. 지하철-지하철로 타는건 환승이 안되고..버스-버스는 환승 되지만.. 방금 내린 버스와 같은 번호 버스는 환승이 안된다.. 제대로 알고 있다 ^^ ㅋ
슈퍼 그뤠잇~♡♡♡♡♡♡
덕분에....
온천장 지하철 역 담벼락에 흐드러지게 핀 명자나무 꽃도 보고.. 그 밑 하천길이 걸을만 하다는 것도 알고..
하천을 따라 15분 걸으면 부산대 지하철역이 나온다는 것도 안다^^
도서관에서도.. 세미나실에서도 느긋하게 볼 일을 다 본다^!^ 느긋하게~♡ 주차비 걱정은 안한다^^
차를 운전하고 다녔으면 못 누렸을 호사다.
오늘은 3월 마지막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
부산대지하철역 앞에서 버스킹을 하고 있다.
김광석을 노래한다. 언제 들어도 좋은 김광석...
노래 부르는 버스커 목소리가 김광석이랑 똑 같다..
아니.. 성량이 좀 더 풍부하다.. 깊다.
흠... 빠져든다..
낮은 담벼락에 앉아 봄바람에 날려가는 노래자락을 바라본다. 지는 해에 옷깃을 여미고.. 노래를 듣는다.. 사람들 얼굴을 본다. 평온하다.
차를 두고 다닌 덕이다..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