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ns N' Roses - Knockin' on Heaven's Door
밥 딜런의 원곡을 1991년 앨범 Use Your Illusion에서 리메이크했습니다. 리메이크 중 이 버전을 좋아하는 사람이 가장 많습니다.
저는 저 앨범에서 음...안 좋아하는 곡을 찾기가 더 힘들 것 같네요.
확실히 기억합니다. 카루이자와의 스키장입니다.
결국 올해에도 이 스키장은 가보질 못했습니다.
우스이 고개의 긴 터널을 넘어왔습니다.
곧 죠에츠신칸센에 합류합니다. 항상 이 근처를 지나면 해가 집니다.
이렇게 말이죠.
겨울이라 짧긴 짧습니다.
타카사키역. 작년 여행에서는 우스이고개를 버스로 넘겠다고 고생을 조금 했습니다.
마주오는 열차는 E2계입니다. 행선지를 보진 않았지만 아마 아사마인 것으로 추정.
도쿄역으로 종착했습니다. E7계는 그 깔끔한 디자인과 좋은 편의성으로 제가 좋아하는 열차 중 하나입니다.
열차는 바로 카가야키 515호로 카나자와로 돌아갑니다.
신칸센의 기점표시입니다. 3시간만에 350킬로미터가량을 달려왔습니다. 표정속도는 그다지...
숙소는 오차노미즈 근처에 있는데, 그러면 츄오선을 타야 하겠죠. 환승합니다.
아 아뇨, 그 전에 다음날 갈 열차를 예매합시다.
아키타신칸센을 탈 예정입니다. 그러려면 빨리 예매를 해야겠죠. 도카이 창구니까 에키넷, 5489 예약자들은 동일본쪽으로 가라는 문구가 붙어있습니다.
N700계의 머리 모양을 한 레이저 장식입니다. 하나 갖고 싶네요.
그럼 일단 표는 구해놨으니, 츄오선을 타러 갑니다. 중간에 우에노도쿄라인 열차가 보이는데, 마에바시, 코가네이는 기본이고 죠반선으로 가는 나리타행, 이와키행 특급까지 정말 버라이어티하네요.
사실 도쿄에서 츄오선 열차는 처음 탑니다. 못 앉아갈것 같으면, 적당히 다음 열차를 기다려주면 됩니다.
앉았습니다. 크게 좌회전을 하고 있는데, 배차간격이 너무 좁아 두단식 승강장이 제대로 운영될 수는 있을지.
오차노미즈역입니다. 역 시설은 정말 개찰시설만 있습니다. 너무 좁아서 뭐 들어갈 수가 없죠. 마치 성대역을 보는 듯 합니다.
밴드가 버스킹을 하고 있습니다. 꽤 미니멀한 악기구성이네요. 베이스도 없습니다.
오차노미즈역의 고가를 찍어보았습니다.
제가 묵을 호텔인데, 좀 과분합니다.
이만큼 큰 침대를 저 혼자 쓰네요...
노트북 컴퓨터를 켜고, 그동안 찍었던 사진을 모두 컴퓨터에 옮겨놓습니다. 여행의 반환점을 돌았고, 내일은 오전부터 바삐 움직일 필요는 없어서 여유롭게 있는 편을 선택했습니다. 잠시 아키하바라를 산책하기도 했지요. 9시가 조금 넘어 연 가게는 별로 없었지만.
저녁거리를 들고 방으로 올라와서 뒤늦은 저녁을 먹습니다. 심심하고 재미가 없습니다. 어제 저녁까지만 해도 북적거리는 분위기, 아무한테나 말을 걸면 여행의 설렘으로 누구나 다 10년지기 친구가 될 것 같았던 분위기였는데...
나에게 여행이라는 것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론 잘 먹고, 잘 쉬는 것도 여행입니다. 열차를 타고 하염없이 떠나 생각에 잠기는 것도 좋은 여행이죠. 하지만 나는 역시 여러 사람을 만나는 게 최고의 여행 방식인 것 같습니다. 혼자 먼 길을 떠나서,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보는 것이 제 여행의 가장 큰 목적임을 저 호텔에서 깨달았습니다. 생각해보면 많은 여행이 그랬었죠. 혈혈단신 부산으로 떠나 여자친구도 만들었었고(지금은 아니지만), 다양한 게스트하우스에서, 아니면 시장에서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면서 지냈고, 터키에 가서는 아예 하루는 현지인처럼 느긋하게 설탕을 듬뿍 친 홍차를 마시며 편안한 오후를 보냈습니다.
물론 나는 이방인입니다. 어떤 식으로 행동하든, 그 사람들의 눈에는 '코스프레' 로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사람들이 사는 방식을 알고 싶고, 한국과 어떤 점이 다르고 비슷한지 알고 싶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 나라에 갈 때는 그 나라의 말을 대충이나마 배워 가야죠. 먼 나라일수록 대접이 달라짐을 느낄 겁니다. 다음에 여행을 갈 때는, 몸이 많이 힘들더라도 게스트하우스에서 계속 숙소를 잡아두는 일정을 세워 보아야겠습니다.
그렇게 나에게 여행이라는 것이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잘 생각해 보다가, 문득 다시 그녀가 떠오릅니다. 그 사람이 떠올라 적당한 호텔 메모지를 발견하고 그 사람의 그림을 그립니다. 그 그림을 잘 보관하고 있다가, 한국에 와서 색연필로 색을 칠하고 액자에 넣어 두었습니다. 부끄러워 아직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언젠가 다시 만나는 날 그 그림을 선물로 줄 겁니다.
사실 교토로 다시 돌아가는 일정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처음은 위의 호텔을 포기하고 선라이즈를 탑승한 후 돗토리행, 두 번째는 어렵게 구한 하마나스호 티켓을 포기하고 다음날 새벽 4시에 일어나 돗토리현을 둘러본 후 교토에서 다시 1박을 하는 계획이었지만, 이 역시 포기했습니다. 만약 정말 다시 만날 수 있다면 다음 기회에 자연스럽게 만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서였습니다. 그녀도 뭔가 부담스럽지 않을까 하고(특히나 일본인이라), 생각도 많이 했고요. 그래서 정말 눈물나게 아쉽지만, 언제 올 지 모르는 다음 기회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그녀는 로큰롤을 그렇게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오아시스의 몇몇 노래는 알고 있었고, 저는 타워레코드에서 오아시스의 2집 앨범(제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입니다)을 사다가 선물로 주었습니다. 듣는 노래가 한정되어 있었다며 저에게 감사함을 표했습니다. 그리고 같이 Live Forever를 비롯한 노래들을 따라부르면서 놀았지요.
저에게 Live Forever이란 노래는 참 인연이 깊은 노래였습니다. 오아시스 특유의 낙천적인 분위기를 나타낸 곡입니다.
내가 되고 싶었던 것이 될 수 없을지도 몰라
하지만 울 시간이 아니라 그 이유를 찾을 시간이지
너도 나와 똑같다고 생각해
남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보잖아
우린 영원히 살 거니까
고등학교 2학년 때 제가 하고 싶은 것을 찾지 못하고 많이 방황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마침 귀에 들어온 것은 이 구절이었고, 저는 힘들 때마다 이 노래를 들으며 마음을 다잡았고 결국 하고 싶은 것을 찾아냈습니다. 그녀도 대학 졸업 이후 무엇을 하며 살지 막막하다고 털어놨고, 이 노래를 선물했습니다. 별 거 아닌 경험일 수도 있습니다. 저같은 손님이 한둘이었겠습니까. 그래도...나는 잊더라도 말이죠, 저 노래가사만큼은 평생 잊지 말았으면 합니다. 결국 이러나 저러나, 저 노래를 들으면 그녀가 생각날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1300킬로미터 밖의 사람을 말이죠.
다시 만나는 날까지 저를 잊지 않을 수 있을지, 그런 생각을 하다 어느 새 잠이 들었습니다. 과연, 여행은 좋은 겁니다. 생각하기 싫어하는 사람한테 이런저런 생각거리를 던져줘 결국엔 생각하게 만들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