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 요 >
언제 : 2009. 10. 10 ~ 11
어디 : 지리산
동무 : 나, 불패,토영,소리태, Mr Zwick,
일정 : 삼정마을....빗점골( 막영 ) ...산태골...지보능선...운봉무덤...주능...명선봉(중식)....명선남능...절골...삼정마을
< 명선봉일원 지도임...오리정골 표기가 잘못됨(천내골), 오리정골은 삼정마을 오른쪽 골짜기임 >
< 산행담 >
명선봉은 운봉무덤과 총각샘을 지나 20분정도의 오르막끝에 만나는 펑퍼짐한 봉우리로
연화천산장길에 가려 백에 구십아홉은 그냥 지나쳐 가기 때문에 봉우리 이름은 알아도 실제
발걸음을 옮긴이는 많지않다.
나에게도 명선봉은 스쳐지나온 미답의 봉우리인 셈이다.
그래서인지 흔하디 흔한 삼각점인데도 명선봉 정상에 박힌 삼각점은 귀물처럼 반갑다.
< 2009. 10. 11. 12:20경 명선봉 정상에서 >
명선봉 첫산행 기념으로 등정주 일배를 지리산신께 바치고 가을햇살 눈부신 지리산능에 눈인사를 나눈다.
올라온 길 지보능선, 내려갈 길 명성남능, 어제밤 머물렀던 빗점골이 한눈에 든다.
그래 저기가 어젯밤 엔진소리 크르렁거리며 올랐던 삼정마을이다. 어제저녁 의신마을 공원관리소에서 걸어 올랐으면
한두시간은 헛힘 뺄뻔했는데 덜컹대는길을 용케도 올라왔었지....
< 2009. 10. 10. 21:00경 삼정마을 주차장. 산악회 회원중 영어가능한 4명을 엄선하여 국제대를 꾸림...보완상 인적사항 미공개 >
금단의 철문을 넘어 벽소령 작전도로를 따라 십분 남짓 걷다 도로를 버리고 빗점골쪽으로 이동해서 막영을 한곳도 저멀리
산태골 끝자락에 보이는 듯하다. 산에 들어 막영지에서 보내는 시간이 어디에서 즐겁고 유쾌하지만 어제는 미국인 Zwick가
있어 혀꼬부랑거리며 깔깔거렸던 게 유별난 추억이될 것 같았다.
빗점골은 빨치산이 설치던 그 시절 남부군 수괴 혹은 총수, 사령관으로 불렸던 이현상이라는자가 외롭게 스러진곳이라
그랬지 15년 전쯤인가 이태가 쓴 남부군이라는 책을 읽고 빨갱이와 빨치산, 파르티잔의 구분법을 알았고, 피아간 사람답게
살자던 지극히 단순한 꿈을 간직했던 수많은 인명이 시대의 소용돌이속에서 어떻게 희생되었던가를 이야기했던 책속에
전설로 남아 있는 이현상의 흔적을 여기서 찾을 수 있었다.
이승으로 저승으로 돌고 돌아 흩어져 갔을 무주고혼이 어디에 있을까 마는, 혹 그들이 목말라했을까 막걸리 한잔에 붓고,
담배 한가치 그리워 했을까 싶어 향을 태웠는데, 해가 하늘 중천에 떠있는 지금 생각하니 이도 저도 부질없는 게 아닌가
가을 하늘 구름 한점 흩어진다. 옆에 있던 Zwick 에게 "한국전에 참전했다가 작년에 돌아가셨다는 Zwick, 너의 할배는
대단한 분이었다" 라는 말은 서툴게 전했다
지긋히 바라보는 지보능선은 곱다고 할 수는 없지만 울긋불긋한 색감으로 자기를 잊지 말라는 듯 폼잡고 있다
지보초가 많아 얻었다는 이름. 지보능선, 1586m 명선봉위에서 바라보니 별것 아닌 작은 지릉으로 쉽게 오를 수 있는 곳으로
보였는데 초입지가 불확실해 두번 헤매면서 생땀을 바치고서야 능선을 잡을 수 있었다. 내려서면 초입지를 다시 확인해 봐야겠다.
< 2009. 10. 11 12 20경 명선봉에서 바라본 지보능선, 뒷능선이 불모장등의 끝자락인 토끼봉이 보인다>
< 2009.10.11 같은 시간 장소에서 바라본 산태골, 좌능이 명선남능, 우능이 지보능선이고 저멀리 의신,삼정마을이 있다>
< 2009. 10. 11. 13;00경 명선봉에서 점심을 짓고있음. 두사람이 동시에 웃는 걸 보니 최소한 세사람 이상은 말귀를 안다는 뜻>
명선봉은 전망 좋고, 기운이 후덕해서인지 먹을 것 시원찮은 점심시간이 길어진다.
펌퍼짐한 산에는 나물이 많다지, 철늦은 곰취를 씹어며 가야할 길 명선남능을 찾아 나선다. 지보능선 보다 길흔적이 뚜렸하고
바위덩어리가 능선길에 흩어져 있어 걷기 수월하고 조망도 좋다.
올해 온 산에 도토리가 유난히 많아 다람쥐가 배터질까 싶어 만장같이 눈에 띄는 도토리를 염치없이 한 이십분
주었더니 20리터 팩이 가득 찼다. 묵직해진 배낭을 짊어지고 산죽밭을 미끄러지듯 내려오니 이현상이 거주했다는 비트가
나타났다. 페인트 칠로 나타난 그들은 어둠속에 움크려 양민을 괴롭히고 무고한 사람을 살육한 불한당이었다.
세월속에 사람도 가고 인정도 바뀌는법, 세월지나 먼 훗날 모든 게 자연으로 돌아가겠지....
낙엽이 쌓이기 시작하는 지보능선, 명선남능길 때이른 단풍도 괜찮고, 함께 걷는 길동무들의 환한 웃음도 좋다.
맑은계곡에 몸을 담그면 청명하늘이 스민다.
< 2009.10.11.16:00경 비트를 나와 절골하류에서 세족을 하다 >
< 2009. 10. 11. 16:30경 의신에서 막걸리와 도토리 젤리를 맛나게 먹고 있는 Zwick ....지원오신분의 모습도 있음 >
< 2009. 19;00경 신방마을 재첩국집....Zwick가 조갯국 맛을 알다 >
첫댓글 님들의 멋진모습에 를 보냅니다 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