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명동은 ‘情’으로 열린다.
“표정 너무 엄숙해요..자연스럽게 웃으세요!” 누구나 들었을 것이다. 이 말을 들을 때 열등감이 든다. 묻고 싶다. 배우도 아닌데 어찌 세련된 표정을 연출할 수 있을까? 무표정도 자연스런 표정이다. ‘웃으세요’ 라고 하는 사진사들을 보면 프로지만 아마추어다. 프로작가는 요구하지 않고 우리의 무표정을 작가가 원하는 데로 찾아내야 한다.
이런 자연스런 표정이나 모습을 만들어내는 기법을 캔디드 포토라고 한다. 이 부분 선구자는 여성사진가 비비안 마이어(1926~2009)이다.
그녀는 2미터10센티 장신이었고 직업은 유모였고 독신이었다. 40년 동안 십삼만 통 필름을 찍었지만 한 번도 전시회를 연적도 없고 본인이 사진가라고 말한 적도 없다. 나중 노숙자로 삶을 마감하게 된다. 그녀가 죽고 그의 작품이 보관된 창고 임대료가 납부되지 못하자 2013년 경매에 넘어가 말루프가 380달러에 소유하게 되며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
전시로 밀린 잔무를 하고 뉴스타파에서 차를 마시다 영감이 떠올랐다. 풍경과 시대를 휴머니즘으로 담은 박옥수의 사진이 거리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명동역7번 출구 앞에 로드갤러리를 책임지고 있는 한명일 작가님에게 전화를 드렸다. 14개 전부를 1개월 전시가능한지 타진하고 박옥수 작가님에게 전화를 드렸다.
지나가는 분들이 감상할 수 있는 전시를 하자! 란 말에 명동에서 의기투합!!! 충무로까지 걸어와서 인현시장에서 작가님과 더 깊게 이야기 하니 밤이 된다. 미국에 비비안 마이어란 사진가가 있다면 한국에는 박옥수 사진가가 있다.
7월1일~7월31일 “情”을 주제로 명동역 7반 출구 앞(구 유니클로)에서 열리는 전시로 나의 이십대 고향 명동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박옥수작가가 십대후반 찍은 서울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