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3월 개발에 들어간 이들은 1992년 모나코 그랑프리 전야제에서 맥라렌 F1을 세상에 공개했다. 혼다의 엔진을 공급받아 온 맥라렌은 개발 단계에서 엔진공급 거부 의사를 밝힌 혼다 대신 BMW와 엔진공급에 합의했다. 특별 제작된 엔진은 V12 DOHC 엔진에 배기량 6,064㏄, 627마력의 힘을 뿜어냈다. 제로백(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은 3.2초, 11.5초만에 400m를 돌파했다. 맥라렌 F1은 F1의 강자답게 스피드로 승부했다. 무엇보다 차체 경량화에 심혈을 기울였다. 공기역학적인 디자인과 소재도 비용에 구애없이 활용됐다. 먼저 양산차 최초로 차체와 섀시에 탄소섬유와 알루미늄을 적용해 차체무게가 1,149kg 밖에 나가지 않는다. 참고로 국산중형차의 무게는 1,400~1,500kg 정도이다. 114㎝의 낮은 차체와 리어 윙, 공기 흡입 팬은 시속 370㎞에서도 공기흐름을 이용해 차체를 누르는 효과를 얻었으며 결과적으로 타이어 접지력을 향상시켰다. 이 모든 과정은 디자이너인 피터 스티븐스(Peter Stevens)의 풍동실험 결과 분석을 통해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산물이기도 했다. 이러한 과정은 압도적인 스피드로 이어졌다. 1994년 시속 372㎞를 찍으며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량으로 등극했다. 이후 코닉세그(Koenigsegg) CCR이나 부가티 베이론(Bugatti Veyron), SSC 얼티밋 에어로(Ultimate Aero) TT 등이 스피드 경쟁에서 우위를 보였지만 자연흡기 방식의 맥라렌 F1과 비교할 대상은 아니라는 분석도 만만찮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