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빛고을입니다~!
며칠전, 하늘이 눈부시도록 아름다운날, 학교(광주 조선대학교) 근처에 있는 남광주역에 갔었습니다. 사실, 몇달 전까지만 해도 "옛" 남광주역이라고 부르는게 당연하겠지만, 이젠 지하철 1호선 남광주역이 들어서서 궂이 "옛"이라는 말을 붙일 필요가 없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
사실, 이 구간은 올 초 한우진님께서 도보로 답사하시면서 사진과 구체적인 답사기를 남기셨던 구간이라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현지인의 입장에서는 다른 관점으로 보아질 수 있기에 직접 찍은 사진과 함께 몇자 적어봅니다.
광주역 방면에서 본 옛 남광주역 플랫폼 터입니다. 선로가 깔려있던 구간의 자갈 노반은 주차장으로 변해있지만, 플랫폼은 그대로 남아있죠~ 사진상으로는 희미하지만, 열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한 노란 안전선도 남아있습니다.
효천역쪽에서 바라본 남광주역 플랫폼입니다. 노란 안전선이 여기서는 좀 더 잘 보이네요~ 플랫폼과 역 주변의 울타리는 비교적 양호한 상태로 남아있습니다. 한때는 무궁화호까지 정차하던 제법 이름있는 역이었는데 이렇게 무심하게 퇴락하다니 그저 세월과 사람의 마음이 무심할 따름입니다.
예전 남광주역 역사가 있던 곳입니다. 남광주역사는 플랫폼 아래쪽에 자리잡고 있어서 이렇게 계단을 타고 내려가야했죠~ 도심 한가운데 위치하긴 했지만, 규모는 지금의 신촌역 수준으로 매우 작은 규모였답니다. 역 앞 광장에는 매일 새벽 화순/보성/벌교에서 올라오는 농수산물을 직거래하는 장터가 상설시장인 남광주시장과는 별도로 서곤했었습니다. 물론, 지금도 장이 서기는 하지만, 예전같지는 않죠~ 폐선 당시 사료적 가치가 있다는 남광주역사를 보존하자는 의견도 있었지만, 시의 개발논리에 그냥 포크레인의 삽질앞에 무참히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결국에 주차장으로 남길거였으면, 좀 더 앞을 내다보는 행정이 아쉽더군요~
폐선 공고문입니다. 남광주역 바로 앞에 있는 광주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앞에 있죠~ 폐선 날짜도 가물가물했었는데, 이 공고문을 보고 2000년 8월에 폐선되었다는걸 알았습니다. 벌써 4년하고도 2개월이 흘렀으니... 참 시간 빠르네요~ ^^
광주천을 가로지르는 교량입니다. 모두 철거되지 않고, 가운데만 남은 기형적인 형태를 하고 있는 이유는 양 옆의 천변을 가로지르는 도로때문입니다. 예전에 철교가 그 몫을 다하던 시절에 천변좌우로 교량 하부구간은 기형적으로 패여있는 구조를 하고있었죠. 때문에 여름 장마철에는 상습 침수구간이었고, 겨울철엔 빙판길로 변해서 교통흐름에 많은 지장을 줬었습니다. 교량의 높이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터에 철길 폐선은 도로의 선형을 개선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고, 폐선과 동시에 이렇게 철교의 좌우를 잘라내고 말았죠~ 남아있었더라면 수인선 소래철교처럼 명물로 자리잡을 수 있었을텐데 아쉽습니다.(마침 철교 옆에는 광주지역의 대표적 수산시장인 남광주시장이 자리잡고 있죠~)
이렇게 끝난줄만 알았던 남광주역의 명맥이...
이렇게, 지하철로 바뀌었습니다! 하긴, 일반철도와 도시철도를 어떻게 비교할 수 있느냐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舊 남광주역"으로 남기보다는 "1호선 남광주역"으로 새 생명을 얻게되는 모습을 보면 그리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입니다.
역 구내로 들어가는 계단입니다. 오른쪽 아래에 보이는 에스컬레이터는 승객탑승 유무를 감지해서 자동으로 운행/정지하는 방식입니다. 워낙에 이용객이 없다보니 택한 방식인데, 그래도 쓸데없이 이용객도 없는데 공회전 시키는 것보다는 낫다는 생각입니다.
아랫쪽에서 본 남광주역 폴싸인입니다. 주변의 전신주/교통 표지판으로 인해서 눈에 잘 띄지않는게 아쉽습니다만, 그래도 본연의 임무에는 충실하고 있는듯 합니다. 사진은 남광주역 6번 출구인데, 대부분 4군데를 넘지 않는 광주지하철의 규모에 비하면 상당히 출구가 많은 축에 속합니다.
10월 10일에 광주 시내버스 노선개편이 있었는데, 지하철 1호선과 중복/경합되는 대부분의 노선이 전혀 정리되지 않은채 현상태를 유지하는 방향으로 개편이 이뤄졌습니다. 열악한 시 재정에서 매년 재정 규모에 비해 많은 적자를 내는 상황에서 시내버스 노선 조정으로 지하철 이용율을 높이기를 내심 기대했었지만, 버스회사와 지하철공사간의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서 이뤄지지 못했었습니다. 저의 평소 지론이 "대중교통의 경쟁상대는 대중교통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지만, 이렇게 되면 제살깎아먹기의 악순환을 반복하는 것 같아서 아쉬울 따름입니다.
어쨌거나, 지하철은 개통되었고, 남광주역은 지하철역으로 우리곁에 다시 돌아왔습니다. 시민의 발이라는 대중교통, 그 힘찬 앞날을 바라면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보너스로, 광주 교통카드입니다. 사진은 핸드폰 부착형 모델인데 카드값만 무려 6000원씩이나 하지만, 기본요금에는 반영되지 않는 고가품입니다. 이 카드 하나로 지하철/버스 연계환승이 가능하지만, 광주광역시버스운송조합 소속이 아닌 공항버스(1000번)와 시 인근 농어촌지역의 농어촌버스에는 적용이 안되는 카드죠~
시행첫날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저는 이 카드가 광주광역시의 대중교통의 앞날을 밝게 비춰주리리 생각해 봅니다.
이상 빛고을이었습니다!
첫댓글 광주가서 진짜 전철역찾느라 별고생을 다했는데.. 폴사인도 엄청 안보이더군요 ;; 이곳저곳에 숨어있는 방공호같은 느낌의 광주지하철
저 광주천 가로지르던 철교는 제 친가집 근처에 있는 놈입니다. 저 어릴 때 성묘 갈 때면 항상 저 철교 밑으로 차 타고 갔는데, 급강하 하는 느낌이 아주 죽였죠. ;; 저 위로 기차 지나가기만을 기다렸다는...
광주 교통 카드 멋지네요~
마이비카드 악세사리는 다 6000원인가보군요 여기 신나리도 6000원인데..
핸드폰 부착형은 4000원짜리(=직사각형)과 6000원짜리(=원형) 두 종류가 있습니다.
재밌게 잘 봤습니다..광주 지하철 만들때쯤.. 지하철 남광주와 기차역 남광주역이 같이 있길 바랬었는데...
앞으로 폐선이 된다해도 역사는 보존했으면 하네요.
대구에서는 소형 교통카드가 7000원에서 5000원으로 내려갔습니다만 그래도 제게는 비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