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이 각광받는 이유
이철
우즈베키스탄과 몽골정부의 초청으로 타슈켄트와 울란바토르를 방문한 적이 있다.
한국 기업인들의 현지 투자유치를 위한 초청이었음으로 대우가 극진했다.
매일저녁 진수성찬인데 우즈베키스탄의 경우 식사에 반드시 가무가 따랐다.
미녀들의 춤과 노래를 들으며 음식을 먹는 것이다.
그런데 세끼 모두 양고기가 주식을 이루어 이틀이 지나고 나니까 느끼해서
음식에 손이 가지를 않는다. 양고기 볶음밥 쁠로프, 양고기 국 슈르빠,
양고기 꼬치구이 샤슬리, 양고기 만두 등 메뉴는 바뀌는데
내용은 여전히 양고기다.
몽골의 경우는 양고기를 돌과 함께 땅에 파묻고 익히는데
소금만 치고 다른 양념을 하지 않는데도 맛이 뛰어나다.
그러나 양고기 이외는 이렇다 할 요리가 없고 채소 메뉴는 거의 없다.
그래서 과거 몽골에 부임하는 한국대사는 한 달에 한번 씩 비행기를 타고 야채를 사러
중국의 베이징에 갔었다고 한다.
울란바토르에서 가장 비싼 고급 식당은 한국식당인 서울 레스토랑이다.
이 식당은 야채와 고기, 해물로 이루어진 뷔페가 주 메뉴인데 몽골 인들에게는
환상적인 레스토랑으로 간주되어 결혼식 피로연 장소로 최고인기인 모양이다.
외국여행을 해보면 한식이 얼마나 뛰어난 음식인가를 실감하게 된다.
프랑스요리가 세계최고라고 하지만 소스가 기름지고 후라이팬에 볶는 것이 대부분이다.
오히려 이탈리아 요리가 양념이 덜하고 자연식에 가깝다.
원래 프랑스 요리는 이탈리아 메디치가 로렌초의 딸 카트린이
프랑스의 앙리2세에게 시집가면서 요리사를 함께 데리고 가
궁중요리를 개발한데서 비롯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 음식’하면 피자와 파스타가 전부인 것처럼 알려져 있으나 전혀 그렇지가 않다.
해물 풍부하기로는 이탈리아 요리만 것이 없다.
예를 들어 베니스의 리알토 다리 근처에 가면 ‘바카리’로 불리는 선술집 식당이 많은데
메뉴가 갖가지 해물로 짜여 있다.
그중에도 1492년에 개업했다는 ‘칸티나 도 모리(Cantina Do Mori)'는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이탈리아의 모든 해물을 일품요리 식으로 선보여 항상 만원이다.
지금은 영양부족이 아니라 영양과잉 시대다.
칼로리와 지방질을 극도로 피하는 풍토가 세계적으로 번지고 있다.
이 같은 새 풍토에 잘 어울리는 음식이 바로 채소가 풍부한 한식이다.
햄버거의 대명사인 미국의 맥도널드가 현재는 세계를 누비고 있지만
언젠가는 채소와 갈비, 불고기로 꾸며진 코리언 메뉴가 세계 레스토랑가의
화제로 떠오를 것이다.
요즘 서울에 가보면 코리언인 우리도 처음 보는 한식요리가 너무나 많다.
많은 사람들이 외국여행을 하기 때문에 한식과 양식을 조화시킨 새로운 레서피가
젊은 층에 의해 탄생하고 있는데 그 맛이 감탄할 정도며 모양도 예술적이다.
새로 개발된 해물파전은 이탈리아의 피자가 울고 갈 정도다.
한국의 퍼스트레이디가 자랑스럽게 미국인들에게 내놓을만한 메뉴라고 본다.
그러나 한식은 반찬이 너무 많다.
세계화 하려면 좀 더 간단히 테이크아웃 할수 있는 방법과
고추장 된장 레서피의 서양화가 연구 되어야 하며
고도의 냄새 제거(참기름과 마늘냄새를 꺼려하는 외국인도 많다) 기술이 필요하다.
햄버거 시대는 가고 채소시대가 열리고 있다.
현대식단의 키워드는 건강, 영양, 채식이다. 여기에 최적격이 한식이다.
한식수출은 문화수출이며 2세들에게 맡겨진 사명이기도 하다.
<이철/미주 한국일고 고문/주필, 편집국장 역임>
첫댓글 한식 먹어도 먹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