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을 뛰면서 이번구간보다 더한 어려움을 겪었던구간이 또 있을까? 그러면서도 사진조차 제대로 못찍은채 비와 바람과 안개와...지척을 분간할수없는 어둠과 안개속에서 헤매었던 황철봉의 너덜지대는 지금 생각해도 다신 그곳을 가고픈 생각이 안들정도로 너무나 힘들었던 곳이였다. 새벽 1시에 몰래 숨어든 미시령휴게소는 캄캄하게 폐쇄되어있었고 안개비가 내리면서 지척을 분간할수없을정도로 캄캄한 숲길을 겨우 철조망을 통과하여 산길을 접어들면서 바람이 거세게 불기시작하였고....그저 조금 부는 바람이거니 생각하면서, 그리고 황철봉의 너덜지대에 대한 심각한 우려는 못한채 밤새 내린비에 바위는 미끄럽고 한치앞도 내다볼수없는 극한상황에 길을 제대로 잃지않으려고 선두는 눈을 부름뜨고 조심해서 한발한발을 확인하고 또 확인하면서....
결국 아무데도 이정표는 없는채 겨우 한두개씩 보이는 리본과 그리고 반사등(?)이 어둠속에서 등산로를 이어줄뿐, 조금만 신경을 못쓰면 다시 오던길로 돌아가서 확인을 하고....늦어도 마등령삼거리에 국공이 지키기전에 도착해야하는 과제를 안고 우린 걷고 또 걷고...몸을 가눌수없이 불어대던 그 바람은 일본을 지나던 태풍의 간접영향이였다니...간접영향으로 그렇게 무서운 바람을 일으킬수있다는것이 직접영향을 받았으면 우리나라는 어떻게되었을까....황철봉에서 길을 잃고 헤메던 우리앞에(그때 시간은 새벽 4시경) 한무리의 안산산악회원들이 올라와서 함께 길을 찾을수있었던것은 우리에게 얼마나 행운이였던지...
비와 바람에 몸의 균형을 잡으면서 너덜지대를 통과하여 겨우 마등령삼거리 도착한것이 오전 9시가 다 되어버렸으니까, 우린 얼마나 많은 시간을 미시령과 마등령구간사이에서 시간을 보내야했었는지...그래도 무사히 통제구역을 지나고 마등령에서 비와 바람이 엄청나게 부는데에도 배가 고파서 차거운 김밥으로 겨우 아침끼니를 때운다.밥맛도 없고 나는 겨우 김밥 세조각을 먹은채, 남은구간인 공룡능선을 시작하는데서 우린 더욱 힘겨운 비와 바람에 사투를 할수밖에없었다. 그리고 공룡능선을 지나는 내내 폭포처럼 쏟아지던 물과 세찬바람과...카메라는 꺼내볼 엄두도 못내고...겨우 희운각대피소까지 오고나니 온몸은 비에 속옷까지 흠뻑 젖어버리고 신발도 흘러내리는 물에 질퍽거리고, 온몸은 젖은 옷과 바람에 덜덜거리고, 그냥 오늘은 중청대피소에서 쉴자리나 얻을수있기를 간절히바라는 마음뿐으로(우린 대피소예약을 못했기때문에) 빨리 그곳에 도착하면 휴게소에서 구석진곳에라도 자리를 미리 마련할양으로...그리고 대피소에서 자리를 얻을수있었을때, 그때의 행복감이란...행복이란 정말 별것이 아니라는것을 가슴속깊이 깨달으면서, 지나고나면 아마 이번구간은 더없이 많은 추억을 우리에게 남겨주리라 믿으면서, 사진도 제대로 못찍고 그냥 넘을수밖에 없었던 그 아쉬웠던 공룡능선을 생각하면서....어려움을 한몸처럼 함께해주신 김형서, 유정환, 주동규, 허흥님 정말 감사합니다.이번에는 새로운 렌즈도 사서 더 멋있는 사진을 찍어보려했는데...죄송합니다.
새벽 한시에 도착한 옛미시령고개는 이렇게 삭막하게 이정표만 서있을뿐, 지나는 이도 새미시령터널로 통과하지 휴게소도 폐쇄되어있고 그래도 이곳은 대간길중에도 통제구역이라 감히 밝은 낮에 이곳을 통과하는 대간꾼들은 아마 없을듯....그래서 남진을 하든 북진을 하든 이곳은 이렇게 한밤중에 몰래 숨어들수밖에.....
날씨는 이곳에 들어서자마자 세찬 바람이 불어대고, 안개비가 어우러져서 긴 산길을 가는 우리를 초조하게한다.
오늘은 마지막구간을 한번 앞둔 미시령길...일박을 해야하고 어려움을 무릎쓰고 시작은 용감하게하지만....
아직은 그래도 바람은 세차게불어도 밤새내린비에 바닥은 질퍽거리지만, 우의를 입을만큼 큰비는 내리지않고 그리고 길도 아직은 걷기에 이만하면....
그리고 그사이에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가...지금은 어둠도 걷히면서, 황철봉의 너덜지대도 지나고 그리고 아직도 이름을 모를 황철봉보다 더 가파르게 바위로 이루어졌던 그 봉우리를 지나고난뒤에...겨우 시야에 들어온 이곳!
드디어 미시령을 통과하여 설악산에서 통제구역이 해제되는 이곳 마등령삼거리에 도착! 아직은 지킴이는 안나왔고 비가 오는데도 많은 등산객들이 이곳에 모여있었다.우린 마등령으로해서 공룡능선을 넘어서 그리고 ~
어쨌든 이렇게 위에....
미시령에서부터 한번도 쉴수도없이 거의 아홉시간의 강행군뒤에....
이젠 모두가 한시름을 놓고 이렇게 편하게 웃을수도 있는듯!
유회장님이 사오신 김밥으로 겨우 바람을 막아선곳에서 오랫만에 앉아서 허기진배를 저렇게 간소한 아침으로 해결하고, 우린 다시 세찬 바람에 몸을 맡긴채 공룡을 타러갑니다.
그리고 진짜 우리가 공룡능선을 지나온것일까...흔적도 없으니....희운각대피소에 도착하니 신기하게도 잠시 비와 바람이 멈추고 , 이곳에서 중청까지는 얼마 안남았으니, 배도 고프고 따끈한 라면이라도 먹어야 ...김대장은 무척 긴장한듯, 그냥 저렇게 누워버린다.
잠시 강한 바람이 구름과 비를 몰고가더니 오랫만에 저렇게 산과 바위가 그림처럼 보인다.
뜨거운 라면에 그리고 곁들여 마시는 소주한잔은 그렇게도 행복한것일까? 그렇다면 행복이란것이 정말 별것이 아니네.
첫댓글 평소보다 두배의 무게를 감당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출발한 설악산 종주 산행 역시 설악산은 우리나라의 최고의 산임을 느낄수 있는 산행이였읍니다.
황철봉을 오르는 너덜지대를 모두 긴장하고 서로를 의지하며 새벽에 오르기에 해낼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어때요? 몸은 괜찮아요? 전 어제부터 입술이 부르트고 몸이 정말 천근만근이던데요. 그렇지만 정말 보람있는산행이였지만, 눈앞이 보이지도않게 자욱한 안개와 그 아까운 공룡능선을 한장의 사진도 못찍었다는 아쉬움이 뭣보다 큰것같애요. 다음에 우리 서북능선을 한꺼번에 뛰면서 공룡을 한번 더 찾아가는 꿈을 갖는것도....맑은날씨에 더한번 가보고싶은 설악의 그 아름다운 산그림이 눈에 선하네요.
짝짝짝 고생하셨습니다.글을 읽으며 내가 너덜길을 헤메고 있는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 고생끝에 공룡을 넘어 서고..희운각에서 중청 급오름길도 지친 상태에서 무척 힘들으셨을텐데요.
나이도 있으신데 한계령님께 박수를 보냅니다.
반가워요, 아직도 지난 이틀의 후유증이랄까, 몸도 그렇고 첨으로 입술이 부르트고, 지난구간이 꿈결인듯 느껴지네요, 사실 너덜지대란것이 뭐 별것아닌것으로 생각하고 하는수없이 야간산행을 할수밖에없었던것은 저희가 능력이 있어서가 아니고 대간을 뛰는분들은 모두가 고민하는 그 과정때문에 하는수없이...그런데 날씨마져 더욱 힘겹게했고, 앞이 전혀보이지않는 황철봉구간은 경험이 없는분들에게는 정말 어려울수밖에없었답니다. 길이 연결이 잘 안되었고, 이정표는 물론 보통의 너덜지대하고는 전혀 다른곳이더군요. 누가 우리에게 그곳에 대하여 묻는다면 이젠 잘 설명도해줄수있는데....끝나는날까지 함께하는마음으로 지켜볼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