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때 쯤 다녀왔던 석모도(席毛島)의 해명산(海明山, 324m)을 솔뫼산악회 친구들과 함께 간다. 산은 높지 않지만, 능선에 올라 산행하는 동안 바다가 밝게 보인다고 해서 바다 해 와 밝은 명을 썼다는 유래가 전해진다. 배를 타는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려면 버스 환승은 물론 많은 시간이 걸린다. 봄에 대중교통으로 가려다 대체산행을 하고, 승용차로 당산역에서 만나 출발한다. < 오늘의 산행코스 > < 등산로 안내도 > < 8:00, 만남의 장소 당산역 1번 출구 > 옛 직장이 당산역 인근에 있었기에 매일 출근하던 코스다. 출근시간 정체를 걱정해 일찍 서둘렀더니, 1시간 전에 도착한다. 8시가 되자 고정멤버 5명(봉황님, 샛별님, 산토끼님, 거북이님, 푸코)이 반가운 인사를 서로 나눈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작년에 아내와 함께 진드기 고개를 들머리로 하여 해명산과 낙가산을 밟고, 보문사로 하산했던 일정을 답습키로 한다. 못내 아쉬웠던 상봉산에 대한 기대도 하면서... < 9:43, 강화도 외포항 승선 대합실 > < 9:52, 카페리 삼보2호 승선 > < 10:08, 석모도 석포항 도착 직전 > 운전을 오랫동안 하지 않다 보니 어설프고,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한 공간에서 나누는 친구들의 대화가 재미있어,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못한다. 외포항 젓갈시장 주차장에 차를 정차 하니 무료이다. 매시 정각과 30분에 떠난다는 카페리 승선요금은 왕복 2,000원이다. 운항 거리가 짧아(10분정도)서인지, 신분증도 필요 없고 각종 할인 혜택도 없다. 선착장이 마주보고 있어, 뱃머리 돌리자마자 내린다. < 10:11, 보문사 가는 버스를 타고 > < 10:19, 등산로 입구 진(전)득이 고개 하차 >
< 10:19, 들머리 이정표(상봉산:7.3km) > 보문사 가는 버스는 배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춰 매시 10~15분에 출발한다. 단, 일요일은 30분마다 있고, 요금은 등산입구 1,000원, 보문사 1,200원이다. 진드기 또는 전드기 고개라 부른다는 들머리에서 산행 준비를 하고 오른다. 이정표 표시대로 정상 해명산을 거쳐 낙가산(洛迦山, 235m), 상봉산(上峰山, 316m)까지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해명산과 낙가산을 지나 절고개에서 보문사로 하산한다. < 10:42, 고인돌을 닮은 바위가 > < 10:50, 뒤돌아본 들머리 방향 풍경 > < 10:58, 주능선 좌측방향의 답과 염전 풍경 > 바위들이 많은 너덜 길 오르막을 조금 올랐는데도, 섬 산행의 묘미인 조망이 확 트인다. 산 아래는 경지 정리가 잘된 바둑판 모양의 논과 염전이, 멀리는 시원스런 바다가 가슴을 펴고 심호흡 하게 한다. 뒤돌아보니 올라온 들머리의 넓은 주차장도 보인다. 승용차(도선료 16,000원)로 들머리까지 와서, 해명산 정상만 가볍게 오른 뒤 원점회귀해도 좋을 듯싶다. 보문사로 하산하는 코스이기에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 11:04, 중간 이정표에 구급함이 > < 11:22, 정상을 앞두고 있는 암 봉 > < 11:28, 오르막 암릉 로프 난간 구간 > 석모도는 원래 여러 개의 섬이었으나 지속적인 간척사업으로 지금의 모양을 이루었다고 한다. 능선을 몇 번 오르락내리락 하는 동안 구급함을 단 이정표만이 일행들을 반겨준다. 구급함 속의 내용물이 궁금하지만, 산객들의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제일 난코스라고 생각하여, 암릉 구간을 앞두고 쉬면서 주의를 당부한다. 그러나 막상 오르다 보니, 모두가 가볍게 올라 당부한 말이 무색케 하는 실력이다. < 11:37, 해명산 정상 표시목 > < 11:42, 정상 표시목과 함께 > < 12:53, 공개마을 갈림길 이정표 > 어렵게 올라온 암봉을 지나야 석모도의 최고봉 해명산 정상이다. 아담하게 만들어 놓은 작은 표시목과 함께 서로 반가운 만남의 시간을 한동안 갖는다. 정상까지 오는 등산로는 산세가 험하지 않고 아기자기해 가족동반 산행지로도 적합할 것 같다. 정상아래 넓은 공터에서 이른 점심(11:50~12:50)을 한다. 만남의 시간이 이르다보니, 새벽에 아침을 해서 모두 시장기를 느낀다.「공개」마을로 가는 첫 갈림길 이정표다. < 12:54, 가야될 능선이 한눈에 > < 13:15, 서로 의지하여 서있는 바위 > < 13:38, 방개고개 안부로 내려가는 길 >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한 날씨인데, 한낮은 삼복더위를 방불케 하는 고온으로 햇볕에 노출되는 능선은 뜨겁다. 가야될 능선의 봉우리들을 바라보니 누에고치처럼 길기만 하다. 서로 만나 살아야 함을 암시하는 바위가 산객들의 눈길을 끈다. 조용한 등산로 옆의 철조망에 까투리 한 마리가 걸려 빠져 나가려고 계속 파닥거린다. 얼마나 성질 급하게 용솟음치는지, 구해 날려줬는데도 제대로 날지도 못해 안타깝게 한다. < 13:38, 방개고개 안부사거리: 석모리(방개) 1.8km >
< 13:47, 용궁온천 안내판도 잠깐 다녀가라고 > < 14:25, 새가리 고개지나 250봉 이정표 > 방개고개를 기점으로 해명산이 끝나고 낙가산이 시작된다. 가는 높이의 능선이 그대로 이어지면 좋으련만, 하산으로 착각할 정도까지 내려간다. 사거리 갈림길 이정표 외에 용궁온천 안내판이 12분이면 충분하니 다녀가라고 한다. 샛별님 낭군께서 온천이 있다고 하여, 의아해 했는데 진짜 있다. 일정상 다음으로 미루고 낙가산에서 제일 높은 270봉을 우회하여 좌측으로 새가리 고개를 넘어 250봉에 이른다.
< 14:55, 아래로 보문사와 상가가 조망되고 >
< 15:06, 눈썹바위 위 암반과 펜스, 상봉산이 >
< 15:06, 낙가산 정상(235봉)에서 > 오는 날이 장날이라 하더니, 요즘 서해 섬 산행 때마다 썰물이다. 산행과 함께 피서로 해수욕(작년 장봉도의 옹암 해수욕장, 올해는 신도의 수기 해수욕장)을 즐기려했던 계획을 2년 동안 접어야 했다. 눈썹바위 위는 거대한 암반과 함께 위험하다고 펜스까지 쳐져있다. 그 뒤로는 오늘 가야될지 의사결정만 남기고 있는 상봉산이 고개를 내민다. 270봉도 있는데 235봉이 정상을 대신해 미안해서인지 표시목도 없다.
< 15:12, 절 고개 갈림길 이정표 >
< 15:22, 산불 감시 초소 >
< 15:26, 246봉에서 본 상봉산 정상 > 낙가산의 유래는 관음보살이 머물렀다는 인도남쪽 보타의 산 이름을 그대로 따왔다고 한다. 절고개 갈림길에서 상봉산을 다녀 올 것인지 의견 조정 한다. 산토끼님과 거북이님은 1시간(왕복 3.4km)남짓 기다리기로 하고, 3명이 출발한다. 작년에 아내와 왔다가 다녀오지 못해 내심 가고 싶었는데, 봉황님이 적극 추진해 성사가 된다. 기다리는 친구들을 위해 급히 서두른다. 산불감시초소 지나, 246봉에서 정상을 본다.
< 15:27, 면사무소와 또 다른 보문사 갈림길 >
< 15:46, 상봉산 정상 풍경>
< 15:53, 정상 표시목 > 보문사로 내려가는 길이 절 고개에서 500m 더 간 지점에도 있다. 반대 방향은 면사무소로 내려가는 길이다. 능선을 오르고 내릴 뿐 길은 험하지 않다. 정상을 앞두고 로프가 매어진 오르막 구간만 약간 힘들 뿐이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사면의 바다와 올망졸망한 섬들의 풍광이 오지 않았으면 후회 할 번했다. 주봉인 해명산 정상보다 높지는 않지만, 조망만은 으뜸이어 해명산보다 이곳만을 찾는 이도 많다고 한다.
< 15:47, 걸어온 능선이 한눈에 >
< 16:01, 상봉산 오르는 깔딱 >
< 16:28, 상봉 후 절 고개에서 하산시작 > 걸어온 길을 뒤돌아보니, 출발한 들머리부터 이곳까지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이제는 절 고개에서 기다리고 있는 두 친구와 상봉 후, 보문사로 하산한다. 작년에는 눈썹바위로 직접 가는 등산로를 찾지 못해, 주차장까지 내려갔다가 입장료(2,000원)를 내고 다시 올라왔다. 입장료가 무료인 경로와 불교 신도증 해당자는 준비하여 오라고 문자까지 보냈다. 들머리에서 만난 젊은 친구는 그 길이 확실히 있다고 한다.
< 16:37, 내려오다 눈썹바위 횡으로 가는 길 >
< 16:42, 눈썹바위와 마애석불좌상 >
< 16:43, 눈썹바위에서 바라본 보문사 풍경 > 얼마 내려오지 않아 이정표가 있는데, 직진하면 보문사이고 오르는 길 해명산 표시만 있는 이정표다. 좌측으로 로프 난간까지 되어 있는 등산로가 있다. 작년에는 그렇게 찾았는데 못 본 것인지, 1년 사이에 로프 난간까지 만들어 놓은 것인지 알 수가 없다. 입장료가 아니라,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야 하는 시간이 더 문제다. 같은 선상에 있는 눈썹바위와 마애불상을 보게 된다. 길을 찾아서 일까? 기분이 좋다.
< 16:59, 보문사(普門寺) 대웅전 >
< 17:00, 경내에서 바라본 눈썹바위 >
< 17:08, 매표소와 일주문 > 기도의 효험이 있다는 3대 관음성지는 이곳 보문사와 동해의 낙산사 홍련암, 남해의 금산 보리암(여수의 항일암을 포함하면 4대 성지)이다. 눈썹바위아래 조각된 마애석불좌상은 1928년에 금강산 주지 이화응과 보문사 주지 배선주가 조각했다. 네모난 얼굴에 보석으로 장식된 보관을 쓰고, 손에는 깨끗한 물을 담은 정병을 들고, 연꽃 받침 위에 앉아 계시다. 가파른 450계단을 내려와, 경내를 거쳐 일주문으로 나온다.
< 17:55, 석포항에서 기다리며 본 외포항(줌) >
< 20:40, 아구샤브샤브로 뒤풀이 >
< 20:49, 3산 종주 축배를 > 매시 30분에 출발(휴일은 자주)하는 버스(17:30, 막차-18:30)를 타고 석포항으로 나온다. 외포항에서 왕복요금을 지불하였기에 오는 배(18:10)를 그냥 탄다. 밤 운전이 서툴러 어둘 때까지 가서 저녁식사를 하자 했는데, 방배동「아구 샤브샤브 집」까지 왔다. 아구 요리는 8년 전 부산여행에서 일광해수욕장 옆의「전산가든」에서 먹어본「아구 찜」다음으로 맛있게 먹은「샤브샤브」이다. 우리 산방에서 처음 3산 종주(9.8km, 6시간50분소요)한 기쁨이 뒤풀이까지 이어진 행복한 하루였다. 다음산행이 또 기다려집니다. 수고 많았습니다.
2014. 8. 27(水). 강화 석모도의 3산 종주를 마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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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자연과 책 속에서... 원문보기 글쓴이: leepuco
첫댓글 오늘은 우선 그림만 보구가요~알러지로 눈을 쓰기가 쫌 부담스러워서
다음날에 차분이 대장님의 성의에 보답하겠습니다^^
천천히 읽으세요. 자세히 쓰다보니 장문이 되어서...
그래도 바다님이 내 후기글을 열심히 읽어주고 댓글도...
감사합니다. 즐거운 한가위 명절 잘 보내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