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알프스의 숨은산 문복산
8월은 정상에 오르기전 한번쯤 녹음에 지쳐 단풍이 드는 가을산을
생각케하는 달이라 했던가...
요즘은 토요일만 되면 일기예보에 바짝 신경이 쓰인다
이번에도 산행예정지인 충북 괴산군의 주말 날씨를 몇번이고 검색을
해보는데 사이트마다 조금씩 틀리다
일단은 긍정적인 방향으로 오후부터 비가 올것이라는 예보를 믿고
왕릉앞으로 나가니 매주 오던사람은 아무도 안보인다
휴가철이 피크인지라 내동 외동을 거쳐도 좌석은 제법 많이 남았다
게다가 후미그룹 몇팀은 아마도 단체 피서를 간듯하다(?)
장유에서 마지막 회원이 탑승하자 집행부에서 급하게 오늘 산행지에
대해서 상의를 한다. 왜냐면 충청도쪽으로는 많은 비와 함께
낙뇌가 치고 있다고...지난주에도 모 산악회에서 사고를 당했다는데
낙뇌! 무섭지~
산에서 낙뇌를 만난다고 생각을 하면 난 두손두발 들고 반대를할 것이다
꼭 괴산군 도명산으로 가야지 쓰것다는 회원님이 한두분 계시지만
다수의 논리에 의거 청도군 운문면의 문복산으로 가기로 결정하고
장유에서 바로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간다
문복산은 청도군 운문면과 경주군 산내면 경계에 솟아 있는
영남 알프스 산군의 일원으로 주위의 뛰어난 산군에 밀려서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고 도로교통이 불편한 것이 다소 흠이란다.
오늘의 빅뉴스는 요금을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리 좋을수가~
술도 공짜술이 맛이 있듯이 공짜산행이라니 다들 박수치고 좋단다
짧은 거리로 버스안에서 부회장님의 재밌는 이야기도 다 못듣고
운문면 자연휴양림쪽으로 들어서니 피서인파로 도로에는 차량이
수킬로씩 주차되어 있고 계곡에는 수천은 될듯한
사람들로 해수욕장을 방불케 한다
9시 35분 버스는 운문면 삼계리 계곡에 도착하여 30여명의 회원이
오붓한 산행을 시작한다
산행코스는 운문면 삼계리에서 출발하여 계살피계곡으로 하산하는
원점회귀형으로 3시까지 청도가는길 식당이 하산지점이다
피서인파 사이로 땡볕에 베낭을 짊어지고 산으로 들어가는
우리들이 참 한심하다는 생각도 든다
가만히 계곡에 발 담그고 앉아 있으면 얼매나 시원하고 좋을텐데
아마도 피서를 즐기고 있는 저들도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지 싶다
그러나 항구에 머무는 배는 안전하지만 정박해 있기 위해
만들어진 것은 아니듯 우리의 삶 또한 그런것이 아닐까...
들머리 초반 오름길에는 바람한점 없는 후덥지근한 날씨에 죽을 맛이다
1시간가량 올라 능선길로 접어들자 시원한 바람이 간간이 불기 시작
하더니 헬기장을 지나자 집채만한 바위가 있다
바위 밑으로 사람한명 정도 들어갈만한 통로가 있다
이름하여 하늘문이란다. 하늘로 가는 길인가... 전망대에 올라서니
시원한 조망과 함께 한여름 바람이 이리 시원해도 되는 건지...ㅎ
상운산, 능동산 주변의 영남알프스 고봉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녹음 속에 서 있는 한점 사람들 힘들게 올라온 보람은 충분하다
줄기줄기 시원한 바람은 가을바람이다
뒤쳐지는 사람없이 선두후미가 거의 같이 올라간다
출발하여 약 2시간만이 11시 40분 문복산 정상에 올랐다
시원한 바람앞에 아무 생각없이 한참을 서있다가 점심을 먹기 위해 그늘을
찾아 빙 둘러 앉았다. 점심시간 치고는 좀 빠른 시간인지라
과일이랑 베낭에서 꺼낸 먹거리를 다 먹지도 못하고
12시 15분 하산을 시작한다
제법 미끄러운 자갈길을 50분 정도 내려오니 계곡물 소리가 들린다
아직 상류지역이라 물웅덩이가 작아 몸을 던져넣기에는 비좁겠다
조금더 내려가니 놀기 좋은 작은 폭포들이 나온다
선녀탕과 나뭇군탕을 갈라서 들어갔지만 다른 산꾼들이 합쳐져
남여 혼탕이 되어 버렸다
물은 이끼 한점 없이 너무깨끗하고 좋다
3시 하산시간을 맞추려면 약 2시간의 너무 많은 시간이 남았다
한참을 퍼질러 앉아 놀다가 내려오니 2시 30분이다
버스는 청도가는길 식당앞에 있다고 했다
내려오면 바로 길가에 있는 집인데, 후미 몇사람은 청도가는 길로 한참을
내려 알바를 한참하고 다시 올라오고 있다
그러니까 부회장님 산행안내 설명을 귀담아 들으셔야죠 ㅋ~
오늘의 산행 뒷풀이는 식당에서 사 먹는 닭백숙이다
오랜만에 전 회원이 식탁에 둘러앉아 먹는 보양식과 막걸리로 든든하게
배를 채웠다. 고맙게도 식대를 양승업 회원님께서 내셨단다
버스안에서 또 이상훈 회원님이 쏘는 아이스크림
그리고 회장님께서 버스임차비를 내셨으니 우리는 전부
공짜로 먹고 즐기는 날이 되어버렸다
서비스로 고마담(?)의 아주 특별한 커피 봉사까지..ㅎㅎ
자주 그리 하셔도 아무도 머라칼 사람은 없슴돠^^*
날씨 상황에 맞추어 적절하게 대처를 해주신 회장님과 총무님을 비롯하여
집행부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무엇보다 오늘 함께 동참한 회원님들
덕분에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휴가 잘 보내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또 뵈요^^*
2008. 8. 2(토)
◈ 산 명 : 문복산(1014m)
◈ 위 치 : 경북 청도
◈ 등산코스 : 삼계리~하늘문~마당바위~문복산~계살피계곡(?)~
가슬갑사(유적비)~삼계리
◈ 등산시간 : 4시간 30분
*사진은 앨범방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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