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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와 하늘정원
대전과 이웃한 세종시를 가면 세상이 얼마나 많이 변하고 있는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세종시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던 종촌면 종촌리 일대가 중심지이다. 그곳에 우리나라의 심장기관인 중앙 부처가 들어와서 桑田碧海가 되었다. 불과 5,6년 전만 해도 허허롭다 싶더니 최근에는 하루가 다르게 공중을 향해 솟아오르는 건물과 거리 풍경이 낯설기 짝이 없다.
세종시의 관문인 대평리에서 북쪽으로 이어진 다리를 건너면 긴장감이 느껴진다. 아파트 숲이 보이면서 정부 기관이 입주한 청사 근방에 다다르면 방향감각이 상실되어 어리둥절해진다. 지형이 훼손되기 전에 세워진 전망대를 보고 대충 짐작이 갈 뿐, 전망대마저 없다면 예전에 익숙한 시골 마을이라는 사실을 알 수 없을 뻔 했다.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너무 달라지는 변화에 주체할 수 없는 혼란스러움에 쌓인다. 변화가 가팔라서 가까운 시기에 우리나라의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의 최첨단 도시가 되는 것도 두렵고, 개발이 멈춰지는 것을 상상하는 것도 두렵다. 첨단 도시가 되면 이곳이 터전이었던 원주민들이 소외감을 느끼게 될 것이고, 변화가 느리면 이곳에 이주한 주민들과 상인들의 상실감이 걱정된다.
매번 세종시를 스쳐갈 때마다 꿈속을 헤매는 듯 어리둥절하다가 하늘 정원을 산책할 기회를 가졌다. 하늘정원은 정부청사 건물 옥상을 정원으로 꾸며 놓은 구조물이다. 용이 승천하기 전의 형상을 본떠서 지은 건물로 약 1.5km길이로 구불구불하게 이어졌다. 대부분 건물이 도로 위로 몇 개 층씩 이어져 있고, 멀리 떨어져 있는 건물 사이는 긴 다리로 연결되었다.
건물 옥상과 다리위로 정원을 걸으면서 좌우를 살피면 세종시의 모습이 훤하게 내려다보인다. 거기다가 국정을 다스리는 고관대작님들 머리 위를 활보한다는 으쓱한 기분도 느낀다. 선홍색 영산홍과 튤립, 팬지, 양귀비 그리고 잘 다듬은 정원수까지 눈요기를 하면서 드문드문 놓인 벤치에 앉아 커피 등 간단한 음료수도 즐길 수 있다. 어느 곳은 공중에 떠 있는 듯 하다가 어떤 곳은 마치 땅위에 있는 느낌이 든다. 땅과 공중, 사람과 건물을 조화롭게 배려한 듯하다. 변화가 심한 장소일수록 변화의 소용돌이를 적극적으로 체험해야 한다. 百聞而不如一見이다. 하늘정원이 그런 체험 장소이다.
하늘정원을 가려면 정부청사관리소의 홈페이지에 접속해서 예약을 해야 한다. 하루에 10시와 오후 1시 두 차례 방문할 수 있다. 담당 직원이 안내를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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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하늘정원 전에부터 가보고싶던곳입니다.사진으로보아서 마음 반은 찼습니다.
항상 고맙게생각합니다.
구불구불 이어진 청서 건물에 거부감을 느끼다가 옥상을 따라 걷고나자 안도감이 느껴지더군요.
정원을 꾸며놓은 효과일 겁니다.
한 번 쯤 가볼만한 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