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부산여고 총동창회 편집장 이명아 씨라고 하며 전화가 왔다 .
소개를 받았다면서 가을에 부산여고 총 동창회 정기 총회시 발간되는 회보에 필요한 원고를 보내 달라고 하신다.
고맙지만 자신이 없다고 사양 했는데 7월 말 일까지 꼭 부탁한다며 반 강제적이다 .
잠시 막막했지만 내가 생각하고 전에 카페에 글을 올렸던 내용을 첨언해서 "가을의 노래" 라 제목을 붙여
오늘 메일로 보냈다 .
내 나이 65세
춘하추동 4 계절에 비유하면 가을이다 .
가을의 3 개월 간을 주역에서는 容平 이라하여 물체의 형태가 정해 지는 계절이라 한다 .
이제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저것도 했어야 할 것을 이것도 했어야 할 것을 하면서
마음의 지나친 욕망을 삼가야 하며 이루지 못한 뜻을 후회하지 말고
느긋하게 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
가을은 生長收藏 에 따르면 收의 계절 .
한창 수확하고 거두어 들이는 계절이 아닌가 ?
봄에 파종하고 여름에 얼마나 땀을 흘렸냐에 따라 가을의 수확이 달라 질 수 있듯이
우리도 살아 오면서 얼마나 열심히 땀을 흘려 살아 왔는가에 평가 될 수 있겠지 .
가을 나이에 풍년을 노래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고
흉년이 든 사람도 있을 것이고 평년작으로 끝난 사람도 있을 것이다 .
저는 1969년 부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서 서울 대학교를 지원하여 낙방하고
재수를 해서 다시 서울 대학교에 지원했으나 또 낙방을 하여
2 차 경희 대학교 의과대학에 지원 할려고 모교에 가서 친구들과 축구 시합을 하다 눈을 다쳐
당시 부산고 아래 있는 김상용 안과에 입원 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
붕대를 감고 부축을 받아 시험을 치러 갔었는데 살짝 붕대를 풀고 시험을 보는데
신세 한탄과 서러움에 눈물이 나 시험을 제대로 보지 못했기에
2 지망으로 경희대학교 한의과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
집안에서는 한의원 하고는 아무 인연이 없었는데
생각지도 않은 한의대 6년을 다닐려니 갈등과 시련이 많았습니다 .
그러나 이것은 하늘에서 나에게 준 선물이다 생각하고
열심히 공부했고 후에는 한의사회를 위하여 최선을 다하며 살아 왔습니다 .
1976 년 28 살에 범일동에서 삼호한의원을 개원하고 진료에 임하고 있었는데
77년 어느 날 조방 앞에서 고교 시절 존경하는 은사님이신 살매 김태홍 선생님을 만난 것이
나의 배필을 만나는 인연이 되었습니다 .
며칠 후 사모님께서 저의 처를 소개 시켜 주신다고 한의원에 같이 내원 하셨는데
고마워서 일찍 문을 닫고 태종대 곤포의 집으로 식사 대접 하러 갔습니다 .
얼마의 시일이 지나 처 부모님을 뵈러 갔는데
저가 경주 이씨 집안의 10대 종손이라 하여 결혼을 극구 반대 하셨습니다 .
당시 장인 어르신은 부산중학교 교감 선생님으로 재직하고 계셨기에
저의 부산 중학교 부산 고등학교 학적부를 전부 확인 해 보셨습니다 .
대연동에 계셨던 부모님을 찾아 뵙고 무릎을 굵고 빌었습니다 .
처를 아끼고 잘 살아 가겠다고 .
겨우 승낙을 받아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만
지금 까지 살아 오면서 처에게 참으로 미안하고 죄스러움도 많았습니다 .
그러나 이제 부터라도 눈물은 보이지 않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
해마다 5 월이면 가정의 의미를 다시 되 새겨 보는 의미로
5일 어린이 날 8일 어버이 날 15일 가정의 날 20일 성년의 날 21일 부부의 날이 있습니다 .
나이가 드니 한번 쯤 깊이 생각해 보는 날이 부부의 날 인것 같습니다 .
둘이가 하나 되는 날이라 해서 21 일로 정한 것입니다 .
사회적 경륜이나 부족함 때문에 결혼식 주례를 사양했는데
그래도 마지 못해 주례를 본 횟수가 일기장을 보니 벌써 19번이나 됩니다 .
주례사를 할 때 저가 생각하는 바를 약 5 분 정도 이야기 합니다 .
이성 간에 좋은 인연을 맺어 새롭게 시작하는 신랑 신부가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
유익한 이야기도 많지만
저는 부모님에 대한 효도 부부간 사랑 자식에 대한 정성 이 3 가지를 이야기 합니다 .
"나로 인하여 부모님께 걱정을 끼치지 마라 그것이 큰 효도이다 .
더 큰 효도는 부모님이 즐거워 하면 최고의 효도이다 "
"부부 간에는 무엇보다 신뢰요 믿음이다 .
부부 간 신뢰와 믿음이 깨어 지면 부부 간 사랑도 깨어 지는 것이다 .
결혼해서는 부부의 호칭을 여보 당신이라 하라 .
여보란 그대는 나에게 보배 같은 분이요 라는 뜻이고
당신이란 내 몸을 님에게 기꺼이 바칩니다 라는 뜻이다 ."
"자식에 대한 정성은 자식을 낳아 양육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태교가 더 중요하다 .
그러나 무엇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임신을 잘 하는 것이다 .
즉 좋은 날을 받아서 임신을 하는 것이다 "
" 이제 두 사람은 부부가 되어 앞으로 자식을 낳아서 가정을 이룬다 . 가정은 행복해야 한다 .
행복한 가정은 두 부부가 얼마나 노력 하느냐에 달려 있다 .
부부가 하나가 되어 가정의 행복이라는 목표를 향해 날마다 하나 씩 하나씩 만들어 가는 것이다 .
그래서 부부는 그냥 살아 가는 것이 아니고 맞쳐서 살아 가는 것이다 ."
주례로서 좋은 이야기를 하고서
나는 과연 얼마나 잘 지키면서 살아 왔으며 살아 가고 있나 생각하니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입니다 .
처를 향한 나의 마음을 저의 주례사에 담아 보았습니다 .
부산여고 24회 안성애 남편 이상복
첫댓글 친구의 진솔한 얘기들 잘 읽었네.
그동안 이까페에 소원 했네만 일전에 자네와만났을때 자네 칼럼 얘기를 듣고
역시나 바쁜데도 불구하고 열심히 많은 활동을 하는 자네 모습에 본받을 점이 많네.
항상 건강하고 좋은 글 많이 올려주게.
친구 이재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