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뒤돌아보면서
설송 고영두
젊어서는 자신을 잘 파악도 못하고 세월 따라 살아갔으나 나이가 들게 되면 자신을 가끔 되돌아보기도 해야 한다.사람은 얼마나 오래 살아야 장수하느냐 하는 것도중요하지만 어떻게 살았느냐가 더 중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친구들과의 대화중에 나이 값을 하고 살았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한다.
뿐만 아니라 70살이 넘으면 많은 사람들이 “추하게 늙고 싶진 않다”는 말을 하게 된다. 몇 일전 이 문제를 두고 토론을 해 보았는데 여러 가지 방안을 요약하면 건강을 잘 유지하면서, 자기에게 걸 맞는 일을 찾아 가족이나 친구와 같이 죽을 때 까지 품위 있게 살아가야 할 것이라는 결론을 얻었다. 나도 동감하고 그렇게 살아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쉬운 일은 아니라고 본다.
나이가 쉰이 넘고 예순, 일흔이 지나면 점점 외로워지고 고독해하는 사람 이 많아진다. 이런 현상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건강을 점점 잃게 되고, 매사에 동행하기가 힘들고 낙오자가 되기 쉽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을 모면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건강을 지켜야 하는데 이것이 삶에 가장 중요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젊은 시절에 열심히노력해서 명예와 지위를 얻었다 하여도 건강을 잃게 되면 모든 것을 잃는 것과 같은 결과가 된다. 따라서 건강한 사람이 되어야 우정도 쌓을 수 있고 행복을 누리며 활기찬 인생을 살아 갈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건강을 지킬 수 있다면 마땅히 할 일이 있어야 한다. 자기에게 걸맞은 할 일이 없으면 고독하게 될 뿐 아니라 잡념이 생기게 되고, 병에도 잘 걸리게 된다. 옛날에는 평균수명이 짧았기 때문에 노년의 기간도 짧았다. 그러나 지금은 노년의 기간이 길기 때문에 자기 체질에 알맞은 일을 만들어 살아야 할 것 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일만 많으면 육체적, 정신적으로 무리하게 되어 역효과가 날수도 있으니 즐겁고, 보람된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한 일이다. 입에 맞는 떡은 구하기도 어렵지만 혼자 즐기는 것 보다 친구와 같이 하는 것이 더욱 보람을 느끼게 할 것이다. 인간에게 무언가 할 일이 있다는 것 자체가 곧 삶인 것이다.
젊어서는 주변에 친구들이나 같이 동조하는 사람이 많았으나 나이 들어감에 따라 점점 없어지고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따라서 평균수명이 길어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활동수명이나 건강수명이 길어야 한다.
진실하고 좋은 우정을 갖춘 사람과 같이 행동하면 보다 행복하게 활기찬 인생을 살아 갈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먼저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문을 활짝 열어놓아야 좋은 사람이 찾아 올 것이다. 주어진 삶을 잘 엮어 행복을 갖추는 데는 친구의 힘이 크게 작용 할 수 있으니, 기쁠 때나 슬플 때에도 소중한 재산이 될 수 있다. 그런 친구를 사귄다는 것은 큰 기쁨이기에 나도 누군가에게 그렇게 멋진 친구가 되어주는 우정의 탑을 만들며 살아가야 할 것이 중요하다.
노년이 되면 내면을 바라보며 길을 찾아야 하고 자기의 꿈을 향하여 걸어가야 한다. 이 길은 남이 객관적으로 보아 아름답게 보임을 넘어서 스스로 아름답게 사는 것을 느껴야한다. 이렇게 하여 행복해야 하는데, 행복은 언제나 자기 곁에 있으니 행복을 갖는 법도 배워야 할 것이다. 살면서 좋은 업적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에게 지탄받거나 상처를 주지 않고 사는 인생이 더 위대한 삶이라 할 수 있다. 그러기에 존경 받고 살기는 어렵더라도 욕은 먹지 않아야겠다는 신념으로 살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어떤 일을 처리할 때 오만함과 태만한 마음은 그 일을 성공적으로 이루지 못할 것이니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한다. 이렇게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 과거에 붙잡혀 불행 속에 헤매지 말 것 이며, 닥쳐오는 미래에 대해 밝은 눈을 뜨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리하여 희망 속에서 미래를 찾아보는 용기 있는 사람이 되어 젊음을 만들어야 한다.
인생후반의 풍요로움을 맺기 위해서는 마음의 폭을 넓히고 친구나 이웃과의 관계를 더욱 원숙하게 만들어야겠다. 지나친 욕심은큰 허물로 나타날 수 있으니 노욕과 탐욕을 버리고, 존경받고 우러러보는 원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만족할 줄 아는 인생말년을 행복하게 만들어가며 살아가야 할 것이다.
| 설송(雪松) 고영두(髙永杜) |
- 한국국보문인협회 수필분과 이사 - (사)월간 국보문학 수필부문 신인상 수상 - (사)한국국보문인협회 작품 대상 수상 - 남강문학회 부회장- 한국문학회 회원 - (전)경상대학교 교수,(전)서울대 교환교수 - 황조근정훈장 수훈, 경상남도 문화상 수상 - 경상대학교 명예교수, 농학박사 - 수필집: 내 인생의 향기(작품대상 수상) |