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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교사 네트워크 스크랩 8월26화월주창립준비토론: 지역공동체를 바탕으로 학교의 제자리 찾기
원시인배이 추천 0 조회 23 10.11.14 22:40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학교의_제자리_찾기.hwp

지역공동체를 바탕으로 하는 학교의 제자리 찾기

배이상헌(광주무진중)

○ 먼저 확인할 사항

 

1-1. 지역교육네트워크 ‘화?월?주’를 꿈꾸는 자리를 알게 된 것은 교사로서 다행스럽고 행복한 일이다. 상당 기간 공교육 교사로서 ‘참교육’이나, ‘교육개혁’을 외치며 살았지만, 세월이 지날수록 분명해지는 것은 그것이 실력의 문제이거나, 권력의 문제이기보다 우선 관계를 회복하는 일이라는 점이었다.

교육은 명령하고 지시하고 주입하는 일이 아니라 소통하고 협력하며 자발성을 전제로 진행되는 생명현상이라는 점은 여러 가지 깨달음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며, 그 어떤 절박한 과제의 실천에 있어서도 그것의 성공을 위한 바탕이라는 점이다.

 

1-2. 학교운영위원회 제도는 95년 김영삼정부가 시작한 교육개혁 조치의 가장 구체적 성과였다. 그러나 ‘관계’의 문제를 상실해버린 한국 공교육의 역사에서 이 제도는 그야말로 관념적인 수입산이었고, 그것을 우리 것으로 자각하고 구체화하기까지도 족히 20여년이 걸리는 문제가 되는 듯하다.

학교운영위원회의 구성은 교사-학교경영자-학부모-지역위원을 중심축으로 구성되는바(‘학생대표’가 빠져 있다) 명실상부한 교사회나 학부모회, 학생회가 없는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절차에 의해 선출된 학운위원이 일상적 대표성을 발휘하기 어렵다는 것은 평범한 사회적 상식으로도 쉬 간파되는 부분이다. 또 하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지역위원’이다. 지역사회를 대표하여 학교운영의 주체로 참여하게 되어 있는 이 제도는 국가주도의 관료적 교육행정시스템이 주도하는 한국사회에서는 그 의미가 실체적 근거를 갖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념적 이상태(理想態)는 지역이 공교육의 주체이며, 학교운영에 구체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향점을 제시하고 있다. 현실의 학운위 운영에서 이는 왜곡되고 있으며, 또 주체로 등장할 공공적 주체가 빈약하다는 점이 그 이유라는 것도 결코 부정할 수 없다.

 

1-3. 교육주체로서 지역사회의 문제가 다시 등장하는 것은 2003년부터 시작된 ‘교육복지투자우선지역 지원사업’(이하 ‘교복투사업’이라 약칭함)을 통해서이다. 빈부격차를 완화하고 교육에 있어 ‘기회의 평등’을 실현하고자 했던 이 사업은 빈곤지역의 학교에서 빈곤층 학생의 삶을 지원하는 학교와 지역의 긴밀한 협력을 사업의 추진체로 제시한다.

이를 위하여 ‘지역사회교육전문가’를 학교에 배치하고, 지역교육청에 ‘프로젝트 조정자’를 배치하여 지역사회의 교육자원을 학교와 연계시키는 역할을 발전시키고자 했다. 빈부격차완화와 교육기회의 불평등문제해결이라는 과제가 왜 ‘지역’을 등장시키는지 피상적 판단으로는 쉬 이해되지 않는 문제이다. 왜일까?

그것은 무엇보다 학생의 자존감의 회복과 지역공동체 활성화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또 지역공동체의 활성화는 삶과 지역의 문제를 주체적으로 바라보고 소통하는 문화와 복지 영역 전반의 ‘주체 활성화’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교복투사업’의 의의는 바로 이것이다. 학운위의 구성에서 맥락 없이 언급된 ‘지역’의 존재가 ‘교복투사업’에 이르러 학교의 존재방식과 지역공동체의 의미, 지역공동체 형성에 있어서 교육문제가 차지하는 위상 등으로 그 맥락이 확인되고 있는 것이다.

발표자는 학교와 지역의 관계에서 ‘맥락 확인’차원에서 ‘교복투사업’의 의의를 언급하고 그 이상으로 과대평가하는 것은 삼가고자 한다. 그 이상이라 함은 학교를 지역사회의 품으로 되돌리는 것에 있어서 ‘교복투사업’의 성취도와 관련된 문제이다. 과연 ‘교복투사업’이 학교와 지역의 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겠는가?~ 하는 문제는 좀 더 깊은 성찰을 필요로 한다.

 

1-4. 그러므로 발표자는 ‘교복투사업’의 성공을 위한 방편으로서 ‘지역’을 언급하고 성찰하는 식으로 소통되는 왜곡을 경계한다. 비록 ‘화월주’에 화정중,봉주초,무진중 등과 같이 ‘교복투’학교들이 주로 참여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역교육네트?에 참여하는 학교주체가 굳이 ‘교복투’학교이어야 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교복투’학교가 지역과 협조해야 할 사업적 고민 때문에 지역네트?과 우선적으로 조우하게 되었을 뿐, 인간의 삶과 복지를 고민하는 교육의 근본가치에 근거한다면 그 어떤 학교라도 지역공동체와 직간접적 관계를 가지고자 할 것임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 국가의 관료적 행정단위에서 지역사회의 학교로 회복하기

 

2-1. 누군가는 학부모를 소비자라고 한다. 단순화가 주는 약간의 명쾌함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진술임은 분명하다. 현실의 일단이지만, 일반화하는 것도 위험하고 바람직한 당위적 명제도 아니다.

하지만 학교교육이 개인의 입신양명 출세이거나, 졸업장 따서 살아남기를 허락해주는 개인의 생살여탈권을 휘두르는 위세를 부리기까지는 근대 시민사회의 공공적 이익의 조력자로서 국가가 수립되지 못하고, 높으신 나랏님으로 봉건적 권력을 휘두르며 과거시험을 손에 쥐고 인사권을 휘두르는 전근대적 국가권력이 여전히 작동하기 때문임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즉 프랑스혁명을 통해 인간존중과 자유,평등의 시민사회 이념을 획득하고, 공교육을 통해 이를 영속화하려 했던 서구의 근대체험이 아직 우리에게는 미완의 과제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2-2. 교육개혁의 외침에는 다양한 목소리가 있다. 그러나 치맛바람의 합리적 발전을 위한 운동과 공공적 인간의 성장과 삶을 위한 운동은 본질을 전혀 달리한다.

장애아동과 함께 성장하는 통합교육은 그런 점에서 선진적 교육이념의 성취가 있다. 그러나 통합교육의 진정한 성취도 사실은 공공적 인간의 육성이라는 교육의 목표가(그것이 홍익인간이든, 민주시민교육이든, 사실 대한민국의 교육법에는 이 모든 것이 모두 명시되어 있다) 교과내용과 교사의 존재방식으로 내면화되고, 학교운영의 시스템으로 전면화되어 있을 때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공공적 인간의 육성이 ‘나무아비타불 ~’처럼 주문외우는 신앙으로 실현할 수는 없다. 즉 학교의 교훈이나 표지판에 글자로 새겨넣었다고 해서 되는 일은 아니라는 점이다. 무엇보다 지역공동체가 학교교육의 긴밀한 상관자로 성장할 때에 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여기서 지역공동체란 지역사회에서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나눔의 성장’을 통해 공공적 이익을 성취하는 주체를 언급함이다.

 

2-3. 빈곤계층의 학생들에게 모든 것을 ‘공짜’로 제공하는 것만으로 교복투학교의 목표가 성취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경제적 결손에서 비롯된 가정기능의 결손을 지원하고(심리정서적 영역), 사회의 결손을(문화적, 공동체적 자존감의 형성)을 치유하는 학교 내부의 운동과 지역사회의 운동이 맞닿아야 비로소 ‘교육복지’는 실제의 주소를 찾을 수가 있을 것이다.

교복투 사업은 지역사회와 학교가 협력할 것을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다. 지역사회교육전문가라는 최초의 사회복지전문가가 학교에 입성하는데, 그 역할의 핵심은 ‘사례관리’와 ‘지역사회의 교육역량을 학교에 연결하기’이다. 지역사회와 학교의 협력은 교복투사업의 원칙일 뿐만 아니라, 보편적인 모든 학교가 학생의 삶의 복지를 지탱하고 성장시켜나가는 기본 원칙으로 일반화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지전가’가 배치되지 않았을 뿐.

 

2-4. 대한민국 공교육의 개혁쇄신의 대상으로 ‘연구시범학교’가 종종 거론된다. 그 폐단의 핵심은 승진제도에 근거한 승진점수를 관리하는 방법으로 오용되기 때문이다. 교복투사업이 연구시범학교와는 다르지만, 한국의 공교육에서 목적사업경비란 연구시범학교의 사업경험에 근거한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지역사회교육전문가의 지역역량과 협조는 그 누구보다 학교경영자의 참모기능이 되어야 한다. 즉 학교경영자와 ‘지전가’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비전공유가 중요하다. (‘지전가’의 정규직화는 이를 위한 핵심전제이다. 신분의 불안정은 교사와 학교경영자를 대상으로 정확한 메시지를 안정적으로 전달하기 힘들다. 상대를 의식한 목소리 낮추기가 조화와 안정으로 묘사될지언정 관료적 행정단위인 학교를 지역사회의 학교로 변화시키기는 힘들다. 교과부와 교육지자체의 전략적 판단이 시급하다고 본다)

사업단위로서 교육복지부가 움직이는데, 교복투사업은 특정 부서의 사업이 아닌 학교 전체의 사업 속에 녹아들어 그 사업의 목표와 전개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는 점에서 교육복지부의 운영은 단기적으로 관리되고 폐지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판단된다. 그런 점에서 학교현장에서 진행되는 ‘교육복지부’의 신설이나, 학생부를 학생복지부로 확대하여 교육복지사업을 그곳으로 전담시키는 것은 사업을 왜곡시키는 경향이라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요약하면 교복투사업은 구체적 사업의 ‘집행’기능에 앞서 학교운영의 방식과 질을 바꿔나가는 ‘기획’기능이 중요하고, 교사집단 전체가 자신의 존재방식을 일정하게 변화시키는 중장기적 변화를 목표로 삼아야 할 것이다.

 

2-5. 지역사회가 공동체로서 작동하고, 학교의 주체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학부모의 공공적 협력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현재 학교단위에서 학부모회를 활성화하려는 여러 가지 움직임이 있다. 독서회라거나, 봉사단, 급식검수활동, 교원평가 등에서 학부모의 당위적 위상이 언급되지만, 이러한 제반 활동을 자율적이고 자치적으로 활성화하고자 한다면, 학부모활동을 학교의 산하 기구로 시작하기보다 지역사회의 공익적 학부모활동을 근거로 해서 학교 내부 학부모조직을 활성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다양한 프로그램의 말단의 모양새로 학부모를 의식하는 사고에서 벗어나 이미 존재하고 또 잠재하는 교육적 에너지들이 공공적으로 결집하여 항시적으로 작동하는 구조 즉 학부모운동의 하드웨어를 설치하는 것에 힘을 쏟아야 한다. 지역사회 고유의 집단활동에 근거하여 학교의 구체적 활동에 참여하고 협력하며, 비판적 견제를 진행할 때에 비로소 학교가 삶의 공동체 운동과 만날 수 있지않겠는가? 교과부와 학교의 산하조직이 아닌, 지역의 자생조직에 공공적 예산을 지원하고 사무실과 집기를 지원하는 형태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2-6. 지역사회가 교육공동체로 나서는 것은 소수 유력자들이 서울대 보내는 기숙사 와 일류강사를 유치하는 노력으로 나타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지역교육네트?은 학생들의 다양한 문화체험이나 동아리활동, 기타 참여활동을 지원하고 뒷받침하여 학교의 교육과정이 갖는 경직성을 유연화하고, 구체화하며 구성적으로 재해석하도록 하는 사회적 협력단위가 될 것이다.

사교육으로만 승부가 가능한 교육현실에서 기회를 상실하고 있는 학생에게 사교육에 접근하도록 하는 기회비용을 제공해주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구체적 체험과 실천활동의 제공을 통해 상호격려와 자아존중감, 지역에의 소속감을 경험하는 것, 또 다양한 성취경로를 발견하는 것 등은 그 의미가 지대하다. 사회에 대한 냉소적 거리감, 패배적 열등감에서 벗어나는 것, 냉대받은 만큼 복수하고, 보상받으려는 싸늘한 생존논리에서 벗어나는 것, 그래서 작은 나눔과 실천을 통해 삶의 안정감과 공동체적 소속감이 주는 평안함이 가능하고 현실적이다는 인식을 성취하고 지속함으로써 학생은 삶과 사회에 대해 유연하고 탄력적인 비전을 갖게 된다. 이것이 지역공동체와 학교가 만나서 이루어내는 가장 중요한 성취 아닐까!

지역교육네트?은 그 공동체적 속성만큼 청소년을 바라보는 시각도 ‘개체’로서 ‘바라보기’나 ‘골라내기’가 아닌 상생하는 주체로서 공간을 확보해주는 것에 관심을 쏟는다. 자기고장의 문화/역사체험이나, 지역사회의 과제를 발견하고 책임을 느껴가는 봉사활동, 문화와 축제를 통한 공동체의 발전과 지속가능성도 온몸으로 느껴갈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결국 공공의 가치와 그 집단성을 학교교육과정에 제공하는 창조적 성취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2-7. 지역의 특성화는 지역공동체가 발전하고, 지역교육네트?이 진행되면서 자연스레 형성하는 성취물이다. 지역의 특성화는 비로소 그 지역의 학교가 지향하는 교육과정의 지역화를 가능하게 한다. 지역사회의 현실과 과제를 자각하고, 이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지역교육네트?은 지역의 아동/청소년의 특성과 지역의 과제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게 되며, 네트?에 참여하는 학교의 교육과정과 긴밀한 연계성을 갖게 된다. 여기서 지역의 특성화란 지역사회가 갖는 본래의 특성(사회경제적 조건, 문화역사적 조건)에 조응하는 주체의 성장발전 프로그램이지만, 혹은 지역사회 네트? 과정에서 활동주체들의 특성, 유사성 등으로부터 발현되기도 할 것이다. 그것이 그대로 지역의 특성으로 규정되고, 지역의 교육과정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화월주 네트?은 「청소년문화의 집」, 「결」,「문화행동 #」,「문화예술강사네트?」등의 존재때문에도 이후 지역사회의 요구와 문화적으로 소통하는 방식을 발전시킬 것이라 기대되며, 이것이 학교교육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풍부한 실개천이 될 것이다.

 

2-8. 학교가 지역사회로 되돌아가는 것은 학교경영자와 교사들의 존재방식과 긴밀한 상관관계를 맺는다. 특히 교육과정(교과수업 또는 학교운영계획, 학급활동계획,방과후활동 등에서)의 개발과정에서 학생들의 삶을 주목하고, 학생들의 삶이 성장,변화하는 과정을 구체적으로 의도하는 정도에 따라 교육과정의 탄력성과 가변성의 폭은 확대될 것이다.

 

 

□ 글을 마치며

 

화월주지역교육네트?은 새로운 지역공동체를 상상하고, 새로운 학교를 상상하는 중요한 거점이다. 다양한 인적 자원이 소통하고 새로이 공급될수록 그야말로 상상력의 즐거움이 맘껏 고양되는 네트?의 운영이 필요하다.

학교는 지역자원의 수혜자에서 머무르기보다는 능동적으로 지역네트?과 결합하고, 지역사회의 가치를 찾아가는 학교경영 전반의 변화를 꾀해야 할 것이다.

교육복지사업이 아닌 학교경영 전체를 가지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활동주체들과 소통하며, 화월주교육네트? 등과 그것을 기획하는 나눔을 배치하는 발상의 전환과 실천력을 꿈꾼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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