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론 읽는 기쁨] <68> 제2편 제10장 희사 ⑤
만다라회 기획, 박희택 집필
근본희사로서의 십일희사에 관하여서 회당대종사께서는 설법을 더 하셨다. “부처님 전에 올리는 십일희사는 금세와 미래에 나의 재산이요, 자식이 잘됨도 재산이다. 부모가 희사하여 법과 같이 실천하면 자식이 잘된다. 간탐심(慳貪心) 때문에 희사법을 행하지 못하면, 그 간탐심이 근심과 재화(災禍)의 큰 덩어리가 되고 고통으로 물질은 헛되게 나간다(실행론 2-10-4-가).”
금세와 미래에 나의 재산이 되고, 자식도 잘되게 하는 것이 근본희사이다. 근본희사는 간탐심을 희사심으로 전환하는 것이며, 근심과 재화와 고통으로 헛되게 나가는 것을 복되게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희사심으로 기쁘게 내어줌으로써, 부처님 전에 올림으로써 복이 되게 하는 것이다. ‘부처님 전에 올리는 십일희사는’에서 ‘올리는’ 이 세 자는 문맥상 집필자가 보충한 것인데, ‘헌상(獻上)하는’의 의미를 담고 있다.
헌상의 비율은 십분의 일이 마땅하다는 대종사의 자증교설이 십일희사법이다. 대종사의 십일희사법은 붓다의 분재법(分財法)에 기초한 법설이라 하겠다. 대종사께서는 분재법을 중시하시어 「진각교전」 응화방편문 제15장을 분재장으로 삼으셨다. 이 분재장에는 ‘재물의 사분법(잡아함경 기능경)’, ‘장자의 재보 사분(심지관경 염사품)’, ‘공검(恭儉)하게 받들 네 가지(반니원경 상권)’ 등의 3개 절이 편장되어 있다. 대종사께서 직편하신 「응화성전」(1958)과 진각종단이 증보한 「응화성전」(1984)에는 제3편 세도편에 분재절을 두어 모두 6개 항으로 구성하고 있다. 1958년 간행본부터 6개 항이 완비되어 있다. 「진각교전」 응화방편문 제15장의 3개 절은 이 6개 항에서 반을 취택한 것이다. 「진각교전」에 편장되지 않은 3개 절 중의 하나가 재물의 삼분법을 설한 「대보적경」 선순보살회(善順菩薩會)의 아래와 같은 설법이다.
“세존이시여, 저(바사닉왕)는 이제 무상 대보리심을 일으켜 중생들을 안락하게 하고, 생사(生死)의 결박에서 해탈하게 하기를 원하옵니다. 저는 이제 재물창고에 있는 금은 등의 보화를 삼분(三分)하여 일분(一分)은 여래세존과 비구승에게 보시할 것이요, 일분은 사위성 안에 사는 가난하고 고통받으며 의지할 곳 없는 이들에게 보시할 것이요, 일분은 남겨서 국용(國用)에 사용하도록 하겠나이다. 무릇 제가 소유했던 동산과 못과 꽃과 열매들은 모두 다 가장 뛰어나신 여래와 비구승들에게 바치옵니다. 원하옵건대 세존이시여, 애민하게 여기시어 받아들여 주옵소서(대적보경 선순보살회).”
재물의 사분법은 「잡아함경」의 「기능경」 외에 「중아함경」의 「선생경」 등 다른 아함경에도 나오고, 따라서 니까야에서도 산견된다. 「잡아함경」의 「기능경」의 내용은 「다가니까야(; 장아함경)」의 「싱갈라까에 대한 훈계의 경」에 나오는 재물의 사분법과 일치한다. 「앙굿따라니까야(; 증일아함경)」의 「합리적인 행위경」에도 재물의 합리적 사용으로 사분법을 말씀하고 있다. 첫째는 자신, 부모, 아들(자녀)과 아내와 하인과 일꾼들, 친구와 친척들을 행복하게 하고 만족하게 하고 바르게 행복을 지키도록 한다. 둘째는 모든 재난, 즉 불과 물과 왕과 도둑과 적과 나쁜 마음을 가진 상속인 등의 여러 재난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도록 한다. 셋째는 다섯 가지 공양 즉 친지, 손님, 조상신들, 왕, 신에게 공양을 하도록 한다. 넷째는 사문과 바라문들에게 정성을 다한 보시를 하도록 한다.
구체적인 분재 내용은 경전에 따라 다소 다르지만 희사의 비율은 대체로 사분의 일에 상당한다. 이와 같은 재물의 사분법에 따르면 희사는 십분의 일(백분의 십)보다 두 배 이상인 백분의 이십오가 된다. 전통사회에서는 이 비율이 가능할지 모르나 살림살이가 다각화된 현대사회에서는 하기가 용이하지 않다. 더구나 재물의 삼분법에 따른 십삼희사법은 현대사회에서는 무리가 따른다. 따라서 대종사께서는 현대사회의 근본희사의 ‘합리성’을 숙고하신 끝에 신교도를 대상으로는 십일희사법을 펴시고, 솔화위선(率化爲善)하여야 하는 스승을 대상으로는 십이희사법을 펴신 것이다. 또한 큰 규모를 운용하는 사업가를 대상으로 백일희사법(실행론 3-8-4)을 권고하셨다.
대종사의 십일희사법과 십이희사법과 백일희사법은 대상에 따라 합리적 적정선을 정립하신 것으로서, 교회의 십일조처럼 단선적이지 않다. 또한 회교의 다섯 기둥 중의 하나인 자카트(Zakat, 자선)보다 유연하다. 자카트는 사십일자선(사십분의 일, 2.5% 자선)~십이자선(십분의 이, 20% 자선)에 걸쳐 있다. 십이자선은 광물이나 천연자원 채굴 시에 즉시 납부하는 20% 자선인데, 사업가에게는 부담이 가는 비율이다. 대종사께서는 이 경우 1%로 비율을 낮추어 부담이 가지 않게 인도하셨다.
무릇 인류의 보편적 고등종교는 재물의 분재법과 보시법을 세워 공동체를 유지하고 신자들로 하여금 작복(作福)하게 하고 있다. 대종사의 십일희사법은 보편적 고등종교와 궤를 같이 하면서, 현대사회에 맞게 「앙굿따라니까야」의 「합리적인 행위경」과 같은 ‘합리성’으로 보시법을 펴신 가르침이라 할 것이다.
묘득희사로서의 차별희사에 관하여서도 회당대종사께서는 설법을 더 하셨다. “차별희사는 자비심을 일으키고 이 자비심이 복의 근원이 된다. 그러므로 차별희사는 자주 할수록 좋다. 버리는 자는 얻게 되며 패역(悖逆)하게 들어오면 패역하게 나간다. 원시시대는 맑은 재물이 들어오니 맑게 나갔고, 상공시대는 복잡하게 들어오니 맑게 내보내야 맑게 들어온다(실행론 2-10-4-나).”
묘득은 복의 근원이 있어야 일어나고, 복의 근원은 다른 데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자비심에서 일어난다고 설하고 계신다. 경계에 처할 때마다 자비심으로 다스리는 것이 차별희사이다. 경계의 차별상에 대한 다스림의 희사를 차별희사라 칭하신 것이다. 원시시대(전통사회)는 청입(淸入)이므로 자연 청출(淸出)이 되지만, 상공시대(현대사회)는 탁입(濁入)이므로 애써 청출(淸出)해야 청입(淸入)이 되는 이치를 설하시고, 차별희사가 애써 청출하는 법이 됨을 일러주고 계신다.
대종사께서는 차별희사와 십일희사의 관계에 관하여서 이렇게 설하셨다. “차별희사와 십일희사를 하면서 장사가 잘되는 것을 배우는 것은 일이년 사이에 장사를 잘할 수 있고, 내가 남을 속여서 장사를 잘하려면 적어도 수십 년은 걸려야 알 수 있다. 차별희사를 실천하여 다방면으로 증득을 본 연후에 십일희사를 하게 되면, 큰 곤경에 빠지지 않고 차별희사를 할 일도 자연히 없어진다(실행론 2-10-4-다).”
양 희사로 장사를 하는 것이 정도(正道)이며 빠른 길이고, 속여서 장사를 하는 것은 사도(邪道)이며 느린 길이라 분명하게 일어주신다. 양 희사를 함에 있어서 중생생활은 묘득을 볼 때 근본으로 향하는 경향이 크므로, 묘득희사로 먼저 공덕을 증득한 후 근본희사를 실천하게 하는 것이 좋다는 친절한 말씀이다. 이렇게 하면 차별희사를 할 경계도 전혀 문제시되지 않는다는 신행과 희사의 기쁨을 알려 주신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